-캐스퍼 일렉트릭 테크토크 통해서 기술 원리 선봬
-오조작 시 차가 빠르게 판단하고 추돌 사고 막아
현대자동차가 캐스퍼 일렉트릭의 기술 설명회 '캐스퍼 일렉트릭 테크 토크'를 통해서 페달 오조작 방지 기술을 처음으로 소개했다. 현대차그룹 최초로 적용한 해당 기술은 최근 잇따른 오조작 발생과 사고에 대비하기 위한 안전 장치이며 정교하고 정확한 구현이 특징이다.
정확한 명칭은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 기술(이하 PMSA)이다. 현대차는 고령 운전자와 더불어 운전에 미숙한 초보 운전자들의 조작 실수를 방지하기 위해 기술을 개발했다. 실제로 최근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페달 오조작에 의한 사고 발생률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UN 산하 유럽 경제 위원회(UNECE) 주관으로 정차 중 페달 오조작에 대한 안전 기능을 법규로 제정할 예정이며 이 외에도 세계적으로 고령 운전자에 대한 법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PMSA는 전후방 1m 이내에 장애물이 있는 정차 또는 정차 후 출발하는 저속 주행 상태에서 가속 페달을 빠르고 깊숙하게 밟을 경우 이를 운전자의 의지와 상관없는 페달 오조작으로 판단, 구동력 및 제동력을 제어해 충돌을 방지하는 기술이다. ADAS 기술 중 주차 충돌방지 보조(PCA) 기능과 유사해 보이지만 앞뒤에 장애물이 있고 가속 페달을 일정 속도 이상으로 밟을 시 페달 오조작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만 작동하기에 차이가 있다.
작동 원리는 크게 세 단계로 나뉜다. 먼저 ADAS 제어기 또는 BCM(Body Control Module)이 장애물에 대한 초음파 신호를 받아 차 구동 제어기인 VCU(Vehicle Control Unit)에서 장애물의 거리를 판단한다. 이후 VCU는 장애물 위치, 차량 속도, 기어 위치 등 여러 조건을 판단해 제어 준비 상태에 진입한다. 이때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얼마나 빠르게 밟는지에 따라 PMSA 기능이 전개되며 가속 페달을 최대로 밟은 상태를 100%로 봤을 때 100%까지 도달 시간이 0.25초 이내일 경우 기능이 작동한다.
조건도 매우 구체적이다. PMSA는 정차 또는 정차 후 출발시, 조향각 430도 이하, 25도 이하의 구배(지면 기울기)의 경우에만 작동한다. 장애물과의 거리에 따라 1차(1m 이내)로 구동력을 0에 가깝게 제어하고 거리가 가까워지면 2차(60cm 이내)로 유압 제동을 제어해 충돌을 방지한다.
기능이 작동하면 클러스터에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라는 경고 메시지를 띄우고 경고음을 울려 위험을 알린다. PMSA가 작동한 뒤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기능이 해제되고 차속이 일정 속도 이상 올라가면 다시 활성화돼 안전한 운전을 돕는다. 그만큼 주행 중에는 구현되지 않는다.
국내에서도 잇따른 오조작 사고가 발생하는 만큼 해당 기술에 대한 질문과 관심은 상당했다. PMSA 기능이 캐스퍼 일렉트릭에 먼저 적용된 이유에 대해서 하정우 차량구동제어개발1팀 연구원은 "캐스퍼 일렉트릭의 다양한 소비층을 고려해 PMSA 기능이 적용됐다"며 "또 2025년 6월에 UNECE 주관으로 발효될 예정인 ACPE 법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PMSA 기능을 탑재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속도 기준을 묻는 질문에는 PMSA 기능 작동을 위해서는 초음파 센서가 전방의 물체를 인식하고 거리를 측정하는 시간이 소요된다며 저속 주행의 경우 3km/h 이하에서 동작한다고 말했다. 또 PMSA의 작동 조건에 조향각 430도가 이하가 포함된 이유에 대해서는 후방에서 빠른 속도로 차가 접근해 해당 상황을 급히 빠져나가는 상황, 급한 U턴 상황 등 운전자가 의도한 상황에서는 해당 기능이 작동하는 것이 또 다른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에 430도 이상으로 스티어링 휠을 돌리는 경우에는 해당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PMSA은 버전 2.0 개발도 진행 중이다. PMSA 2.0은 장애물 감지 거리를 확대해 안정적인 정차가 가능하도록 개발하고 있으며 전기차뿐만 아니라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차에도 확대 적용을 검토 중이다. 또 현재 캐스퍼 일렉트릭에 적용된 PMSA 기능은 정차 중인 상황에서의 페달 오조작을 감지하고 이를 제어하는 기능이지만 향후 주행 중 상황에서의 페달 오조작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기능을 개발해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지속적으로 기능이 업그레이드 된 페달 오조작 안전 기술을 개발해 안전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할 것을 예고했다. 고령 운전자, 나아가 운전이 미숙한 이들도 안심하고 운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브랜드의 의지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