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 가장 아름답고 우아한 SUV, 레인지로버 벨라 P400

입력 2024년09월13일 11시4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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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플하고 세련된 이미지 여전해
 -뛰어난 에어서스펜션 세팅 인상적

 

 벨라는 독보적인 성격을 지닌 SUV다. 대부분의 SUV들이 자랑하는 넉넉하고 실용적인 공간 활용보다는 아름다운 디자인을 바탕으로 레인지로버가 주는 품격과 가치에 집중한다. 그만큼 오감을 자극하며 높은 소유욕을 불러 일으키고 명확한 타킷층도 거느리고 있다. 이러한 벨라가 부분변경으로 돌아왔다. 새 차는 더욱 깔끔하고 단정한 모습을 가지고 트렌드를 적극 반영해 완성도를 높였다. 여기에 출력을 높인 파워트레인과 합리적인 가격까지 갖춰 구매 경쟁력을 키웠다. 

 



 

 ▲디자인&상품성

 겉모습은 기존 벨라와 큰 차이가 없다. 그도 그럴 것이 기존의 디자인 완성도가 상당했기 때문에 부분변경이라고 해서 굳이 바꿀 필요가 없었을 듯하다.

 

 차를 꾸미는 세부 요소만 조금의 변화가 보이는데 대표적으로 헤드램프다. 크리스탈을 정밀하게 세공한 듯 디자인된 시그니처 DRL의 LED 헤드라이트는 새로운 디자인의 프런트 그릴과 연결되며 수평의 라인을 강조한다. 덕분에 차가 더 넓고 낮아 보이는 효과를 준다.  

 

 특히, 빛을 비추는 기술이 상당하다. 픽셀 LED 헤드라이트 시스템은 업계에서도 정교한 라이팅 기술로 평가된다. 각 헤드라이트에 4개의 픽셀 모듈과 67개의 정밀 제어 LED를 장착해 전방 상황과 도로에 가장 적합한 라이트를 제공한다. 매트릭스 헤드라이트보다 3배 더 많은 LED를 탑재해 광량을 극대화한 인텔리전트 빔은 차세대 드라이빙 빔 기능을 중심으로 설계했다.

 

 전방 최대 4개의 물체를 감지해 어둡게 처리하는 어댑티브 드라이빙 빔과 차의 조향 각도와 궤적에 따라 메인 빔 패턴을 고속으로 작동해 일반적으로는 볼 수 없는 곳까지 시야를 확보하는 다이내믹 벤드 라이팅 기능도 탑재했다. 참고로 어댑티브 드라이빙 빔은 주행 속도에 따라 저속에서는 광범위한 영역을 비추고 70km/h 이상의 고속에서는 더욱 강력한 빛을 내보낸다.

 











 

 옆은 단차나 걸리적 거리는 이음세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매끈하다 플러시 타입 도어 손잡이와 유리창 및 각 필러를 하나의 면으로 처리한 기술은 감탄사가 흘러나온다. 레인지로버 고유의 플로팅 루프와 감각적인 디자인의 무광 그레이 컬러 휠, 뒤쪽까지 길게 연장되는 유광블랙 사이드 장식도 멋을 더한다.

 

 뒤는 그래픽 구성을 바꾼 얆은 테일램프와 깔끔한 트렁크 라인, 배기구를 숨긴 범퍼 등이 신형다운 이미지를 드러낸다. 이처럼 다양한 익스테리어 디자인 요소들이 어우러져 도로 위에서 존재감을 드러낸다.

 

 실내는 변화의 폭이 더 크다. 대표적으로 센터페시아 중앙에 자리잡은 거대한 모니터다. 11.4인치 싱글 플로팅 커브드 글래스는 인체공학적으로 설계하고 배치했다. 피비 프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직관적인 사용성이 특징이다. 단 두 번의 터치만으로 차의 전체 기능 80%를 제어할 수 있다.

 

 또 다기능 슬라이딩 컨트롤 사이드바를 새로 도입해 사용자 친화성을 대폭 높였다. 터치스크린 양 옆에 항상 표시되는 사이드바를 활용해 실내 구역별 온도 조절 기능, 오디오 볼륨, 등 자주 사용하는 기능을 더욱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 이 외에도 커다란 풀 디지털 계기판과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주행 중 시선 분산을 줄이고 중요한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센터 터널의 변화도 크다. 불필요한 단락을 지우고 오로지 중앙에 변속 레버만 존재할 뿐이다. 무척 깔끔해졌는데 실제로 랜드로버는 레인지로버 벨라의 불필요한 요소를 최소화하는 ‘환원주의 디자인’을 결합했다고 밝혔다. 온전한 모양의 컵홀더, 개별 조절이 가능한 팔걸이 겸 콘솔박스도 구성이 좋다. 감각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부분이지 않을까 한다.

 

 소재는 역시 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제일 좋은 가족과 나무, 정교한 스티치도 멋있지만 투톤 컬러로 아낌없이 두른 모습을 보고 있으면 단연 프리미엄 브랜드다운 품격이 느껴진다. 그만큼 피부가 닿는 거의 모든 부분에서 플라스틱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심지어 곳곳에 유광 블랙과 금속 느낌이 나는 장식을 적재적소에 넣어 모던한 이미지도 키운다. 무드등의 범위가 다소 작은 건 아쉽지만 고품질 메르디안 사운드 시스템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2열은 넉넉한 공간감을 강조하기 보다는 안락한 감각에 초점을 맞췄다. 그만큼 SUV 특유의 광활함을 생각한다면 조금 아쉬울 수 있다. 머리 위 공간은 어느 정도 여유가 있지만 무릎 공간은 다소 좁다. 심지어 가운데 턱도 높아서 성인 세 명이 앉아서 이동 하기에는 조금 불편할 듯 하다.

 











 

 반면, 앉았을 때의 착좌감은 훌륭하다. 시트 자체가 워낙 좋고 큼직하기 때문이다. 전동 리클라이닝 기능도 제동돼 여유를 키운다. 편의 품목은 열선시트와 전용 송풍구, USB 충전 포트, 팔걸이겸 컵홀더 등이 있다. 트렁크 공간은 상당히 만족스럽다. 차 크기에 비해 훨씬 넓게 구현했으며 네모 반듯하기 때문에 활용도 또한 높다.

 

 ▲성능
 시승차인 P400 다이내믹 HSE 트림은 6기통 3.0리터 인제니움 가솔린 터보 엔진을 탑재했다. 여기에 8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해 최고출력 400마력을 내며 최대토크 56.1kg·m의 강력한 힘을 2,000~5,000rpm 영역에 걸쳐 발휘한다. 최고속도는 250km/h,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걸리는 시간은 단 5.5초다.

 

 이와 함께 마일드 하이브리드 기술을 적용해 탁월한 성능과 효율성 모두를 구현해냈다. MHEV 기술은 감속 시 손실 에너지를 BiSG를 통해 회수해 48V 리튬 이온 배터리에 저장할 수 있다. BiSG는 스톱-스타트 시스템이 빠르고 정교하게 작동하도록 보장할 뿐 아니라 가속 시에도 엔진 효율을 높인다.

 

 발진 가속은 빠르고 경쾌하다.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엔진을 깨우며 경쾌하게 달려나간다. 다른 레인지로버 라인업과 비교해도 훨씬 몸이 가볍다. 그만큼 순식간에 중속을 넘어 고속으로 향한다. 역동적인 반응이 사뭇 신선하고 언제든지 원하는 순간에 달릴 수 있다. 솔직히 변속 패턴이 드라마틱하게 빠르거나 직결감을 강조하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정직하게 단수를 오르내리며 기본적으로 엔진이 갖고 있는 풍부한 힘을 끌어 내는 것 만큼은 우수하다. 장거리 고속 크루징에서 더욱 만족이 커질 세팅이다.

 







 

 파워트레인과 함께 최상의 실력을 보여준 부분은 바로 서스펜션이다. 노면을 걸러내는 수준이 상당하며 이를 적절히 대처해 불쾌한 감각을 탑승자에게 전달하지 않는다. 실제로 P400 다이내믹 HSE는 어댑티브 다이내믹스(Adaptive Dynamics)와 전자식 에어 서스펜션(Electronic Air Suspension)이 유기적으로 움직인다. 어댑티브 다이내믹스는 휠 움직임을 초당 500회, 차체 움직임을 초당 100회 모니터링해 주행 조건에 맞게 승차감과 핸들링을 개선한다. 

 

 또 전자식 에어 서스펜션은 최대 251mm까지 지상고를 높여 전지형 성능을 한층 강화한다. 도강 수심 감지 기능과 무거운 중량을 운반할 때 최적의 지상고를 유지하는 셀프 레벨링 기능도 갖추고 있다. 오랜 시간 랜드로버의 노하우가 담겨있는 훌륭한 서스펜션이며 궁극적으로 모두가 인정할만한 승차감을 구현해 낸다.

 

 정숙성은 단연 프리미엄 브랜드답다. 풍절음은 물론 바닥소음을 철저하게 잡은 것. 빠르게 달리고 있는 순간에도 탑승자는 귀에 거슬리는 소음을 거의 들을 수 없다. 여기에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술도 한 몫 한다. 외부 주파수를 감지해 내부 오디오 시스템을 통해 자동으로 소음을 제거하고 실내 소음을 최소 4dB만큼 줄인다.

 









 

 이는 오디오 볼륨을 4단계 줄이는 것과 같은 효과다. 결과적으로 실내에는 메리디안 3D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의 음악만 울려 퍼질 뿐이다. 참고로 메리디안 사운드는 최대 17대의 스피커와 750W 출력의 앰프로 실내에서도 풍성한 소리를 경험할 수 있다. 

 

 반면, 한 가지 아쉬운 부분도 있다. 바로 제동이다. 브레이크 자체는 거대한 차를 잡아세우는 데에 문제가 없다. 다만 답력이 일정하지 않아서 길들이기가 필요하다. 초반에 페이드가 강하고 뒤로 갈수록 한계를 드러낸다. 가다 서다 막히는 길에서는 다소 당황스러울 수 있으며 내 차로 오랜 시간 함께하면서 익숙해질 필요가 있겠다.

 

 ▲총평
 벨라는 랜드로버의 정신을 바탕으로 레인지로버가 줄 수 있는 품격을 온전히 누리는 차다. 이와 함께 누구보다 젊고 세련된 맛을 잘 느낄 수 있다. 아름다운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감각, 탄탄한 디지털 요소를 바탕으로 달리기 실력까지 겸비 했으니 구매 가치는 더욱 높아진다. 라이벌이 흉내 낼 수 없는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며 매력을 높이는 차가 바로 벨라다.

 


 

 뉴 레인지로버 벨라 판매 가격은 P250 다이내믹 SE 트림 9,010만원, P400 다이내믹 HSE 트림 1억 2,42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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