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 준대형 하이브리드 그 이상, 토요타 크라운

입력 2024년09월30일 08시10분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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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혁신 선택하며 대대적인 변화
  -뛰어난 퍼포먼스, 반전 매력 더해
  -특정 세그먼트로 정의하기 어려워

 

 크라운은 일본 현지에서 오랜 기간 '성공의 상징'이자 고급차의 아이콘으로 군림해왔다. 여기까지만 들어봐서는 현대차 그랜저 같은 차라고 느낄지 모르겠다. 하지만 크라운은 그랜저와 동일 선상에 놓기에는 더 많은 설명을 필요로 하는 차다. 시승한 2.4 듀얼부스트 하이브리드가 대표적이다. 생각치도 않았던 높은 퍼포먼스는 그동안 생각해왔던 하이브리드의 통념과는 완전히 다르다.

 


 

 ▲디자인&상품성
 크라운은 기존의 후륜구동 베이스의 정통 3박스 세단에서 벗어나 파격적인 크로스오버로 탈바꿈했다. 일본에서 본 '왕관 로고를 붙인 각진 차'를 상상했다면 전혀 다른 차의 모습에 당황했을지도 모르겠다. 탄생 70년을 앞두고 있는 만큼 변화의 폭이 크다. 

 

 차체 크기는 전장 4,980㎜, 전폭 1,840㎜, 휠베이스 2,850㎜로 같은 긑의 현대차 그랜저나 볼보 S90 보다 컴팩트하다. 다른 점은 전고(1,540㎜)다. 차체 높이만 놓고 보면 볼보 V90 크로스컨트리(1,510㎜)보다도 30㎜ 높다. 

 





 

 껑충한 키를 갖고도 제법 스포티하다. 툭 튀어나온 전면부의 헤머해드 디자인과 전면부를 가로지르는 주간 주행등은 머슬카에서나 봤을 것 같은 느낌이다. 수평형 LED 테일램프가 유니크한 느낌을 강조했고 21인치 휠과 곳곳에 자리잡은 크라운 전용 로고도 특별한 느낌을 준다. 

 

 실내에서는 시트가 단연 인상적이다. 여느 고급 세단을 타는 것 처럼 운전자를 감싸주는 푹신함이 기분 좋다. 2열의 경우 방석 너비와 쿠션도 넉넉하며 앞 부분이 살짝 들어올려져 있어 마치 소파에 앉은듯 푹 파묻히게 되는 포지션이다. 

 







 

 편의기능도 국산차 못지 않다. 첨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각종 선호품목들은 물론 운전자의 피로도를 낮춰주고 안전성을 높여주는 주행 보조 시스템도 풍부하다. 12.3인치 멀티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에는 토요타코리아와 LG유플러스가 함께 개발한 토요타 커넥트가 들어 있고 이를 통해 실시간 내비게이션, 무선 통신 기반 음원 스트리밍, U+스마트홈 등 다양한 컨텐츠를 즐길 수 있다. 이 외에도 무선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 듀얼 블루투스 커넥트 등을 지원한다.

 

 8웨이 전동시트는 통풍 및 열선 기능도 지원한다. 파노라믹 선루프 처럼 국내 소비자들이 좋아할만한 옵션들도 갖고 있다. 스마트폰 무선 충전패드와 전·후석 C타입 USB 포트로 다양한 충전 소요도 고려했다. 연식변경을 거치며 전동 트렁크도 추가했다. 이제는 국산 소형 SUV에서도 제법 흔해진 사양이어서 유독 아쉬웠던 부분이었다보니 더 반가운 변화다.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 '토요타 세이프티센스 3.0(THS 3.0)'는 주행 편의성을 높여준다. 어드밴스드 파킹 시스템은 전·후진과 직각 자동주차를 지원한다. 전방 충돌경고 시스템은 자동차와 보행자를 넘어 바이크 운전자와 가드레일까지 인식할 수 있다. 교차로 등에서의 교차 충돌 상황에서도 대응할 수 있다. 

 

 ▲성능
 듀얼부스트 하이브리드는  2.4ℓ 가솔린 터보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 바이폴라 니켈 메탈 배터리를 결합해 348마력을 낸다. 기본적으로 네 바퀴를 굴리고 에코, 노멀, 스포츠, 커스텀, 리어 컴포트 등 5가지 주행모드를 지원한다. 2.5와의 차이점을 꼽으라면 리어 액슬에 자리잡은 전기모터는 수냉식으로 냉각하고 전자제어 서스펜션이 들어있다는 점 정도다. 

 


 

 크라운에서 가장 인상적인건 편안함이다. 서스펜션이 기본적으로 컴포트한 성향인데 정숙성도 뛰어나다. 가끔씩 들여오는 앳킨슨 사이클 엔진 특유의 껄끄러운 소리도 일정 정도 억제했다. 절대적인 수치를 비교해볼 순 없겠지만 렉서스 못지 않게 조용하고 편안하다. 

 

 새로운 2.4 듀얼부스트 시스템은 체감 성능이 상당하다. 본연의 부드러운 주행 감각은 그대로인데, 바늘이 속도계를 치고 올라가는 속도가 상당하다. 정지 상태에서 가속 페달을 조금만 세게 밟아 출발하면 앞바퀴가 헛돌며 튀어나갈 정도다. 하이브리드에서, 특히나 토요타에서 이런 느낌을 받아볼 줄은 상상도 못했다. 

 

 반전은 핸들링에서 나온다. 와인딩 로드를 달려나가는 상황에서 제법 재미있는 운전이 가능하다. 출고 타이어로 적용한 미쉐린 프라이머시 투어는 기본적으로 컴포트 성향을 지향하지만 그립을 잃거나 비명을 지르는 상황은 없다. 

 





 

 물론 이따금 언더스티어가 발생할 것 같은 상황도 나온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는 모터로 뒷바퀴를 굴려주는 사륜구동 시스템 E-Four의 덕을 톡톡히 본다. 즉각적으로 발휘되는 강력한 출력은 차체를 강제로 밀어내며 코너를 탈출하는 데 도움을 준다. 

 

 전자제어 서스펜션은 놀랍기만 하다. 기본적으로 컴포트한 성격인 데다 차고가 높은 크로스오버인데 차체의 기울어짐이 반복하는 상황에서도 불안한 기색 한번 없다. 워낙 자연스레 차체가 원상태로 돌아오다보니 자세가 어떻게 복원되는지 느낄 새도 없다. 

 

 운전 재미는 연료 효율에 반비례했다. 한참을 재미있게 즐기다보니 효율은 공인된 수치(11.0㎞/ℓ)보다도 낮은 10.9㎞/ℓ를 가리켰다. 다만 실 주행에서는 인증치보다 높은 13.0㎞/ℓ대를 오간다. 

 


 

 ▲총평
 토요타가 매력적인 이유는 '특이점' 이라 할만한 기술들이다. 프리우스와 캠리처럼 대중적인 차를 만들어도 그 안에는 특별한 뭔가를 넣어둔다. 크라운도 마찬가지다. 전통적인 세단의 이미지를 벗어냈고, 여기에 2.4 듀얼부스트 하이브리드라는 낯선 기술로 퍼포먼스를 살렸다. 껑충한 차체와 대비되는 안정적인 핸들링과 고급스러운 승차감이 함께 들어있다. 단순히 하이브리드 준대형차라는 말 만으로 이 차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크라운 2.4 듀얼부스트 하이브리드의 가격은 6,94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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