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 흑백요리사와 자동차 산업

입력 2024년10월07일 09시25분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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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정한 경쟁 환경, 지금의 산업 환경과 닮아
 -브랜드가 주는 가치, 다시 보여질 때

 

 넷플릭스가 제작한 예능 '흑백요리사'가 여러모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무명의 요리사들인 '흑수저' 80인이 스타 셰프 '백수저' 20인에게 도전한다는 내용은 구성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기에 충분했다. 

 


 

 이 프로그램은사회적으로 알려진 지위를 포기한 채 오로지 음식의 맛과 창의성만으로 승부를 가린다. 그 결과는 블라인드 테스트를 공정하게 판가름 짓는다. 실력과 열정이 있다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는 사회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대목이다. 

 

 흥미로운건 이 같은 메시지가 지금의 자동차 산업 환경과도 깊은 연관성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그간의 자동차 산업은 토요타, 폭스바겐,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메르세데스-벤츠 같은 거대 기업이 지배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초의 가솔린 엔진부터 자동차의 대중화가 일기 까지. 이들은 100년 이상 자동차 산업의 패권을 쥐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다르다. 전동화 기술과 자율주행의 부상으로 이들은 여러 곳에서 등장한 도전자들을 마주하고 있다. 흑백요리사에서 무명의 요리사들이 스타 셰프들에게 도전하는 모습과 놀랍도록 닮아 있는 부분이다. 

 

 전동화와 자율주행, 그리고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SDV)가 화두로 떠오른 지금, 얼마나 혁신적인지가 그동안 쌓아온 기술력과 명성보다 더 중요해졌다. 후발 주자인 흑수저들이 세계적인 명성을 떨치는 백수저들과 동일한 출발선상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셈이다. 테슬라를 비롯해 많은 중국 전기차 회사들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블라인드 테스트로 편견없이 요리를 평가하는 심사위원들 처럼 이제 자동차 산업에서도 소비자들은 브랜드보다 제품의 성능, 친환경성, 기술력 등을 보고 차를 선택한다. 내연기관 시장의 강자인 토요타,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그룹이 전기차 시장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지 않다는 점만 봐도 그렇다. 

 

 스타 셰프들이 무명 요리사들과 경쟁하며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듯 그간의 거대 자동차 기업들도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GM이 현대차에 손을 내미는가 하면 폭스바겐은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통한 체질 개선을 예고하고 있다. 누군가는 이 모습을 거대 공룡의 위기라고 말하지만 결국 산업 전체의 발전에 영향을 미칠 일이자 더 나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계기가 될 일이다. 

 

 프로그램에서 흑수저 요리사들이 자신의 열정과 노력을 통해 인정받듯 자동차 산업에서도 같은 변화가 관찰된다. 이는 능력과 노력으로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며, 공정한 경쟁 환경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 테슬라와 BYD가 전기차만으로 높은 판매량을 보여주고 세계 각국에서 현대차와 기아가 경쟁자들을 누르고 세계 3위권까지 성장한 모습이 대표적이다. 

 

 흑백요리사가 전달하는 메시지는 단순히 요리 대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는 사회 전반에서 공정한 기회 제공과 능력 중심의 평가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모두가 동일 선상에서 경쟁하며 실력과 열정으로 승부를 가리는 환경은 산업의 발전을 넘어 '이동의 진보'를 이뤄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는 이렇게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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