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명예회장, "돈 걱정 말고 만들고 싶은 차 다 만들어라"
 -정의선 회장, "수소 에너지 전환, 미래 세대 위한 것"

 현대자동차가 31일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차세대 수소전기차 콘셉트 '이니시움(INITIUM)'을 공개하며 27년간 이어진 현대차의 수소전기차에 대한 신념과 의지를 강조했다. 

 이날 현장에는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 개발을 총괄하는 김창환 현대차 전동화에너지솔루션담당(전무), 국내 수소연료전지 개발 1세대 최서호 수소연료전지시스템개발담당(상무), 그리고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 개발이 시작된 1998년에 태어나 현 세대의 수소전기차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이지현 현대차 FC시스템설계1팀 연구원이 참석했다. 이들은 세대를 거쳐 27년간 이어온 수소전기차 개발의 스토리를 전달했다. 

 현대차는 1998년 수소 연구개발을 전담하는 조직을 신설하고 수소전기차 개발을 시작했다. 2000년 미국의 연료전지 전문 업체 UTC파워(UTC Power)와 6개월 간 공동 개발을 통해 수소전기차를 처음 선보였으며 이후 2004년에는 독자 개발 스택을 탑재한 수소전기차를 개발했다. 

 2005년에는 환경기술연구소(마북연구소)를 설립하며 수소전기차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당시 환경기술연구소를 방문한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은 "한번 만들어서는 절대 잘 만들 수 없습니다. 돈 걱정은 하지 말고 젊은 기술자들이 만들고 싶은 차는 다 만들어 보십시오. 돈 아낀다고 똑같은 차 100대 만들 필요 없습니다. 100대가 다 다른 차가 되어도 좋습니다"라며 연구원들의 도전에 확신과 용기를 불어넣기도 했다.

 이후에도 수소전기차 개발을 지속하며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의 본격적인 양산 체제를 갖추고 ‘투싼ix 퓨얼셀’ 수소전기차를 선보였으며, 그로부터 5년 뒤인 2018년에 전용 수소전기차 ‘넥쏘(NEXO)’를 출시했다. 넥쏘는 2019년 미국 10대 엔진상, 2018년 CES 에디터 초이스, 2018년 CES 아시아 기술혁신상 등을 수상하며 상품성을 인정받아 왔으며 승용 수소전기차 누적 판매 1위를 기록 중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수소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초 CES에서 수소 밸류체인 사업 브랜드 'HTWO'를 발표하고 수소의 생산, 저장, 운송 및 활용 전반에 걸쳐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HTWO 그리드' 비전을 공개했다. 당시 정 회장은 "수소 에너지로의 전환은 미래 세대를 위한 것"이라며 그룹사 역량을 결집해 수소 관련 사업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현대차는 이러한 수소전기차 연구개발 27년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수소 헤리티지 전시 공간도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 별도로 마련했다. 전시 공간에는 수소전기차 개발의 첫 결과물인 수소시험차 2대, 투싼ix 퓨얼셀, 넥쏘 등 역대 수소전기차 4대와 개발 당시의 사진, 보고서, 도면 등을 함께 전시해 수소전기차 개발에 오랜 기간 매진해 온 현대차의 진정성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27년간 현대차가 흔들림 없이 도전하고 결단할 수 있었던 것은 수소의 가치에 대한 올곧은 신념이 있었기 때문이다”라며 “수소는 미래 세대를 위한 깨끗한 에너지일 뿐 아니라 접근성이 높고, 따라서 공평한 에너지”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오는 11월 열리는 ‘광저우 모터쇼’, ‘LA 오토쇼’ 등 글로벌 시장에도 차례로 이니시움을 공개할 예정이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