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 계승, 수출 시장 고려해 ‘대우’ 타이틀 유지
-타타자동차와 20년간 긴밀한 관계 유지하며 발전
-‘기쎈’ 탁월한 상품성 자신, 정부 보조금 지원 필요해
타타대우상용차가 ‘타타대우모빌리티’로 사명을 변경하고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전통적인 상용차 제조업체를 벗어나 ‘종합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것. 그만큼 차세대 모빌리티 개발 및 에너지 전환 및 지속 가능성을 중시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을 가속화 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6일 타타대우 군산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방신 사장은 이 같은 의지를 드러내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지난 성과와 구체적인 계획은 물론 전기트럭 기쎈에 대한 기대감, 타타자동차와의 끈끈한 관계 등을 가감 없이 설명하며 새롭게 도약할 준비를 마친 모습이었다. 다음은 김방신 사장과 나눈 일문일답.
-트럭 외에 다른 분야로 확대할 계획이 있는지?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했는데 단순히 트럭 제조판매를 넘어 다양한 시도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센링크에서 새로운 물류 플랫폼 업체와 공동으로 사업 확장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즉 서울에서 부산까지 물류를 운반하는데 어떤 방법으로 가야 최적화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과 같은 일이다. 이처럼 자동차와 관련된 혹은 물류와 관련된 사업을 확장할 생각으로 모빌리티 사명을 쓴 것이다"
-중장기 매출 목표는?
"트럭 1대의 가격은 평균 1억원 수준이다. 예를 들어 1만5,000대를 팔았다고 하면 매출은 1조 5,000억원 정도가 된다. 물론 추가적인 사업까지 계획하면 금액은 늘어나게 되겠지만 대략 2조원이 넘는 사업 목표를 가지고 있다"
-장거리 트림으로 LFP 배터리를 쓴 이유는?
"셀간 에너지 밀도는 NCM이 높지만 LFP는 전체 팩으로 놓고 보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또 가격적으로 LFP가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소비자가 전체적으로 차 가격에 대한 부담감을 고려했을 때 LFP를 장거리 모드에 집어 넣었다. 물론 NCM도 장거리가 가능한 조합이 되어 있다. 추가적으로 배터리 2종류 팩 2종류를 마련해 소비자가 폭 넓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특장업체들의 경우 전기차 특장 방법이 다를 것 같은데 해결책은?
"맞는 말이다. 판매 차종의 50-60%는 특장이다. 그 중에서도 윙바디나 탑차가 주를 이룰 것 같은데 일찌감치 특장 업체들과 협업을 통해 전기차에 최적화된 기술을 개발 완료한 상황이다. 전기 트럭에 대한 특장은 이미 준비가 되어 있다"
-사명을 변경하면서 대우를 여전히 쓴 이유는?
"사실 고민이 많았고 최종적으로 우리는 ‘대우’를 사용하기로 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수출 시장이다. 해외 시장에서는 대우 트럭으로 나가기 때문에 인지도를 쌓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살리는 것이 더 좋은 판단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또 하나는 대우라는 좋은 DNA를 계승한다는 측면도 있다. 물론 지금은 특별한 관계는 없지만 대우가 초창기 노력했던 개척정신과 글로벌 경영을 했던 정체성을 이어받고자 했다. 그만큼 대우 이름을 버릴 수 없었고 유지하기로 했다"
-향후 보조금을 어떻게 받을지?
"가장 큰 이슈였다. 전기차를 조기에 정착하는 데에는 정부 보조금이 상당히 중요하다. 실제적으로 보조금이 없는 상태에서 내연기관과 동일한 가격으로 차를 만들 수 없다. 일반 디젤차가 6,500만원 수준인데 전기차는 2배정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에 반해 보조금은 현재 1톤트럭, 승용, 버스 수준인데 준중형 트럭은 논의가 있었지만 예산 편성이 되어있거나 구체적인 지침은 없다. 다만, 우리는 차를 개발하면서 배터리나 성능 등 어떤 조건에서라도 인증을 받을 수 있게끔 만들었다. 제품을 시장에 등장하고 도로 위에 차들이 다닌다면 정부도 보조금 정책을 제고하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충전 인프라 계획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지금 새로 설치되는 충전소의 경우는 트럭도 가능하게끔 되어있다. 그만큼 기술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설치 공간은 생각해봐야 한다. 차가 크다 보니 후면주차, 평행주차 모두 고려 대상이다. 해결책으로는 대형 물류사 등 과의 협업을 통해 차고지에 충전소를 설치하는 방식이다. 이처럼 다양한 방향으로 생각 중이다"
-트럭은 고속도로 주행이 많은데 배터리가 커서 휴게소 충전이 한계가 있을 것 같다. 더욱이 휴게소는 40분 제한이 있는데 괜찮은지?
"150㎾는 40분 정도면 가능하고 300㎾는 1시간 넘게 걸리는데 주행가능거리가 500㎞ 수준이기 때문에 충분히 충전하면서 이동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계절적 요건이나 부득이한 경우에도 중간에 20% 정도, 약 30-40분 충전을 한다고 하면 문제 없을 것이라고 본다"
-기존 디젤 대비 토크가 약하다. 괜찮은가?
"전혀 그렇지 않다. 피크 토크는 두 배 이상이 나온다. 출발 할때는 피크토크로 나오고 주행 할때는 정속 토크가 나온다. 실 주행이나 일상 영역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다. 또 한가지 특징은 다단화된 변속기를 탑재했다는 것이다. 기존에 나와있던 전기차들이 1단이 대부분인데 기쎈은 3단으로 되어있다. 그래서 직결감이나 효율 부분에서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장시간 타타그룹과 협업을 유지해온 비결은?
"2004년 함께 시작해서 20년이 흘렀다. 우리가 가지고 있던 철학은 타타대우가 한국 기업으로 남아야 한다는 것이다. 사업과 성장 구조 모두 한국 법과 문화에 남아야 한다. 그래서 혁신 솔루션을 제공하는 모든 분야에서 한국에서 사업을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협업을 이어나갔다. 이와 함께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모든 게 소비자 중심이었기 때문이다. 오늘 우리가 공개한 EV트럭 등 다양한 친환경 상용차도 이 같은 의미의 일환이다.
첨언하자면 타타자동차가 최초로 M&A 한 회사가 우리다. 그리고 한 번 협업을 맺으면 팔지 않고 성장하고 이끌고 간다. 당시 인도회사가 아니다 한국 기업을 살려라 이게 특명이었다. 전기차를 개발하는 데에 타타자동차와 우리가 협업한 부분이 많다.
설계 등 기술적 어려움을 공동으로 해결해서 현재 우리 연구소에 인도 연구원들이 많이 와 있다. 인도 자동차가 갖고 있는 장점은 괜찮은 품질을 저렴하게 잘 만든다는 것이다. 또 전기차 기술도 좋다. 이러한 것을 활용해 서로 시너지 효과로 드러났다"
-기쏀 개발비용이나 판매는 전체 몇 % 비중을 생각하고 있는지?
"양산 설비는 아직 완전히 끝나지 않아서 말하기 어렵지만 우리는 더쎈 섀시를 가지고 만들었기 때문에 크게 들지는 않았다. 현재까지는 약 1,000억 들었으며 앞으로 더 들어갈 것이다. 내년에는 대수 자체는 많지 않을 것이다. 테스트의 해로 생각할 것이고 상반기는 약 20여대 정도 바라보고 있다"
-예상 가격은?
"차 가격은 재료비와 이윤이다. 하지만 이 트럭을 가지고 이윤을 남기는 건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만큼 보조금의 역할이 중요하다. 참고로 법규로 사야 되는 상황이 몇 가지 있다. 예를 들어 사대문 안에 디젤차 금지와 같은 것이 대표적이다.
이 외에도 환경을 필두로 움직이는 차들은 친환경 전환이 필요하다. 쓰레기 수거 및 청소차들이다. 그래서 실제로도 많은 지방자치단체들 사이에서 요청을 한다. 환경을 위해 움직이는데 디젤차가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보조금 지원이 필요하며 전기트럭이 많이 다니기를 희망한다"
-2028년 판매 목표중에 전동화 비중은?
"2028년 10% 수준에서 2030년 15% 내외가 전동화 제품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참고로 중형 트럭도 전기차를 생각하고 있다"
-올해 수출에 대한 평가와 내년 수출 전략은?
"500대에서 3,500대까지 팔았는데 우리 수출 시장은 선진국보다는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 등이다. 작년의 경우 러시아에 많이 팔았는데 지금 상황이 좋지 않아 수출이 안되서 주춤한 것 같다. 우크라이나도 초기에는 많이 구입했는데 지금 비슷한 상황이다.
또 우리의 주력 시장은 알제리인데 정부정책이 바뀌어서 쿼터를 일찍 못 받은 것도 아쉽다. 그래도 한 가지 다행인 점은 최근 알제리는 부품을 보내서 조립을 하는 사업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또 카자흐스탄, 터키, 대만 등 새로운 시장 개척도 많이 했다.
판매 대수 면에서는 러시아 물량이 빠져서 줄었겠지만 이를 제외하면 비슷하다. 사실 내년 수출의 경우 변수가 많은 게 사실이다. 전쟁 장기화, 유가 변동, 선박비 등이다. 주력 시장인 중동의 경우 유가 등락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각 변수에 맞춰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대비해 나갈 것이다"
-내년 내수시장에 대한 전략은?
"작년 6,001대를 팔았고 올해는 11% 성장하는 공격적인 판매 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상반기 결산을 했을 때는 작년 정도의 수준으로 실적이 나왔지만 하반기 예측을 해봤을 때는 주춤한 게 사실이다. 건설 경기가 위축 되어있고 자동차 금리가 아직까지도 소비자 부담이 높아서 11%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작년 대비해서는 성장하는 모습은 보이려고 한다. 약 6,300대 수준까지는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내년 2분기 정도 건설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우리는 덤프와 믹서가 대형트럭의 45%를 차지하고 있어서 직격탄을 맞았는데 내년 회복이 예상되면 나아질 것이라고 본다"
군산 =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