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과 감성을 조화시킨 디자인 인상적
-사용자가 체감할 수 있는 지속가능성도 눈길
폴스타4는 기존의 전기 SUV와는 확연히 다른 인상을 준다. 심플하면서도 감각적인 디자인, 미니멀리즘을 극대화한 '듀얼 블레이드' LED 헤드라이트와 프레임리스 사이드미러는 이 차가 단순히 전기차 이상의 디자인 철학을 담고 있다는 느낌을 줬다. 디자이너 출신 인사가 브랜드의 CEO를 맡고 있는 회사 답다.
공기역학적인 설계 측면에서도 그 어떤 브랜드보다 진심이다. 스포츠카 못지 않게 낮은 보닛 그리고 여느 쿠페형 SUV보다도 완만히 떨어져 내려가는 유려한 라인 때문이다. 덕분에 공기저항계수는 0.261Cd로, 전기 SUV 중에서도 굉장히 우수한 수준이다.
진짜 특별한 부분은 따로 있다. 뒷유리다. 쿠페형 스타일을 채택하고 미적 감각을 극대화 하기 위해 뒷유리를 없애는 과감한 결정을 했지만 이를 보완하기 위해 후방 HD 카메라를 탑재해 공간감과 시야를 동시에 확보했다. 덕분에 그 어떤 전기차와도 닮지 않은 유니크한 뒷모습을 뽐낸다.
독특한 생김새에 2열부터 앉아보니 생각보다 넉넉하다. 등받이 각도는 생각보다 뒤로 누워있고 탑승자의 머리가 머무르는 공간은 움푹 파놔서 나름의 헤드룸을 연출했다.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까지 더해지니 개방감도 탁월하다. 오히려 뒷유리가 없다는 걸 인지하고 타니 더 프라이빗한 공간을 누릴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소재의 만듦새는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제품임에도 고급감이 풍부하다. 패션에서 영감을 얻어 내장재가 어떤 성분으로 만들어졌는지를 알려주는 설명까지 더해놓은 부분은 위트가 느껴진다. 소나무 추출 오일을 쓴 마이크로 테크 소재부터 100% 재활용 페트병만을 쓴 테일러 니트, 폐어망을 가공한 에코닐까지. 오너가 지속가능성에 기여하고 있다는 걸 시각적으로 잘 보여준다.
인포테인먼트는 잘 짜여져 있다. 티맵모빌리티의 시스템을 채용해 티맵, 플로, 누구 등 SKT의 주요 서비스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웹 브라우저와 앱스토어를 통한 서드파티 기능까지 지원해 큰 스크린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최대 5분할로 화면을 나눠 쓸 수 있을 만큼 효율성도 챙겼다.
인포테인먼트의 매력은 또 있다. 과학적 감성과 예술적 감성을 결합해놔서다. 우주를 테마로 한 엠비언트 조명은 각 행성의 특장점을 반영해 다양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었다. 이과적 낭만이 느껴지는 테마와 조명은 실내 공간을 더욱 신비롭고 몰입감 있게 연출한다. 이러한 조명과 함께라면 마치 별들의 움직임 속에서 운전하는 듯한 감각을 느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단점도 있다. 대부분의 기능은 터치 패널에 의존해야 한다.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주긴 하지만 공조 시스템이나 스티어링 휠 각도 같은 기본적인 기능들까지 터치로 조작해야 하는 것은 불편함으로 다가왔다.
시승차는 롱레인지 싱글모터. 100㎾h 리튬이온 배터리와 200㎾ 모터를 결합해 511㎞(도심 530㎞, 고속도로 488㎞)의 1회 충전 최장 주행 가능 거리를 확보했다. 이는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모든 전기 SUV 중 가장 긴 주행거리다. 최고출력은 272마력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의 가속 시간은 7.1초로 부족하지 않은 편이다.
주행 감각은 여느 전기차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조용하고 편안하며, 유럽 전기차들처럼 스티어링 반응도 즉각적이다. 회생제동 시스템 때문에 일부 전기차들은 브레이크 답력이 이질적으로 느껴지기도 하는데, 폴스타 4에서는 이런 이질감이 전혀 없었다.
빠른 응답성과 낮은 무게중심은 코너링에서 특히 큰 만족감을 준다. 일상적인 주행에서뿐만 아니라 고속 주행 시에도 전혀 불안함이 없었다. 즉각적으로 튀어나가는 전기차 특유의 움직임에 낮은 무게중심, 그리고 탄탄한 핻를링 성능은 와인딩 로드에서 물리법칙을 무시한 채 기동하는 UFO처럼 움직이게 만든다.
주행 보조 시스템도 훌륭하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파일럿 어시스트 기능은 도로 상황에 맞춰 자연스럽게 차량의 속도와 차로 중앙을 유지해 준다. 매우 정밀하게 차선을 인식하는 탓에 차로 내에서 자동차가 어느 방향으로 치우쳐있는지까지 매우 세심하게 안내해준다. 전방 및 후방 충돌 경고 시스템, 차선 유지 보조 등 최첨단 ADAS 기능은 모든 상황에서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설계를 느끼게 했다.
폴스타4는 단순히 전기 SUV의 가능성을 넘어서 미래의 자동차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잘 보여주는 경험이었다. 효율과 성능, 디자인과 편의성 모두에서 균형을 이룬 폴스타 4는 이름 그대로 '별'이 되어 전기차 시장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미래형 SUV'란 수식어가 과하지 않은 폴스타4. 예술적인 감각을 기술로 풀어낸 자동차라고 평가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시승한 폴스타4 롱레인지 싱글모터의 가격은 6,690만원이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