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바이오녹화연구소가 사업 시초
-2020년 '해피 애그리' 출범..지역 농가 지원
-탄소 감축 넘어 전 지구적 문제에 적극 대응해
토요타 하면 떠오르는 게 몇가지 있다. 세계 1위의 글로벌 완성차 기업이며 하이브리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점, 그리고 최근에는 모터스포츠를 비롯한 고성능차 분야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토요타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더 많은 일들을 하고 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토요타가 환경과 농업 분야에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은 잘 모른다. 단순히 나무를 심거나 주말 농장을 운영하는 게 아니다. '토요타 생산 방식(TPS)을 농업 기술 분야에 접목해 생산량 자체를 끌어 올리고 각종 노하우로 지속가능성에 기여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토요타의 이 같은 노력은 1999년 설립한 바이오녹화연구소로 거슬러 올라간다. 농작물과 수목에 대한 연구를 통해 지구온난화, 사막화, 식량 부족 등 범 지구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만들어진 조직이다. 이를 통해 호주, 인도네시아, 필리핀, 중국 등 여러 국가에서 녹화사업을 통해 지구의 녹지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렇게 길러낸 작물들은 자동차의 연료로 활용하기도 한다. 인도네시아에서 대량 재배한 네피어 그라스(Napier grass, 큰왕풀)는 바이오 연료 개발에 활용했다. 유한한 자원인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한편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게 했고 결과적으로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연구를 이어왔다.
2020년에는 '해피 애그리(HAPPY AGRI)' 라는 브랜드를 론칭하고 본격적인 농업 기술 연구에 뛰어들었다. 단순한 농업 기술 연구를 넘어 생산자, 정부, 일본농협(JA), 식품 제조업체, 식당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협업해 환경 친화적이면서도 생산성을 높이는 농업을 확산시키기 위한 목적이다.
이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농업 생산성 향상과 안정적인 식량 공급이다.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농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게 토요타 측의 설명. 최근 가장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국산 대두 응원 프로젝트'다. 품종 개발을 지원해 일본 내 대두 자급률을 높이는 한편 물류 비용을 절감하고 탄소 배출도 줄이기 위한 노력이다.
토요타는 이를 위해 사가대학교와 큐슈대학교 등과 협력해 올레인산 함량이 높은 대두 종자를 개발하고 농가에 보급했다. 종자는 일본 지역 내 농가에 보급하고 자동차 대량 생산 과정에서 터득한 토요타 생산방식(TPS)를 농업에 접목해 작업 효율과 자원 절약, 생산량 극대화를 지원하고 있다. 온실 재배 과정에서 에너지를 절감하고 결과적으로 환경 부담도 최소화시켰다.
토요타는 농가에서 생산한 대두 판로 개척에도 나서고 있다. 일본의 대형 식품 제조업체들과 협업해 대두 공급을 중개해주는 방식이다. 콩 기반의 식료품을 제조하는 일본의 마루산아이에 대두 납품을 시작했고 지역 프랜차이즈 식당과 협력해 개발한 두유면은 하네다공항 내 전일본공수(ANA) 라운지에서 맛볼 수 있도록 했다.
토요타의 이러한 농업 및 환경 활동은 그들의 철학을 잘 보여준다. 단순히 자동차를 만드는 것을 넘어 인류와 지구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기여하고자 하는 철학이 반영된 것. 이러한 철학은 특히 토요타의 창립 정신과 맞닿아 있으며, 그들의 글로벌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토요타가 농업과 환경 분야에서 보여주는 접근은 자동차 산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농업 생산성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식량 공급을 보장하며, 환경 보호를 실현하는 토요타의 모습은 앞으로의 기업 활동이 단순한 이익을 넘어 사회적 책임과 환경적 가치를 함께 추구해야 한다는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를 바탕으로 업계 한 관계자는 "토요타를 단순한 자동차 회사로만 보는 시각을 바꿀 때가 됐다"며 "자동차 너머의 세상에서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가는 역할을 하고 있는 좋은 사례"라고 평가했다. 앞으로 토요타가 농업 및 환경 보호에서 어떤 혁신적인 발걸음을 내딛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