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정체성 간직한 채 실용성까지 챙겨
-최신 디지털 신기술, 성숙해진 파워트레인 눈길
미니는 언제나 우리를 기분 좋게 만든다. 사랑스러운 외모와 독보적인 존재감, 시종일관 미소 짓게 만드는 드라이빙 퍼포먼스까지 “미니는 미니다” 라는 말을 절로 떠올리게 한다. 반대로 컴팩트한 차체에서 나오는 다소 아쉬웠던 공간 활용성과 2열은 구매를 살짝 망설이게 하는 포인트였다. 물론 거대한 컨트리맨이 있기는 하지만 패밀리카 성격 짙은 SUV 세그먼트라서 미니다운 맛을 원하는 소비자들은 이 차가 더욱더 그리웠을 수 있다. 그리고 마침내 완전변경 신형으로 미니쿠퍼 S 5-도어가 우리 곁에 돌아왔다.
겉모습은 단번에 미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동그란 헤드램프와 볼록 튀어나온 팬더, 매끈하게 다듬은 그릴 및 범퍼까지 완성도 높은 소형 프리미엄 브랜드다운 느낌을 자아낸다. 새 차의 핵심은 옆모습이다. 길어진 휠베이스와 2열을 가진 덕분에 독특한 인상을 전달한다. 이전과 비교하면 조금 더 탄탄하고 안정적인 비율을 완성했다. 라이벌에서는 절대 찾아볼 수 없는 개성도 갖고 있으며 보면 볼수록 매력에 빠져든다. 뒷모습은 제법 큰 폭의 변화를 거쳤는데 날카롭게 다듬은 테일램프가 단연 시선을 끈다.
유니언잭 모양의 그래픽 형상은 기존과 같지만 이를 제외한 트렁크 라인과 램프, 범퍼 등이 전부다 바뀌어 차가 더 넓어 보이는 효과를 준다. 쿠퍼 S 레터링도 조금 더 크게 프린팅 형식으로 중앙을 차지한다. 실내는 헤리티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중앙에 커다란 원형 디스플레이만 있을 뿐이다. 이처럼 1세대와 같은 모습을 하고 정체성을 이어간다.
불필요한 부품을 최대한 덜어낸 덕분에 센터페시아와 대시보드는 매우 깔끔하다. 자칫 허전해 보일 수도 있지만 미니멀리즘을 극대화했다 라는 표현이 더 맞을 듯 하다. 기능적으로는 부족한 게 전혀 보이지 않는다. 헤드업디스플레이는 더 커졌고 많은 정보를 담고 있어 사실상 계기판 역할을 한다. 스티어링 휠은 무게가 한결 가벼워졌고 돌리는 느낌도 좋아졌다. 중앙에 위치한 OLED 패널은 선명하고 빠르며 발열도 없어 기술 발전의 이점을 온전히 누린다.
안쪽을 채우는 그래픽도 화려하며 센스 있는 움직임과 구현 과정을 보여준다. 순정 T맵은 기능적으로는 완벽하지만 길 안내와 교통 정보 등 각각의 내용은 여러 군데 배치돼 있어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할 듯 하다. 물리 버튼은 최소화 했지만 이를 조작하는 과정만큼은 흥미롭다.
열쇠를 잡아 돌리듯이 시동을 켜고 변속기와 주행 모드는 토글 형태로 마련했다. 조금의 지루함도 용납하지 않는다는 미니의 정신이 드러난다. 센터 터널은 상대적으로 단정하다. 세로 형태 휴대폰 무선충전패드를 비롯해 크기가 커진 컵홀더, 뒤쪽에는 별도의 뚜껑이 달린 수납함도 있다.
아담한 문짝을 열고 2열에 들어간다. 공간 자체가 눈에 띄게 크지는 않다. 라이벌 소형 해치백과 비교해도 큰 편은 아니지만 성인이 온전히 앉아서 이동을 하는 데에는 전혀 불편함이 없다. 특히, 발 밑 공간이 제법 깊어서 다리를 뻗어도 크게 답답하지 않다.
엄청난 거주성을 기대한다기 보다는 가방이나 물건을 손쉽게 넣거나 필요할 때 사람들을 태우고 중거리 정도 이동 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트렁크도 마찬가지인데 기존 3-도어 대비 약간 커진 수준이며 바닥 면이 제법 깊어 다양한 짐을 깔끔하게 수납할 수 있다. 참고로 트렁크 적재공간은 기본 275ℓ, 뒷좌석 등받이를 접으면 최대 925ℓ까지 늘어난다.
동력계는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30.6㎏∙m를 발휘하는 미니 트윈파워 터보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과 7단 스텝트로닉 더블 클러치 자동변속기 조합이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시간은 6.8초, 안전 최고속도는 시속 242㎞이며 효율은 복합 기준 ℓ당 12.4㎞다.
미니 특유의 성격은 시동을 걸고 가속페달을 조금만 밟아보면 알 수 있다. 초기 응답성이 빨라서 매우 경쾌하게 튀어나가는 느낌을 전달 한다. 그만큼 순식간에 운전자가 원하는 속도에 도달하고 기분 좋은 느낌을 받는다. 더욱이 신형으로 오면서 한층 정제된 엔진 리스폰스가 유쾌한 스로틀 감각을 이끌어 낸다. 터보를 적극 활용해 무지막지하게 속도를 올린다기 보다는 발 빠른 변속기를 적극 의지한 채 자연스러운 가속을 유도한다.
결국 한층 성숙해진 파워트레인 덕분에 주행질감이나 운전을 했을때의 만족도가 훨씬 업그레이드 된 기분이다. 굽이치는 길에서는 미니의 특징을 온전히 경험할 수 있다. 탄탄한 서스펜션과 하체 세팅, 상대적으로 짧은 댐핑의 조화가 도로를 바짝 움켜쥐고 달릴 수 있게 만든다. 직관적인 스트링 휠도 고-카트 모드에서는 환상의 궁합을 이루며 시너지 효과를 낸다.
앞바퀴 굴림 특징을 살려 한계점을 파악하기 쉽고 기존 3-도어 대비 70㎜나 길어진 베이스 덕분에 보다 안정적인 코너를 이끌어낸다. 그만큼 역동적으로 달리는 순간에도 불안하거나 위험한 상황이 나오지 않고 충분히 조절 가능한 범위에서 펀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다. 운전에 대한 부담은 저절로 줄어든다.
미니 라인업 내에서는 중간 사이즈를 담당하지만 크기만 부풀리는 요즘 차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작고 가벼운 측에 속한다. 그만큼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성격을 발휘하며 신나게 달릴 수 있는 강점으로 부각된다. 체감 가속이 기대 이상이며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게 도와주기 때문이다. 출력이 가리키는 숫자보다 훨씬 높은 마력을 손과 발로 컨트롤하는 기분이다. 운전자 의도와 입맛에 맞게 정확히 반응하는 느낌이 훌륭하고 합을 맞추는 과정이 즐겁다.
낮은 무게중심도 마음에 든다. 지면에 붙어 최대한 안정적인 방향으로 달리기 때문에 차에 대한 믿음이 저절로 커진다. 또 운전자가 원하는 각도만큼 조작이 가능하고 깔끔한 포물선을 그릴수도 있다. 적극적인 어택이 가능하고 속도를 올려도 위험한 장면은커녕 미니는 아무렇지 않게 갈 길을 헤쳐 나간다.
제동은 적당하다 강하게 차를 잡아세우는 성격은 아니지만 크기와 출력을 감안하면 충분한 실력이다. 특히, 일정한 답력을 바탕으로 한결 같은 자세를 유지한다. 스티어링 휠은 예전 미니와 비교하면 훨씬 유연해졌다. 여러 번 감았다 풀어도 손에 무리가 가지 않으며 자연스럽고 정교하게 반응을 유도한다. 전체적으로 섬세하고 기분 좋은 드라이빙을 일조한다.
이 외에 안전한 운행을 위한 첨단 운전자 보조 장치는 빠짐없이 넣었다. 스톱 앤 고를 지원하는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유지 어시스트, 정면 충돌 경고, 주의력 어시스트, 추돌 경고 등을 갖춘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플러스가 기본으로 들어간다. 더불어 서라운드 뷰와 리모트 3D 뷰, 주차 보조 및 후진 보조 기능 등을 지원하는 ‘파킹 어시스턴트 플러스’ 역시 기본이다. 각 기능은 최대한 자연스러운 반응을 유도하며 장거리 주행 시 피로를 크게 줄여줬다.
미니쿠퍼 S 5-도어는 우리가 바라는 브랜드의 정체성과 재미를 충족하면서도 언제 어디서나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차로 거듭났다. 완성도 높아진 디자인과 알찬 편의 품목, 최신 디지털 요소가 첫 마음을 사로잡고 탄탄하면서도 성숙해진 드라이빙 퍼포먼스가 매력을 더한다. 그만큼 차와 함께할수록 뿌듯함과 자신감이 증폭되며 애정은 곱절로 커진다. 비록 몸집은 작지만 영향력만큼은 누구보다 큰 차가 미니쿠퍼 S 5-도어다.
한편, 미니쿠퍼 S 5-도어는 페이버드 단일 트림으로 판매되며 가격은 4,970만원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