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 브라운리지 롤스로이스모터카 CEO 인터뷰
-"더 정교한 주문부터 코치빌드까지 가능해"
-"한국, 진취적이며 수요 빠르게 증가하는 곳"
"아직 서울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지만 활기차고 에너지 넘치는 멋진 도시라는건 확실히 알 것 같습니다."
폭설이 서울을 뒤덮은 날 만난 크리스 브라운리지 롤스로이스 CEO 서울에서 느낀 에너지를 이렇게 표현했다. 서울에 문을 연 프라이빗 오피스를 축하하기 위해 서울을 찾은 그는 한국과 아시아태평양 시장의 트렌드를 관찰하며 이끌 이 공간이 앞으로의 롤스로이스를 잘 담아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한국 언론과 처음 만난 그에게 앞으로의 롤스로이스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한국에 처음 왔다고 들었는데 소회가 궁금하다.
"일단 너무 춥다(웃음). 공항에서 이곳까지 오는 동안 길이 좀 막혀서 아직은 도시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지만 에너지가 넘치고 활기찬 느낌의 멋진 도시인 것 만은 알 것 같다."
-프라이빗 오피스를 서울에 열게 된 배경이 있다면.
"소비층이 젊어지고 있고 초고액 자산가들도 많아지고 있다. 문화적으로도 진취적인 곳이며 커미션에 대한 수요도 점점 빠르게 증가하는 곳이기도 하다. 롤스로이스는 한편으로 균형감을 중요시 하는데 한국의 프라이빗 오피스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프라이빗 오피스 역할도 겸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소비자는 원하는 차를 만들고 회사 차원에서는 이 지역(한국, 아시아태평양)에서 어떤 트렌드가 일어나고 있는지를 직접 관찰할 수 있다. 일종의 양방향 교류가 가능한 셈이다."
-비스포크는 딜러에서도 할 수 있는데 차이점이 있다면.
"규칙을 깨야 한다거나 더 정교한 디자인을 원한다거나, 자신만의 울림을 원하는 차를 만들고 싶다면 디자이너와 직접 작업을 해야 한다. 이럴 때 프라이빗 오피스가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
-한가지 예를 들 만한 이야기가 있을까.
"꽃의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는 롤스로이스 팬텀을 만들고 싶다는 의뢰가 들어온 적 있다. 자녀의 이름까지 꽃 이름을 따서 지을 정도로 꽃을 좋아하는 인물이었다. 이런 점을 반영해 디자인팀과 긴밀한 논의를 거쳐 굿우드 일대에서만 자라는 장미꽃을 100만개 이상의 스티치로 수를 놓은 적이 있다. 이러한 복잡성이 필요한 디자인 여정에 프라이빗 오피스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며 앞으로의 비즈니스 전략도 비스포크에 집중되어있다. 굿우드 본사도 이런 점을 반영해 생산 시설 규모를 더 넓혀야 할 것 같다. "
-내장재나 디자인을 넘어 차 자체를 새로 디자인할 수 있는 코치빌드도 가능한가.
"가능하다. 코치빌드의 경우 소비자의 차 단 한대를 만들기 위해 수년간 소통한다. 소비자가 모든 디자인 프로세스에 하나하나 개입하고 의견을 나눌 수 있다. 이 같은 경험 자체가 럭셔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차도 럭셔리가 되는 셈이다. 여기에 상주할 디자이너들은 고객과 가까이 있으면서도 굿우드에 소속된 팀이기 때문에 이런 작업이 가능하다."
-공장 확장 필요성을 이야기 했는데 신제품 등 다른 이유도 있을까.
"제조 시설이 더 필요한 이유는 비스포크의 복잡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더 많은 차를 팔기 위한 것 보다 소비자에게 얼마나 더 많은 가치를 전해주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확장이 필요한 것이다. 비스포크가 더 복잡해질수록 소비자들은 더 많은 가치를 누릴 수 있기 때문에 프로젝트는 계속 되어야 하고 공간 확장도 반드시 필요하다."
-브랜드 이미지를 확고하게 가져가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럭셔리 브랜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완벽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영어사전에 롤스로이스를 찾아보면 '최고급의' 라는 형용사가 붙는데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자동차 브랜드 중 하나로서 기대치가 높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롤스로이스는 모든 것을 세심하게 들여다보며 신경 쓰고 있다. 그게 커뮤니케이션이건 딜러에서 보여지는 모습이건 말이다."
-전동화와 관련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100여년 전 이미 우리의 창업자는 전기차가 가지는 고요함을 보고 롤스로이스에게 전기차가 잘 어울릴 것이라고 예견했다. 실제 스펙터를 통해서도 전기 파워트레인과 롤스로이스가 만나면 훌륭한 차가 된다는 걸 알게 됐고 미래가 정말 고무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2030년부터 전기차만 판다는 전략에는 변화가 없나.
"스펙터를 통해 알게 된 게 있다. 전동화를 통해 최고의 롤스로이스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동화를 향해 갈 준비는 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V12 엔진에 대한 수요가 매우 높다. 컬리넌 시리즈2와 고스트 시리즈2에서 볼 수 있듯 말이다. 그게 V12건 전기차건 소비자가 원하는 차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전기차와 관련해 어떤 곳들과 협력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공급사를 선택하는 과정에 있어서는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는 점 양해 바란다. 다만 완벽을 기하기 위해 노력중이며 공급사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도 최고의 공급사를 선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