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실거래 대수 총 18만28대…전년 非 7.0% ↓
-더딘 하반기 판매 회복, 불경기·고금리 여전해
국내 중고차 시장이 신차만큼이나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 들어서 쉽게 판매 회복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 고금리, 고물가 등 불경기가 장기화되면서 소비 심리가 얼어 붙었고 주춤한 신차 판매로 인해 시장에 나와야 하는 중고차 매물이 원활하지 못한 것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 기사와 무관>
16일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가 공개한 중고차 등록데이터를 살펴보면 지난달 국내 중고차 실거래 대수는 18만28대에 그쳤다. 이는 전월 대비 7.8%,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7.0% 하락한 수치다. 이와 함께 17만5,000대를 기록했던 지난 9월 이후 올해 두 번째로 저조한 월별 판매량이다. 또 올해 11월까지 중고차 판매 누적 역시 215만 여대로 전년 동월 대비 약 3만대 정도 빠졌다.
이 외에 차종별로는 승용보다 상용차의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11월 상용차는 2만8000여대 수준으로 전월 및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0.3%, 19.0% 하락했다. 브랜드별로 살펴보면 국산은 제네시스를 제외하고 전부 다 전월 및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 수입은 포르쉐와 테슬라 정도가 소폭 상승했고 나머지 판매 톱 10 브랜드는 모두 전월 대비 감소했다. 또 연료별, 외형별, 연령별 실거래 대수 역시 전부 파란불을 가리키며 평균 7.5% 하락세를 나타냈다.
한 가지 인상적인 부분은 중고차 판매 추세다. 상반기에는 줄곧 월 평균 20만대를 유지하며 상승 조짐을 보였지만 하반기 들어서 다시 감소세로 돌아서며 쉽게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 더욱이 나들이 수요 및 코리아 세일 페스타 등 소비 진작을 불러일으킬만한 요소들이 많았던 11월 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전월 대비 판매가 떨어졌다. 이에 대해 시장이 얼어붙은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더딘 하반기 판매 회복을 두고 업계에서는 불경기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고물가로 인해 자동차 구입보다는 지금의 차를 더 길게 타려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고금리 역시 쉽게 떨어지지 않고 있어서 자동차 구매를 고려하는 과정조차 망설이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주춤한 신차 판매도 중고차 거래 활성화에 걸림돌이 됐다는 분석이다. 보통 신차 구입 시 기존의 차를 처분하면서 중고차 시장에 신규 매물이 나오고 판매로 이어지는 선 순환이 이뤄진다. 하지만 신차 시장 자체가 얼어붙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새로운 중고차 매물도 줄어들게 됐고 결국 시장의 활기를 불어넣지 못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문제는 이 같은 불확실성이 지속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본격적인 시장 비수기로 들어가고 있으며 탄핵 정국과 트럼프 행정 2기 출범 등 대내외적인 변수로 인한 경제 유동성이 소비 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만큼 관련 업계에서는 지금의 중고차 판매가 쉽게 해소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 자동차 관련 전문가는 “얼어붙은 중고차 시장의 회복 속도가 빠르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점유율 제한이 풀리고 기업형 중고차가 본격 활성화 되는 내년 상반기 이후부터는 활성화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전망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