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 BYD, 한국서 주목받기 어려울 수도

입력 2024년12월16일 08시28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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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조 및 브랜드 원산지, 불리함 극복 쉽지 않아

 

 “BYD가 한국서 주목받으려면 테슬라 같은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소비자들이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임에도 테슬라를 구매하는 이유는 ‘테슬라’ 브랜드의 특별함(?) 때문이지요. 부정적인 원산지 효과를 브랜드 원산지가 누른 겁니다.”

 



 

 증권가에서 나름 잔뼈가 굵었다는 자동차 부문 애널리스트와 최근 만나 나눈 대화다. 연일 언론에선 BYD가 한국서 돌풍을 일으킬 것이며, 이때 경쟁력은 가격이 될 것으로 꼽는다. 심지어 경쟁 국산 차종 대비 1,000만원이 저렴하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그러자 혹시 모를 우려에 대비해 국내 제조사를 회원사로 둔 한국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이례적으로 BYD의 일본 진출이 성공적이지 않다는 평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일본 내에서 지난 2년간 판매가 3,188대에 머물렀다며 한국 또한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말이다. 

 

 이런 우려와 별개로 냉정한 잣대를 적용하면 BYD 승용 부문의 한국 시장 안착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상용과 달리 승용은 제조 및 브랜드 원산지 효과가 매우 크게 작용하는 탓이다. 게다가 국내 수입차의 가격 구조를 고려할 때 국산차 대비 가격 경쟁력은 의문을 품는다. 기본적으로 중국에서 한국으로 완성차가 수입될 때 부과되는 관세는 8%다. 여기에 개별소비세, 교육세, 부가세 등을 모두 감안하면 가격 부담이 커진다. 이런 상황에서 수입사와 판매사 또한 이익을 포함시킨다. 따라서 BYD 중국 본사가 한국에 공급하는 가격이 절대적으로 낮지 않다면 국산 BEV와 경쟁은 어려울 수 있다. 

 

 그럼에도 BYD는 자신들의 경쟁자로 테슬라를 지목하는 만큼 가격으로 승부할 생각은 낮아 보인다. 게다가 가격에 우선하면 브랜드 가치 제고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 경우 장기적인 사업 지속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고 소비자는 서비스에 대한 우려를 갖기 마련이다. 

 

 두 번째 불리한 점은 LFP 배터리 보조금이다. 정부가 국내 배터리 산업 보호를 위해 에너지밀도를 기준으로 보조금을 차등하는 만큼 LFP 배터리를 사용하는 BYD BEV 또한 보조금이 100% 지급될 가능성은 낮다. 당연히 보조금을 모두 받지 못하면 그만큼 가격 경쟁력이 추가 약화된다.  

 

 세 번째는 원산지 효과다. 국내 소비자 사이에서 생산지는 별다른 관심이 아니지만 제조사의 국적은 영향을 많이 미치는 요소다. 지난 9월 컨슈머인사이트가 2년 내 자동차 구입의향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중국 브랜드에 관심이 없다는 응답은 무려 90%에 달했다. 구입 의향이 있는 10%도 가격이 저렴하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고 응답했다. 그나마 중국 브랜드 가운데 BYD 인지도가 가장 높지만 ‘메이드 인 차이나’ 승용 제품에 많은 돈을 지불할 소비자는 별로 없다. 

 

 네 번째는 서비스 네트워크 구축의 미비다. BYD코리아가 판매사들에게 요구한 서비스 센터 구축은 많은 투자가 선행돼야 하는 부분이다. 당장 판매 대수를 예측할 수 없는 판매사로선 선제적으로 들어가는 투자 비용에 부담을 느끼기 마련이다. 서비스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으면 이용자의 불안이 높아진다. 

 

 다섯 번째 가격 인상 요인은 충전 방식이다. 한국의 급속 충전 방식은 CCS1인 반면 중국은 GB-T 방식이다. 그리고 BYD 유럽 수출 제품에는 CCS2 방식이 적용된다. 따라서 BYD 유럽 수출 제품을 한국에 그대로 들여올 수는 없다. 이 경우 한국 내 BYD 소비자는 별도 충전 어댑터를 사용해야 하는데 소비자로선 제품 신뢰도 하락이다. 따라서 중국 내 생산 단계에서 CCS1 타입이 적용돼야 하는 만큼 생산 비용은 오르기 마련이다. 

 

 여섯 번 째는 커넥티드 서비스의 활성화 여부다. 버스 및 트럭과 달리 승용은 커넥티드 서비스에 민감한 소비자가 많다. 디스플레이의 한글화는 물론 국내 다양한 컨텐츠 사업자와도 연결돼야 한다. 이 부문 또한 개발비가 별도로 투입되는 부분이어서 가격 부담이 발생한다. 

 

 이런 모든 점을 감안할 때 BYD 승용 부문이 한국에서 성공하려면 해결 과제가 산더미다. 물론 BYD 중국 본사가 한국 수출 때 손해를 감수하며 제품을 공급, 조금이나마 가격 경쟁력을 가져가면 다르겠지만 BEV 부문에서 BYD는 자신들의 브랜드 가치가 매우 높다고 여긴다. 내연기관(ICE)과 달리 BEV에 이미 프리미엄 제품 가치가 포함됐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에선 다를 수 있다. 같은 값이라면 당신은 국산과 중국산 전기차 가운데 어떤 제품을 선택하시겠습니까?라고 물었을 때 대답처럼 말이다. 

 

 권용주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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