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782마력, 최대 100㎏∙m 넘어
-강력한 힘을 고급스럽게 뽑아내는 PHEV
고성능을 향한 포르쉐의 노력은 언제나 진심이었다. 자연흡기 대배기량 엔진은 물론 다운사이징 터보, 순수 전기까지 파워트레인 영역 가리지 않고 다양한 감각의 고성능 차를 쏟아냈다. 그리고 이번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이하 PHEV) 시스템을 활용해 전무후무한 차를 탄생시켰다. 바로 파나메라 터보 S E-하이브리드다. 무지막지한 성능과 놀라운 움직임을 바탕으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차로 거듭났으며 정상 그 위에서 군림한다.
▲다지안&상품성
전체적인 생김새는 일반적인 파나메라와 크게 다르지 않다. 최상위 라인업이라고 해서 특별함을 내세우기 보다는 균형감에 집중한 모습이다. 검소함마저 느껴진다. 신형으로 오면서 크기를 키운 헤드램프는 각이 살아 있으며 브랜드 정체성을 나타내는 네 개의 주간주행등도 수평으로 다듬었다.
범퍼는 전부 큼직한 공기 흡입으로 뚫어져 있으며 차체 컬러로 각 영역을 구분해 통일감을 준다. 방향지시등은 헤어라인 형태로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가져 있으며 가파르게 내려가는 보닛과 풍부한 팬더 역시 포르쉐임을 알게 한다.
옆 부분은 단연 파나메라 다운 아름다운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4도어 형태의 긴 차체와 휠베이스, 부드럽게 내려 앉은 루프라인, 중앙을 진하게 흐르는 캐릭터 라인 등이 환상의 조합을 이룬다.
21인치에 달하는 휠과 440㎜가 넘는 브레이크 디스크, 원의 절반을 덮는 브레이크 캘리퍼까지 단연 초고성능 차임을 알게 한다. 여기에 날카로운 사이드스커트, E-하이브리드 벳지 등이 감칠맛을 더한다.
뒤는 깔끔하다. 가로로 긴 클리어 타입 테일램프는 차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양각 포르쉐 로고도 하나로 통합해 세련됐다. 양쪽으로 활짝 열리는 전동식 리어스포일러는 평소에는 있는지 모를 정도로 숨겨 놓았다. 그만큼 디자인 완성도가 매우 뛰어나다.
마지막으로 어른 주먹 만한 크기에 쿼드 배기시스템은 우렁찬 소리를 토해 내며 화룡점정을 찍는다. 실내는 운전석 중심에 오너드리븐과 뒷자석에 사람을 태우고 이동 하기에 적합한 쇼퍼드리븐이 공존한다. 먼저, 오너드리븐 영역이다. 몸에 딱 맞는 스포츠 시트부터 손에 쥐는 맛이 좋은 알칸타라 스티어링휠, 크로노그래프, 알루미늄 페달 등이 대표적이다.
순식간에 도로 위를 환상의 세계로 인도할 마법 버튼도 곳곳에 붙어 있다. 풀 디지털 계기판은 입맛에 맞게 그래픽을 바꿀 수 있으며 현재 주행 모드 와 G-포스 미터. 타이어 상태, 전기 에너지 양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센터페시아에는 더 많은 정보를 제공 하는데 랩 타임을 기록할 수도 있고 전기와 가솔린 힘의 비율까지도 실시간으로 표현 한다. 소재와 마감 품질은 단연 최상이다. 특히, 터보 전용 컬러 터보나이트를 곳곳에 적용해 스포티한 분위기를 조성하며 특별함을 키운다.
센터 터널의 변화도 인상적이다. 공조장치 버튼이 간소화 됐는데 조작감이 매우 우수해 자꾸만 눌러보게 된다. 뒤에는 수납함으로 꾸며진 휴대폰 무선 충전패드가 있으며 컵홀더도 가로로 큼직하게 뚫려있다. 여기에 제법 깊은 콘솔박스는 이전과 비교해 활용도가 무척 올라갈 듯하다.
시승차는 2+2 구조의 4인승 스포츠 세단이다. 그만큼 2열은 독립 시트로 구성돼 있다. 파나메라를 상징하는 센터 디스플레이는 더욱 커졌고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조작을 하는 시간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구나 알게 하며 뒤쪽에는 다양한 수납함 등이 위치한다. 여기에 새로워진 방식의 터치를 비롯해 송풍구 등이 신형다운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해치 형태로 활짝 열리는 트렁크는 PHEV라고 손해를 보지 않았다. 면적이 상당하고 깊이도 제법 깊은 것. 일반적인 세단의 적재공간과 비교하면 큰 차이를 보이며 광활하고 넓다.
▲성능
파워트레인의 핵심은 근본적으로 개선한 4리터 V8 트윈 터보 엔진이다. 새롭게 개발된 190 마력 (PS)의 전기 모터와 함께 총 782마력의 시스템 출력, 100.0㎏∙m를 뛰어넘는 인상적인 시스템 토크를 발휘한다.
이와 함께 새롭게 디자인된 8단 PDK 듀얼 클러치 변속기가 하우징에 전기 모터를 통합한다. 이를 바탕으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 가속시간은 단 2.8초면 끝나고 최고속도는 시속 325㎞에 이른다. 이전 세대와 비교하면 82마력, 13㎏∙m 상승한 수치이며 제로백은 0.2초 줄어들었다.
일반적인 주행에서는 한 없이 고요하고 부드럽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특성에 맞춰 극강의 정숙성을 가지고 속도를 올린다. 배터리와 전기모터, 다시 엔진으로 깨어나는 모든 과정은 물 흐르듯 이어지며 이질감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그만큼 매우 쾌적하고 깔끔한 감각을 전달한다. 시종일관 기분 좋은 드라이빙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물론 어느 정도 속도가 붙거나 가속 페달에 조금만 힘을 주면 기다렸다는 듯이 튀어나간다. 하지만 일부러 속도를 내려는 상황이 아니라면 강력한 성능을 다루는 데에는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엄청난 출력과 토크만 보고 미리 겁먹을 필요가 없다. 적어도 일반 모드에서는 누구나 손 쉽게 차를 다룰 수 있고 버거운 느낌도 들지 않는다.
그렇다고 이 차가 평범한 고급 세단이라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차의 성격을 알 수 있는 방법은 주행 모드를 스포츠만 돌려봐도 충분하다. 엔진 회전수가 껑충 뛰고 으르렁 거리는 사운드와 함께 달릴 준비를 마친다. 이 상황에서 마음먹고 스로틀을 열면 차는 강력한 힘을 앞세워 튀어나간다. 강한 압력과 가스가 공이를 때리고 곧장 총구를 향해 뻗어나가는 총알과 같다. 한마디로 엄청난 충격파와 거침없이 질주한다는 것이다.
더 놀라운 결과는 고속 영역이다. 제한속도를 넘어 한계점으로 향하는 과정이 전혀 버겁지 않다. 오히려 힘이 남아있어 더 밟으라고 부추길 정도다. 그 정도로 넉넉하고 풍부한 성능을 갖췄다. 대배기량 엔진과 강력한 전기모터가 시너지를 일으키며 완벽한 결과물로 보답한다. 물론 모든 과정에서 극강의 고속안정성은 덤이다.
빨려 들어갈 것 같은 속도이며 이성의 끈을 부여잡기 힘들 정도로 몰입감이 상당하다. 과연 속도 경쟁에서 이 차의 한계점이 어디일까 생각이 들 정도로 무시무시한 가속을 보여준다. 화끈하면서도 무서울 정도이며 짜릿함과 스릴의 경계를 줄타기한다. 새로운 개념의 펀 드라이빙이 신선하고 새롭게 다가온다.
굽이치는 코너에서는 스포츠 플러스 모드가 발군의 실력을 드러낸다. 탄탄한 섀시 컨트롤과 묵직한 스티어링 휠, 딱딱한 서스펜션이 마치 2도어 스포츠카를 몰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매우 예민해진 스로틀 반응과 함께 운전자의 행위에 맞춰 극적인 반응을 보여준다. 민첩하게 반응하고 진정한 스포츠 드라이빙 정신을 경험할 수 있다.
길고 무거운 차체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회두성은 매우 짧고 극적이다. 앞머리를 깊게 찔러 넣어도 크게 불안함이 없으며 탈출 시 가속페달 전개 시점을 빠르게 가져가도 충분히 받아낸다. 지능화된 차체 컨트롤이 최상의 접지력을 보여주며 눈 깜짝할 사이에 코너를 통과하게 만든다. 기특하고 대단한 내공이다.
여기에는 사운드도 큰 역할을 한다. 엔진 회전수에 맞춰서 서로 다른 톤을 앞세워 듣기 좋은 엔진음과 배기음을 들려준다. 실내에 울려 퍼지는 양도 상당해 탑승자를 자극한다.
중독성 강한 중저음의 사운드가 귓가를 울리고 치명적인 매력과 깊은 유혹에 빠져들게 된다. 계속 소리를 듣기 위해 일부러 스포츠 주행에 나서며 버메스터 오디오 시스템이 필요 없을 정도다.
액티브 라이드 서스펜션 시스템은 비 현실적인 차의 움직임을 선사한다. 2 밸브 테크놀로지와 함께 전기 유압식 펌프에 각각 연결된 새로운 액티브 쇽업소버를 기반으로 한다. 급격한 차의 움직임(G값)을 파악하고 미리 최적의 수평을 맞추는 방식이다. 그 어떤 서스펜션 콘셉트보다 탁월한 성능을 제공하며 안락한 주행 특성과 역동성 사이의 전례 없는 범위를 제공한다.
궁극적으로 탑승자는 주행 모드별 극명하게 나뉘는 서스펜션 반응을 경험할 수 있다. 노멀 모드에서는 플래그십 세단 수준의 승차감을 구현하고 반대로 스포츠 플러스에서는 경량 스포츠카와 같은 탄탄한 감각이 극대화된다. 한 차에서 양 극단의 섀시 컨트롤 성격을 체험할 수 있는 셈이다.
흥분을 가라앉히고 다시 E-파워 모드로 바꿨다. 차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조용히 숨을 죽이고 전기차 빙의를 한다. 빠르게 충전된 배터리를 바탕으로 기름 한 방울 사용하지 않으면서 경제적 이점까지 챙길 수 있는 포르쉐 터보로 변신했다. 스마트 에코 소비자의 본분을 충실히 수행하며 뿌듯함이 밀려올 듯하다.
▲총평
파나메라 터보 S E-하이브리드는 강력한 한방으로 갖고 있는 절대적 승부사다. 조금의 타협도 없으며 성능과 주행에 있어서는 최고를 향한다. 그리고 이 같은 성격을 온전히 도로 위에 쏟아 부으며 극적인 결과값을 만들어낸다. 포르쉐 기술력의 정수를 맛볼 수 있으며 누구보다 빠르고 강력한 4도어 스포츠카를 찾는다며 유일한 답이 될 수 있다.
한편, 파나메라 터보 S E-하이브리드의 가격은 3억4,930만원부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