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모터쇼, 진짜는 플랫폼 아래 있었다

입력 2025년05월02일 07시15분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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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분 충전'부터 레벨3 자율주행까지..이제는 기술
 -BYD·지리·화웨이, 신차보다 플랫폼·아키텍처로 승부
 -중국차, '싸서 샀던 차'에서 '기술로 고르는 차'로 진화중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빠른 성장은 어제 오늘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과거 저가차 또는 짝퉁차로 인식됐지만 이제는 자율주행과 전동화 분야에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메인 플레이어가 됐다. 

 


 

 지난 23일 중국 국가전시컨벤션센터(NECC)에서 열린 '2025 상하이오토쇼'에서는 이 같은 흐름을 잘 확인할 수 있었다. 배 이상 빠른 급속 충전 기술을 시작으로 배터리와 섀시 설계 기술, 전동화 파워트레인 제조 역량, 자율주행 기술까지 내외관에서 보여지는 것 보다 그렇지 못한 부분의 면면이 더 화려했다. 

 

 BYD는 이날 1,000㎾급 메가와트 초급속 충전 기술을 선보였다. 이들의 설명 대로라면 왕조 시리즈의 플래그십 제품군 '한'과 '탕'은 단 5분 충전으로 400㎞를 주행할 수 있다. 테슬라 슈퍼차저(150㎾)나 현대차그룹의 E-PIT(350㎾)에 비교하면 단순 계산상으로는 최대 10배 이상 빠른 속도다. 전기차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받아왔던 충전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킨 셈이다. 

 

 섀시와 배터리 팩을 구조적으로 통합하는 CTC(Cell-to-Chassis) 기술도 이번 모터쇼를 통해 강조했다. 배터리를 단순히 실내 하부에 깔아넣는 수준을 넘어 구조체 자체를 배터리로 활용해 차체 강성은 물론, 충돌 안전성과 공간 효율성까지 동시에 끌어올리는 설계다.

 



 

 지리갤럭시가 공개한 크루저 쇼카는 최근 기술 트렌드와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동시에 잡았다. 독자 개발한 '풀 도메인 AI' 기술을 기반으로 인포테인먼트를 넘어 주행 전반에 관련한 분야까지 통제하기 때문이다. 엔진과 전기모터의 작동 비중은 물론 지형에 따른 사륜구동 시스템의 동력 배분까지 조절한다는 점에서 업계는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들의 배터리 기술도 단연 눈길을 끌었다. 지리가 특허를 보유한 골든 숏 블레이드 배터리는 방탄 소재와 특수 코팅을 적용해 배터리 방호 능력을 극대화했다. 험로를 주파하는 오프로더나 상용차 등 고도의 신뢰성을 필요로 하는 분야의 확대 적용 가능성이 기대되는 분야다. 

 

 르노와 지리, 아람코의 합작 법인인 호스 파워트레인은 새로운 형태의 전동화 접근법을 공개했다. 기존의 전기차 플랫폼에 소형 내연기관을 탑재하는 것. 이를 통해 전기차를 하이브리도 전환할 수 있다. 호스 관계자는 해당 기술의 사용성을 묻는 질문에 "전력 인프라가 미비한 지역 등에서 융통성있게 파워트레인을 조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며 "전기차 플랫폼으로 전기차 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까지 생산할 수 있다는 이론이 가능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화웨이가 선봉에 섰다. 화웨이는 이날 ‘첸쿤 ADS 4’라는 레벨3 자율주행 시스템을 공개했다. 최대 6억㎞에 달하는 시뮬레이션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속도로 주행에서 인간 개입 없는 자율운전을 구현한다. 이를 통해 화웨이의 자율주행 시스템 탑재 차를 현행 400만대에서 향후 2,700만대까지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진위즈 화웨이 CEO는 이날 발표에서 "레벨2에서 레벨3로 넘어가는 과정은 단순한 기술 향상이 아닌 소프트웨어 아키텍처와 인공지능 연산 능력이 통합적으로 발전해야 하는 일"이라며 "자동차 제조사가 아닌 자동차 회사들의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다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모터쇼는 단순히 화려한 신차 발표회가 아닌 기술 주도권 확보 경쟁의 현장이었다. 전통적 의미의 자동차 제조사가 아니라 전동화·지능화 기술 집약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는 중국 브랜드들의 기술력은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수준에 도달했다.

 

 중국 상하이=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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