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디자인 스튜디오서 선봬
-2026년 공개 예정 첫 전기차 단서 제공
벤틀리모터스가 11일 새로 개관한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그랜드 투어러 헤리티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럭셔리 비전 콘셉트카 ‘EXP 15’를 공개했다.
영국 크루 벤틀리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공개한 EXP 15 콘셉트카는 20세기 초 그랜드 투어러의 헤리티지에서 영감을 받아 철저히 현대적인 재해석을 통해 벤틀리의 새로운 디자인 비전을 제시한다.
먼저, 벤틀리모터스의 새로운 디자인 스튜디오는 전면 개보수를 마친 역사적 건물 ‘프론트 오브 하우스’에 자리잡았다. 지난 7일 진행한 개소식에는 프랑크-슈테펜 발리저 벤틀리모터스 회장 겸 CEO를 비롯해 이사회 멤버와 4,000여 명의 임직원이 참석했다.
디자인 스튜디오가 위치한 프론트 오브 하우스는 1939년 벤틀리모터스가 크루에 뿌리를 내리던 시절부터 있었던 유서 깊은 건물이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을 비롯한 귀빈들을 맞이해 온 벤틀리의 상징적인 공간이다.
디자인 스튜디오 이전을 위해 건물에 3층이 새롭게 증축됐으며 기존 건물을 허물지 않고 리노베이션하는 것은 전통과 역사를 계승했다. 또 탄소중립 공장으로서의 지속가능성에 중점을 둔 벤틀리의 원칙에 따른 결과다.
50여 명의 디자이너가 근무하는 벤틀리 디자인 스튜디오는 기존 대비 약 2배 넓어졌다. 창의적인 환경 속에서 미래 제품의 내·외관 디자인은 물론 컬러와 트림 디자인, 뮬리너 비스포크 디자인, 중요성이 증대되는 사용자 경험(UX) 및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디자인 협업이 이뤄질 예정이다.
프랑크-슈테펜 발리저 벤틀리모터스 회장 겸 CEO는 “진정한 협업이 가능한 공간을 통해 업무 방식에 있어 큰 도약을 이룩할 것이며 통합적 팀워크는 성공적인 디자인 혁신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장 5m가 넘는 EXP 15 콘셉트카는 곧게 세워진 아이코닉한 그릴, 끊임없이 길게 이어지는 보닛과 그 뒤쪽에 배치된 캐빈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외관적 특징은 흔히 “블루 트레인”으로 알려진 1930년형 벤틀리 스피드 식스 거니 너팅 스포츠맨 쿠페를 연상시킨다.
헤리티지에도 불구하고 EXP 15는 현대적인 표면 처리, 첨단 조명 디테일과 액티브 에어로다이내믹 등 여러 측면에서 현재와 미래에 근간을 두고 있다. EXP 15 콘셉트카는 양산 및 시판을 염두에 둔 차가 아니지만 곧 탄생할 벤틀리의 첫 순수 전기차를 포함한 미래 벤틀리 디자인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다.
EXP 15의 실내 디자인은 미래현실을 콘셉트로 접근했다. 가상현실(VR)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고객은 직접 다양한 조합을 보고 경험할 수 있다. 전통적인 요소들은 유지하면서 운전자의 무드와 기능적 요구에 따라 전면으로 나타나거나 보이지 않게 사라지는 미래적인 디지털 요소들이 들어간다.
일반적인 4~5인승이 아닌 3개의 시트와 3개의 도어를 갖춘 EXP 15의 독특한 실내 구성은 극소수의 특별한 탑승자들에게 이동 중 더 특별한 럭셔리 경험을 제공한다. 실내에는 반려동물이나 손가방을 위한 혁신적인 수납 공간 구성이 갖춰져 있다. 정차 중에는 트렁크 또한 고급스러운 피크닉 의자로 변신할 수 있다.
소재는 전통적인 장인정신과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면서도 첨단 기술과 미래지향적 요소를 결합해 꼼꼼히 선택했다. 가령 250년 역사의 영국 원단 제조사 ‘폭스 브라더스’가 제작한 100% 양모 원단은 EXP 15의 실내에 자줏빛 옴브레 효과를 내는 데에 들어간다. 3D 프린트 공법으로 제작한 경량 티타늄 마감재와 조화를 이룬다. 사용자 경험(UX) 또한 핵심 요소다. EXP 15의 UX는 지적이고 사려 깊게 작동하며 훌륭한 지휘자와 유명한 셰프의 특성을 모두 겸비했다.
로빈 페이지 벤틀리모터스 디자인 총괄은 “EXP 15 콘셉트카의 아름다움은 새로운 디자인 언어를 넘어 시장의 방향성을 파악하는 지표”라며 “EXP 15는 벤틀리가 잘 이해하고 있는 그랜드 투어러와 성장하고 있는 SUV, 변화를 추구하는 세단 등 다양한 세그먼트를 아우르며 많은 고객들과 소통하고 영감을 얻기 위해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새 차는 심미적으로도 새로운 경지를 제공한다. 전면 헤드라이트는 차 양쪽 끝에 배치된 네 개의 가는 선 형태로 배치되며 위의 두 개는 수직선 형태를, 아래 두 개는 안쪽으로 꺾인 형태로 차의 모서리를 드러낸다.
헤드라이트에 둘러싸인 커다란 전면 그릴은 ‘윙드 B’ 엠블럼 아래에서 시작하는 라이트 스트립에 의해 좌우로 나뉘며 벤틀리의 유명한 다이아몬드 패턴이 그릴에 수평 형태로 구현돼 있다. 이는 역사적인 벤틀리의 다이아몬드 그릴을 연상시키되, 현대적인 라이팅 기술력을 드러낸다.
앞바퀴 바로 뒤쪽의 측면에 위치한 한 쌍의 에어벤트는 공기 흐름을 유도하는 동시에 측면의 흥미로운 시각적 효과를 더한다. 차체 뒷편에는 더 슬림한 리어램프 프레임이 커다란 ‘명예로운 방패’를 감싸며 공기역학적 효과를 낸다. 깊이감 있는 램프 그래픽을 통해 다이아몬드 패턴에 대한 또 다른 정교한 해석을 만날 수 있다. 또 루프라인 끝단 가장자리에는 능동적으로 공기역학을 제어하는 에어로 디퓨저가 들어간다.
실내는 1930년형 스피드 식스 거니 너팅 스포츠맨 쿠페의 좌석 수와 기능적 측면에서 영감을 받았지만 레이아웃과 형태는 새롭게 재해석했다. EXP 15는 세 개의 좌석과 세 개의 도어로 구성했다. 운전석 쪽 도어는 운전석과 안락한 뒷좌석으로 연결되며 반대쪽의 트윈 코치 도어와 개폐식 파노라믹 루프, 바깥쪽으로 45도 회전되는 동승석 시트를 통해 더 매끄럽고 고급스럽게 승하차가 가능하다.
동력계는 순수 전기 4륜구동 파워트레인이 탑재되며 긴 주행거리와 더불어 벤틀리 고객들이 기대하는 수준의 빠른 충전 속도를 지닌다. 다만 디자인 콘셉트인 만큼 구체적인 기술 사양이나 플랫폼에 관한 정보는 제공되지 않는다.
한편, 회사는 벤틀리 EXP 15 콘셉트카가 1930년형 스피드 식스로부터 영감을 받았지만 ‘레트로’나 과거로의 회귀를 지향하지 않으며 외형적으로도 다른 방향성을 지닌다고 밝혔다. 또한 2026년 공개할 벤틀리의 순수 전기 양산 제품에 대한 예고편도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새로운 차와 관련된 미묘한 디자인 요소들이 이 콘셉트카의 외관에 강조돼 있으며 실내에는 장기적으로 구현될 수 있는 디지털 및 기술 아이디어들이 담겨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