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 절묘한 균형, 푸조 3008 스마트 하이브리드

입력 2025년07월11일 10시00분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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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움과 익숙함이 제공하는 균형감 갖춰
 -하이브리드 느낌 없이도 높은 효율 선사해
 -숨고르기 나선 경쟁차, 푸조에게는 기회

 

 푸조답다는 말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단순히 프랑스 감성을 뜻하는 걸까, 아니면 낯설지만 신선한 운전 경험을 제공하는 어떤 감각일까. 8년 만에 완전변경을 거친 푸조 3008은 그런 고민에 하나의 답을 내놓는다. 전기차로 가는 길목에서 푸조는 완전한 전기화가 아닌, 조화로운 전동화를 택했다. 패스트백 실루엣을 갖춘 SUV, 전기모터가 조력자로 나선 파워트레인, 실용성과 감성을 모두 잡은 구성. 푸조는 이번에도 독특하게, 그러나 합리적으로 움직였다.

 


 

 ▲디자인&상품성
 전작과 전혀 다른 분위기다. 특히 전면 디자인은 이전보다 훨씬 입체적이고 과감하다. 새 엠블럼을 전면 중앙에 큼직하게 배치했고 사자의 발톱자국을 연상케 하는 LED 주간 주행등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헤드램프와 그릴은 범퍼와의 경계가 아주 희미하게 느껴질 만큼 밀도감있는 조형감을 갖고 있다. 이렇다보니 다양한 요소가 깔려있음에도 전반적으로 군더더기 없는 조형감이다. 

 

 측면은 408을 연상케 할 정도로 역동적인 패스트백 스타일이다. 전통적인 SUV의 비율과는 사뭇 다르지만 세단과 SUV의 경계를 허무는 독창적인 스타일은 단연 푸조 답다. 여기에 역동적인 캐릭터 라인과 독특한 형상의 19인치 휠까지 더해져 여러모로 보는 재미가 있다. 

 



 

 후면부는 3008의 또 다른 백미다. 일체형 램프는 크롬 장식을 배제하고 블랙 컬러 위주로 구성해 조명체의 입체감을 더욱 두드러지게 만든다. 전반적으로 입체감 있는 조형이다보니 범퍼가 플라스틱의 질감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어도 멋스럽다. 그 흔한 크롬 가니쉬나 금속성 장식 없이도 특유의 실용성과 절제감을 드러내는 모습이기도 하다. 

 

 실내에서는 푸조 특유의 아이콕핏 인테리어를 그대로 계승했다. 커브드 디스플레이는 마치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모습으로 설계해 시인성을 높였고 중앙 하단에 마련한 터치패드는 차의 주요 기능을 보다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도록 했다. 무선 충전 패드와 각종 수납공간도 더해 실용성도 더 강조한 모습이다. 

 




 

 전반적인 인테리어 조형 요소가 운전자를 감싸는 형태다 보니 사람에 따라서는 다소 비좁다고 느껴질 수도 있겠다. 다만 몰입감있는 디스플레이와 마치 항공기 조종간처럼 컴팩트하게 설계된 스티어링 휠 등 유니크한 구성 요소들 덕분에 답답하다는 느낌을 받기는 힘들다. 

 

 2열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바깥에서 봤을 땐 패스트백 스타일이라 헤드룸 손실이 있을 것 같았는데, 키 180cm의 성인 남성이 앉아도 일정 정도의 헤드룸이 확보된다. 1열 대비 조금 높게 설계된 시트와 파노라믹 선루프까지 더해져 실질적인 개방감은 부족함이 없다. 

 

 ▲성능
 시스템의 핵심은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1.2ℓ 3기통 터보 엔진과 전기모터, 전자식 6단 듀얼클러치(E-DCT)가 조화를 이룬다. 출력은 최고 136마력, 최대토크는 23.9㎏·m이며 전기모터만으로도 저속 주행이 가능한 '준 하이브리드'다.

 


 

 실제 시내 주행에서는 모터의 개입이 자연스럽다. 정차 후 출발 시, 전기모터가 아주 잠깐이나마 먼저 차를 끌고 나간다. 엔진의 부하를 줄여주니 3기통 엔진 특유의 텁텁한 엔진음도 한결 잦아든다. 효율에도 전반적인 승차감에도 모두 좋은 일이다. 

 

 최근의 하이브리드가 전기차에 가까운 느낌을 강조하는 것과 달리 3008은 내연기관과의 조화를 강조한다. 모터는 주인공이 아니라 조력자처럼 움직인다. 출발할 때는 조용히 밀어주고 감속할 때는 회생제동을 걸어 자연스러운 감속과 배터리 재충전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다. 엔진과 모터의 전환은 눈에 띄지 않게 이뤄지고, 변속 역시 이질감 없이 매끄럽게 이어진다.

 


 

 그 결과 3008은 하이브리드라는 전동화 기술을 채택하면서도 여전히 운전자가 익숙한 내연기관차의 감각을 간직하고 있다. 운전자는 '새로운 기술을 사용하는 중'이라는 자각 없이도 효율을 경험할 수 있고, 그 속에서 기계와 호흡하는 즐거움은 유지된다. 시내 주행에서의 체감 효율은 약 15~17㎞/ℓ 수준. 공인 복합연비는 14.6㎞/ℓ로 도심 중심의 주행 환경에서는 기대 이상의 수치를발휘한다.

 

 고속도로에서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존재감이 줄어드는 대신, 기본기 좋은 유럽차 특유의 안정감이 드러난다. 스티어링은 정확하고 직관적이며, 차체 거동도 짜임새 있다. 서스펜션은 단단한 편이나 요철을 무디게 넘겨주며, 고속에서도 흔들림이 적다. 가솔린 터보 엔진 특유의 출력 한계는 있지만, 일상 주행에선 부족함을 느끼기 어렵다.

 


 

 푸조 하면 빼놓을 수 없는 핸들링 성능도 여전하다. 독일차나 일본차였다면 최대한 억제할 롤링을 아주 직관적이고 예측 가능하게 선사한다. 자세를 고쳐잡는것도 아주 자연스러워서 어떤 코너에서건 자신감있게 운전에 임할 수 있다. 

 

 ▲총평
 푸조 3008 스마트 하이브리드는 대세를 푸조만의 방식으로 풀어냈다. 전동화 전환이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면 이 차는 그 첫 관문으로 안성맞춤이다. 실용성과 감성, 하이브리드의 효율까지 모두 갖췄고 이를 통해 하이브리드의 유려한 경험을 제공하면서도 연료 효율과 정숙성, 실용성을 고루 제공한다. 

 

 무엇보다 이 차의 강점은 합리적인 가격이다. 2세대와 동일한 수준의 가격을 유지했다. 가격은 알뤼르 4,490만원, GT 4,990만원이며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 적용 가격은 각각 4,425만1,000원, 4,916만3,000원이다. 경쟁자들이 숨고르기에 들어간 지금 3008이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이끌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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