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 선택의 즐거움, 랜드로버 디펜더 130 캡틴 체어스

입력 2025년09월25일 08시3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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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0 기반 여유로운 7인승 디펜더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진짜 SUV

 

 랜드로버를 대표하는 정통 SUV 디펜더는 화려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다. 도어와 길이에 따라 90, 110, 130으로 나뉘고 다양한 에디션을 통해 특별함을 더한다. 이와 함께 하드코어 고성능 버전의 옥타까지 등장시키며 차가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넓혔다. 그리고 여기 또 하나의 특급 디펜더가 있다. 바로 130 캡틴 체어스다. 7명이 함께 즐기는 활용성 높은 고급 디펜더인데 선택의 즐거움을 더할 캡틴 체어스를 직접 시승하며 차의 가치를 확인했다. 

 



 

 ▲디자인&상품성
 겉모습은 언제 봐도 듬직하고 당당하다. 각을 적극적으로 사용한 차체는 오리지널 디펜더의 면모를 계승하고 반원 모양의 주간주행등과 둥글게 말아 올린 범퍼는 마냥 딱딱할 것이라는 정통 SUV 이미지를 탈피한다. 두툼한 보닛 양끝을 비롯해 팬더에는 멋과 기능을 모두 충족시키는 장식이 들어있고 차체 사이즈에 걸맞은 사이드미러와 큼직한 유리창도 이상적이다. 

 

 캡틴 체어스는 디펜더 중에서도 가장 긴 130 베이스이기 때문에 차체 길이만 5.3m에 이르고 앞뒤바퀴 사이 거리를 뜻하는 휠베이스 역시 3m를 가뿐히 넘긴다. 한 눈에 봐도 상당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도로 위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단정한 디자인의 무광 그레이 20인치 휠과 올터레인 타이어 조합은 이 차가 어떤 순간에서 빛을 발휘하는지 가늠할 수 있다.

 

 뒤는 이보다 세련된 정통 SUV가 또 있을까 싶다. 칼같이 깎아 놓은 뒤쪽 라인과 매립 형식의 테일램프는 보면 볼수록 매력을 더하고 중앙을 차지하고 있는 타이어와 견인고리 등이 마련된 두꺼운 범퍼는 믿음을 키운다. 또 한쪽 손잡이를 잡고 냉장고처럼 옆으로 열 수 있는 트렁크도 뿌듯하다.

 

 실내는 디펜더 고유의 개성을 유지하면서도 최고급 소재를 활용해 세련미와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중심에는 디펜더의 시그니처인 크로스 카 빔이 있다. 말 그대로 단단한 뼈대의 역할을 강조하면서도 노출 구조를 통해 모던함까지 챙겼다. 심지어 메탈릭 그레이 파우더 코트 피니시를 적용해 무척 고급스러워 보일 정도다. 보면 볼수록 마음을 빼앗기는 핵심 포인트다.

 

 그 사이로는 풀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1.4인치 센터페시아 모니터로 채웠다. 피비 프로(PIVI Pro)로 불리는 UI/UX는 많은 랜드로버 라인업에서 오랫동안 사용하던 익숙한 구성이다. 반응도 무난하고 구성도 깔끔해 사용하는 데에는 크게 불만이 없다. 반면, 험로 주행에 최적화된 그래픽은 라이벌 대비 실력을 압도하며 큰 만족을 안겨줬다.

 











 

 오프로드 주행 시 즉각적인 조작을 해야 하는 차의 특성에 맞춰서 길쭉한 변속 레버와 수많은 물리버튼이 보인다. 공조장치와 주행 모드를 한 곳에 몰아넣었는데 처음에는 다소 복잡해 다루기 어려울 수 있지만 한 번 손에 익으면 편하고 직관적이다. 스티어링 휠 사이즈는 요즘 차 치고는 매우 크다.

 

 림 폭은 얇은데 지름이 상당해 낯설 수 있다. 하지만 이 부분도 정통 SUV임을 감안하면 이해할 수 있다. 험로에서는 바닥 지형이 불규칙적이어서 순식간에 스티어링 휠이 돌아가거나 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손 주위에 넉넉한 공간을 마련해 놓는 커다란 스티어링 휠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디펜더는 차의 태생과 본분을 충실히 따르고 있는 것이다.

 

 센터 터널은 전부 수납공간으로 꾸몄다. 그 어떠한 버튼도 보이지 않는다. 앞쪽에는 두 단계로 서랍을 마련했고 중앙에는 깊은 컵홀더, 뒤에는 휴대폰 무천충전 장치와 조절 가능한 냉장고가 있다. 아이스크림이 녹지 않을 정도의 온전한 냉장 기능을 제공하기 때문에 장거리 주행에서 발군의 실력을 드러낸다. 이와 함께 브릿지 구조로 되어있어 아래쪽에도 여분의 수납공간이 뚫려 있다.

 

 소재 역시 프리미엄 브랜드 다운 실력이다. 시트가 마음에 드는데 에보니(Ebony)와 캐러웨이(Caraway) 두 가지 색상의 윈저 가죽 및 크바드라트 소재를 제공한다. 여기에 스웨이드클로스 소재의 헤드라이닝이 더해져 더욱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가죽의 질감은 물론 앉았을 때의 편안함도 라이벌 대비 높다. 물론 레인지로버 시리즈에서 봤던 화려한 무늬 같은 건 없지만 도심 속에서 함께하기에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고급스러움을 잘 갖고 있다.

 











 

 사실 이 차의 핵심은 2열과 3열이다. 각각 실내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해 장거리 여행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최적의 편안함을 제공하는 것.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2열에는 개별 암레스트와 윙타입 헤드레스트가 장착된 캡틴 체어스가 기본이다. 14방향 전동 조절이 가능한 독립식 시트는 히팅 및 쿨링 기능을 갖춰 계절에 관계없이 쾌적한 승차 환경을 제공한다. 중앙에는 별도의 공조장치와 송풍구, USB 충전포트, 매립식 컵홀더 등이 위치해 있다.

 

 3열은 1,200㎜의 폭과 804㎜의 레그룸, 여유로운 헤드룸으로 성인도 편안하게 탑승할 수 있다. 또 시원스러운 유리창과 3열 전용 선루프 등이 있어 개방감도 좋다. 물론 양 끝에 뒷 타이어 공간이 한쪽 다리를 침범하는데 크게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전용 송풍구와 컵홀더, 열선 시트를 갖춰 탑승 인원 모두가 동일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트렁크는 넉넉하다. 3열 시트까지 모두 사용해도 389ℓ의 트렁크 공간을 확보해 실용성을 높였다. 40:20:40 분할 폴딩 기능을 통해 다양한 적재 구성이 가능하며, 2열과 3열을 모두 접을 경우 적재 공간은 최대 2,291ℓ로 늘어나 캠핑이나 아웃도어 활동에 최적화된 공간 활용이 가능하다. 각종 충전 포트가 기본이며 뒤쪽 서스펜션을 이용해 높낮이 조절도 가능하다. 물건을 넣고 뺄 때 한결 수월할 듯하다.

 











 

 ▲성능
 디펜더 130 캡틴 체어스는 P400 X-다이내믹 HSE 기반이다.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기술을 적용한 인제니움 3.0ℓ I6 가솔린 엔진이 탑재돼 있으며 트윈 스크롤 터보차저 및 48V 슈퍼차저를 장착해 최고출력 400마력, 최대토크 56.1㎏∙m를 발휘한다. 이를 바탕으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단 6.6초 만에 도달하며 부드러우면서도 강력한 주행 성능을 드러낸다.

 

 시동을 걸고 주행을 이어 나갔을 때의 첫 느낌은 “매끄럽다”라는 것이다. 차의 성격과 크기, 무게 등을 감안하면 묵직하면서 거칠게 반응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전부 기우였다. 일반 도심형 SUV를 몰고 있는 것처럼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발진 가속이 인상적이었다. 엔진 회전수도 차분하고 급하게 바늘을 튀기지 않는다. 그만큼 여유롭고 편안한 주행 경험을 느낄 수 있다.

 

 400마력의 힘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주행 모드를 다이내믹으로 돌리면 된다. 호쾌하게 속도를 올리고 빠른 반응을 보여준다. 물론 이 과정에서도 자극은 최대한 덜어냈다. 담백하면서도 충분히 속도감을 느낄 수 있는 세팅이다. 이와 함께 중속을 넘어 고속으로 향하는 과정이 화끈하기 때문에 뻥 뚫린 직전 주로에서 장거리 고속 주행을 할 때 유용할 듯하다. 

 

 이 같은 특징을 바탕으로 여유롭게 크루징하며 차가 주는 감성을 느꼈다. 주행 보조 장치는 제 역할을 200% 넘게 수행하며 악천후 주행에서 든든함을 더했다. 참고로 신형 디펜더는 6개의 카메라, 12개의 초음파 센서, 4개의 레이더를 통해 극한 환경에서도 자신 있게 주행할 수 있도록 다양한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을 제공한다. 

 









 

 풍부한 메르디안 사운드 시스템이 주는 환상적인 음장감도 분위기를 더한다. 오래 들어도 귀가 피곤하지 않으며 다양한 입체 음향을 통해 만족을 높인다. 또 은은한 조명까지 더해 고급 감성을 극대화하고 탑승자 모두에게 기분 좋은 이동의 경험 을 제공한다. 랜드로버가 줄 수 있는 영국스러운 품격과 매너가 묻어난다.

 

 이 외에 디펜더는 정통 SUV이지만 바디온 프레임이 아닌 모노코크 바디를 사용한다. 강성 측면에서 괜찮을까 생각하겠지만 랜드로버 역시 이를 모를 리 없다. 그래서 첨단 공법과 소재로 모노코크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했다. 그 결과 디펜더는 최대 29,000Nm/도의 차체 비틀림 강성을 갖추고 있다.

 

 충격 흡수가 탁월해 승차감이 우수하고 동시에 단단하게 차를 잡아주는 능력도 좋다 보니 온, 오프로드 모두에서 큰 만족을 준다. 여기에 더해 전자식 에어 서스펜션과 함께 연동된 어댑티브 다이내믹스 시스템은 온로드에서 제 역할을 다한다. 노면 상태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차체 움직임을 정교하게 제어하기 때문이다.

 

 디펜더 존재 이유인 오프로드 특화 기능도 주목할 부분이다. 더욱 길어진 전장에도 전후방의 짧은 오버행이 37.5도의 접근각과 28.5도의 이탈각을 제공해 어떠한 환경에서도 궁극의 모험을 가능하다는 뜻이다. 전자식 에어 서스펜션은 지상고를 최대 145㎜까지 조절할 수 있어 다양한 주행 환경에 대응하며 최대 900㎜ 깊이의 도강 능력을 갖춰 극한의 오프로드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퍼포먼스를 제공한다.

 









 

 여기에 급경사와 온·오프로드, 견인 등 주행 환경에 따라 속도를 정확히 제어하는 트윈 스피드 트랜스퍼 박스와 최적의 트랙션 및 험로 탈출 기능을 갖춘 전자식 액티브 리어 락킹 디퍼런셜을 더해 강력한 오프로드 주행 능력을 완성한다. 그리고 이 모든 걸 7명이서 함께 경험할 수 있다.

 

 ▲총평
 디펜더 130 캡틴 체어스는 랜드로버 정통 SUV가 어디까지 확장할 수 있는 지 가능성을 보여주는 차다. 더욱이 오프로드 성격 짙은 SUV는 투박하고 고급감과 거리가 멀며 불편할 것 같다는 편견을 완벽히 날려 버리기 때문에 매력과 가치는 배로 높아진다.

 

 우수한 감성 품질을 바탕으로 7명이 여유롭게 이동할 수 있고 차가 주는 헤리티지와 존재감은 덤으로 챙겨간다. 선택의 즐거움을 높인 또 하나의 디펜더는 후회 없는 결과로 이어지며 즐거운 카-라이프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

 









 

 한편, 랜드로버 디펜더 130 캡틴 체어스의 가격은 1억5,297만원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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