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한국사업장, '한국형 고정밀 지도' 구축..슈퍼크루즈 한걸음 전진

입력 2025년10월02일 08시10분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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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도 반출 문제, '자체 제작'으로 돌파
 -GMTCK 주도, 지도 일일이 매핑 작업해
 -데이터 센터도 국내에 구축..100억 투자해

 

 GM한국사업장이 핸즈프리 운전자 보조 시스템 슈퍼크루즈를 한국에 공식 도입했다. 북미·중국에 이어 세 번째 시장이지만, 한국에서의 준비 과정은 단순한 기술 이식이 아니었다. 

 


 

 회사는 지난 1일 서울 삼성동 오크우드에서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슈퍼크루즈 연내 도입을 발표하고 기능 구현에 필요한 고정밀 지도 문제를 해결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내 도로 환경과 규제에 맞춰 고정밀 지도를 처음부터 다시 만들고 이를 처리할 데이터 센터를 현지에 직접 구축하는 등 이례적인 투자가 뒤따랐다.

 

 슈퍼크루즈는 라이다 기반의 차선 단위 HD 지도를 바탕으로 작동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일정 축척 이상의 정밀 지도 데이터를 국외로 반출할 수 없도록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국가 안보 차원에서 주요 인프라와 지형 정보가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이 때문에 글로벌 서비스 대부분이 국내에서는 제약을 받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구글맵이다. 전 세계 어디서든 내비게이션과 위치 기반 서비스로 활용되는 구글맵이 유독 한국에서만 정밀 내비게이션 기능을 구현하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실제로 과거 모바일 증강현실 게임 ‘포켓몬 고’가 한국에서 늦게 도입된 이유도 정밀 지도 데이터의 해외 반출 제한이 걸림돌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장벽은 자동차 분야에도 동일하게 적용됐다.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GMTCK)는 수년간 고속도로와 간선도로 2만3,000㎞ 이상을 라이다 센싱으로 직접 매핑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는 한국 도로 특유의 버스 전용차선과 잦은 공사 구간까지 반영해 북미와는 다른 도로 환경을 충실히 담아냈다.

 

하승현 부장은 “정밀 지도는 한국 엔지니어들이 주도적으로 구축한 독자적인 결과물”이라며 “슈퍼크루즈를 국내에 맞게 현지화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었다”고 설명했다.

 


 

 데이터를 안전하게 다루기 위해 GM은 한국 내 전용 데이터센터까지 구축했다. 국외 서버를 거치지 않고 실시간 업데이트가 가능한 구조를 만든 것. OTA 방식을 통해 분기 단위로 지도를 갱신하며 사용자는 항상 최신 도로 정보를 기반으로 슈퍼크루즈를 사용할 수 있다. 회사 측은 “정확성·신뢰성·신속성을 보장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치였다”며 “투자 규모만 100억 원을 넘겼다”고 밝혔다.

 

 채명신 GM한국사업장 디지털비즈니스 총괄 상무는 “슈퍼크루즈는 단순히 북미 기술을 가져온 것이 아니라 한국에 맞게 재설계된 버전”이라며 “국내 법규와 도로 사정, 지도 반출 제한 등 현실적인 난관을 풀기 위해 현지 엔지니어들이 주도적으로 개발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과정 자체가 한국 시장을 얼마나 전략적으로 중요하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이번 발표는 단순한 신기술 도입이 아니라 GM이 한국을 미래 모빌리티 실험무대로 삼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슈퍼크루즈를 위한 지도와 데이터 인프라가 한국 현지에서 구축된 만큼, 향후 다른 브랜드와 차종에도 확대 적용될 가능성이 커졌다. GM은 “한국 소비자들이 진정한 핸즈프리 경험을 일상에서 누릴 수 있도록 현지화와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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