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 밥 먹고 커피 마시러 車 전시장 간다

입력 2025년10월02일 08시2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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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노코리아, 전시장에 ‘베리키친 강남’ 입점
 -미니(MINI), 전시장 안으로 들어온 스타벅스

 

 자동차 전시장이 끝없는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단순히 쾌적하고 고급스러운 공간을 연출하는 데에서 벗어나 더 오래 그리고 머물고 싶은 장소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 이를 위한 매게체로 F&B(식음료)를 선택했다. 프렌차이즈 커피 브랜드를 전시 공간 안에 입점시키기도 하고 아예 별도의 카페를 만들어 선보이기도 한다. 심지어 식당을 차려 밥을 먹으며 신차를 보는 것도 가능하다.

 
 

 르노코리아는 최근 강남전시장을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공식 개장했다. 주목할 부분은 연계 공간에 식당을 마련한 것. 전세계 르노 전시장 중 직영이 아닌 딜러사 운영점에서 F&B 공간을 도입한 사례는 르노코리아 강남전시장이 최초다. 퓨전 음식점 ‘베리키친 강남’이 입점해 낮에는 샌드위치, 샐러드 등 캐주얼한 음식, 저녁에는 와인과 함께 즐길 수 있는 퓨전 요리를 선보인다. 감각적인 인테리어와 함께 맛집이라는 입소문을 타면서 초기 반응도 긍정적이다. 또 트렌드를 파악하고 과감한 시도를 통해 국산차 전시장 중 가장 신선하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소형 프리미엄 브랜드 미니(MINI)는 인천 계양 전시장 안에 프렌차이즈 커피 브랜드인 스타벅스가 있다. 구역을 나눠 놓지 않았으며 최신 미니 라인업과 카페가 한 공간에서 소비자를 맞이한다. 커피를 마시면서 차도 보고, 반대로 차를 상담 받으면서 커피도 마시는 일석이조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이 외에 일부 자동차 브랜드는 전시장 내에 자체적인 카페를 운영하며 소비자 잡기에 나섰다.

 

 BYD는 인천광역시 서구에 카페형 전시장을 열었다. 전시 공간과 카페존이 연결돼 체험이 가능하며 자유롭게 방문해 커피를 즐기며 BYD 전기차를 볼 수 있다. '산들바람(Breeze)' 콘셉트를 적용해 목재와 돌 등 친환경 소재를 활용하고 곡선형 디자인에 따뜻한 색감을 더해 편안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를 구현했다.

 

 한걸음 더 나아가 복합문화 공간을 지향하기도 한다. 혼다는 분당에 모빌리티 카페 더 고를 열었다. 시승센터와 카페가 결합된 브랜드 체험 공간으로 어린이 교통안전 교육, 모토GP 상영회, 커피 브루잉 클래스, 라운지 토크쇼 등 다양한 참여형 문화 프로그램을 활발히 운영 중이다. 또 토요타는 작년 잠실 롯데월드몰에 운영하고 있는 복합문화공간 '커넥트 투' 개관 10주년을 맞아 리뉴얼 개장했다. 자동차가 전시된 카페의 개념을 넘어 브랜드의 철학을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장소로 탈바꿈했다는 평이다.

 



 

 -토요타, 혼다, BYD 카페 공간 집중하며 차 소개
 -더 오래 머물고 싶은 공간 만들기 위한 노력

 

 이처럼 자동차 전시장과 F&B 결합이 중요한 전략으로 떠오른 데에는 몇 가지 배경이 있다. 먼저, 체류 시간 확대다. 전통적인 전시장은 방문은 차를 둘러보고 상담 및 퇴장으로 머무는 시간이 짧다. 하지만 카페나 음식점을 도입하면 고객이 자연스럽게 더 오래 머물며 브랜드와 접촉하게 된다. 오래 머무는 동안 차량 디자인, 기술, 브랜드 스토리 등에 노출되면서 구매 전환율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 속에서 브랜드 경험과 이미지 강화는 덤으로 챙겨간다. 이제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아이콘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F&B는 일상에서 가장 접점이 많은 소비 활동이라, 자동차 브랜드가 ‘일상 속 동반자’ 이미지를 심어주기에 적합하다.

 

 이렇게 되면 더 이상 "차 보러 가자”라는 말 보다는 “밥 먹으러 가자, 커피 마시러 가자”라는 말로 자연스럽게 대체될 수 있다. 자동차를 접하는 순서라면 훨씬 심리적 장벽이 낮아질 수 있는 이유다. 자동차 구매율이 저조한 2030세대나 여성 소비층에게도 친근하게 다가가기 좋은 전략이다.

 

 전시장 입장에서는 판매 공간의 다변화를 통해 수익 모델을 확장하는 것도 가능하다. 자동차 판매만으로는 공간 활용도가 제한적인데. 카페·레스토랑을 운영하면 부가 수익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전시장을 복합문화공간으로 전환해 수익 구조를 다각화할 수도 있다.

 



 

 궁극적으로는 경쟁 심화 속 차별화 전략이라는 점이 주효하다. 국내 자동차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이고 온라인으로도 정보 탐색과 구매까지 가능한 세상이다. 단순 전시장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렵기 때문에 F&B와 융합해 가보고 싶은 공간을 만드는 것이 경쟁 전략이 된다.

 

 결국 자동차 전시장은 단순히 ‘차를 판매하는 공간’이 아니라 사람들이 시간을 보내고 문화를 체험하는 생활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F&B는 그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가장 직관적이고 효과적인 '브릿지(다리)' 역할을 할 것이다. 

 

 소비자는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브랜드와 접점을 만들고 자동차 회사는 그 안에서 새로운 세대를 끌어들이는 기회를 얻게 된다. 자동차와 카페, 레스토랑의 만남은 더 이상 이색적인 조합이 아니다. 오히려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와 시장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수 전략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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