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번째 현대 커미션 작가, 마렛 안네 사라 선정

입력 2025년10월14일 08시53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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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유럽 선주민 사미 공동체 가치관 담아내
 -英 테이트 미술관서 내년 4월까지 전시

 

 현대자동차와 영국 테이트 미술관이 장기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치르는 '현대 커미션: 마렛 안네 사라: Goavve-Geabbil' 전시회가 14일(현지시간)부터 내년 4월 6일까지 열린다.

 


《현대 커미션: 마렛 안네 사라: Goavve-Geabbil》 전시 전경 출처: Photo © Tate (Ben Fisher)

 

 현대 커미션은 현대차와 테이트 미술관이 2014년 체결한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테이트 모던의 대규모 전시장인 터바인 홀에서 매년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는 프로젝트다. 2015년 아브라함 크루즈비예가스를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이미래 작가가 참여했으며 올해는 마렛 안네 사라가 열 번째 현대커미션 작가로 참여한다. 

 

 마렛 안네 사라는 북유럽과 러시아에 걸쳐 거주해온 선주민 사미 공동체 출신으로 순록 목축 등 이들의 삶에 밀접한 재료, 방법 등을 사용해 동물, 대지, 물, 인간의 호혜적 관계를 보여주는 조각과 설치 작품을 선보여왔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자신의 삶과 경험을 바탕으로 오늘날 사미 사회가 직면한 생태 문제를 조명하고  미래 세대를 위한 다양한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한다.

 

 터바인 홀 입구로 들어서면 보이는 <Goavve->(2025)는 순록 가죽을 전력 케이블로 정교하게 엮어 완성한 대형 조형 작품으로 전시장 높이 28m에 이르는 규모와 존재감으로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작품명의 ‘Goavve’는 극심한 기후 변동으로 지표면이 겹겹이 얼어붙어 동물들이 먹이를 얻지 못하는 현상을 일컫는 사미어이며, 작품에 활용된 순록 가죽은 선주민의 전통과 지혜에서 비롯된 힘을, 케이블은 사프미 지역 개발과 산업화로 인한 생태계의 변화, 이주와 이동, 사라져 가는 문화를 상징한다.

 


《현대 커미션: 마렛 안네 사라: Goavve-Geabbil》 전시 전경, 출처: Photo © Tate (Sonal Bakrania)

 

 터바인 홀 안쪽에 설치된 <-Geabbil>(2025)은 1초 만에 공기를 80도까지 데우는 순록의 고유한 코 구조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미로 형태의 설치 작품으로, 관객은 작품 내부의 구불구불한 통로를 따라 걸으며 사미 공동체의 정체성과 고유한 문화를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상상할 수 있다. 작품명의 ‘Geabbil’은 유연하거나 적응력이 있다는 의미의 사미어로, 보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대안적 전략을 모색하는 작가의 작품 세계를 반영한다.
 
 작가는 공동체적 가치의 관점에서 비언어적 상호 작용에 주목하며, 순록, 사프미 지역 식물을 상징하는 향을 통해 관객들에게 후각적인 소통의 경험을 선사한다. 지역의 자연 환경을 담아낸 소리와 사미 전통 음악 요이크(Joik), 그리고 작가의 공동체 원로들이 들려주는 구전 지식이 어우러진 사운드가 터바인 홀 내에 울려 퍼져, 관객들에게 사미의 다양한 전통과 지식, 그리고 실천을 깊이 탐구할 수 있는 다감각적 경험도 제공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공존의 가치에 주목하는 이번 현대 커미션 전시가 인류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지혜를 발견할 수 있는 장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전시 진행은 테이트 모던 국제 미술 큐레이터 헬렌 오말리와 전시 어시스턴트 해나 고얼리즈키가 맡았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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