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 스포츠 콘셉트 전시하며 존재감 과시
-혼다 프렐류드, 하이브리드 스포츠카로 부활
-마쓰다·스바루, 로터리·STI에 관람객 '환호'
일본 스포츠카의 전성기, 이른바 JDM(Japanese Domestic Model)의 시대가 다시 올까.
지난 29일 일본 도쿄 빅사이트에서 개막한 '2025 재팬모빌리티쇼'에서는 한동안 잊혀졌던 일본 스포츠카의 부활을 예고하는 차들이 대거 등장하며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렉서스는 앞서 몬테레이 카 위크 더 퀘일에서 공개한 스포츠 콘셉트를 일본 최초로 공개했다. 점진적인 디자인과 미래 지향적인 비전을 담으면서도 렉서스 고유의 정체성을 담아낸 게 특징이다. 외신들은 이를 두고 콘셉트카가 차세대 LC의 외형을 담아낸 게 아니냐고 추정하고 있다.
혼다는 하이브리드 스포츠카 프렐류드를 전면에 내세웠다. 1990년대의 상징적인 쿠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차로 정통 2도어 쿠페 실루엣에 e:HEV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결합했다. ‘아름다운 균형’을 주제로 내연기관 특유의 반응성과 전동화 기술의 효율을 동시에 추구했다는 게 혼다의 설명이다.
스바루는 ‘STI 퍼포먼스 콘셉트’를 통해 랠리 유전자의 부활을 알렸다. 전면의 대형 에어 인테이크와 과감한 리어윙 디자인은 한때 WRC 무대를 풍미했던 임프레자 WRX STI의 실루엣을 떠올리게 한다. 현장에서는 “그 시절 랠리카가 돌아왔다”며 관람객들의 환호가 이어졌다.
백미는 단연 마쓰다였다. 많은 팬들이 기다려온 로터리 엔진이 비전 X 콘셉트로 되살아났다. 마쓰다는 로터리 터보 엔진을 기반으로 한 PHEV 파워트레인을 적용해 부드러운 회전 질감과 고회전 사운드의 매력을 유지하면서도 전동화의 효율을 더했다.
이번 모빌리티쇼에서 확인된 일본 완성차 메이커들의 흐름은 단순히 과거의 명성을 되살리는 것이 아니라 미래지향적 전동화 기술을 접목한 가운데 감성적 드라이빙 가치를 유지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1990~2000년대에 쏟아진 'JDM'의 감성을 전동화라는 시대적 변화에 맞춰 재해석하려는 움직임인 셈이다.
우리나라와 중국 등 빠르게 일본차를 추격하고 있는 경쟁자와의 차별화 시도로도 읽힌다. 전기차가 등장하며 전반적인 성능이 상향 평준화 된 가운데 차별성을 꾀하기 위해서는 자신들만의 헤리티지와 감성을 얼마나 담아낼 수 있는지가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는 "얼마나 빠르게, 어느 정도의 형태로 양산화 될 것인가가 핵심"이라며 "스포츠카 시장 자체가 좁아진 상황인 데다 수익성도 중요하게 작용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도쿄(일본)=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