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안심 케어 프로그램, 실효성 떨어져
-투명한 원인 공개, 진정성이 더 중요해
테슬라의 배터리관리시스템(BMS) 품질 논란이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회사가 배터리 안심 케어 프로그램을 통해 진화에 나서는 모습이지만 오너와 대중의 시선은 여전히 차갑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 BMS 오류는 올해 들어 빠르게 확산되며 사회적 문제가 됐다. 결함 차종이 늘어나는데 회사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 시정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진 것. 실제로 테슬라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9월까지 국내에 판매된 테슬라 13만4,429대 중 4,351대(3.2%)에서 BMS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2회 이상 오류가 발생한 차도 265대에 달한다. BMS 오류는 주행중 또는 시동을 걸면 갑자기 배터리 경고등이 뜨고 센터에 가서 수리를 권한다. 무시하고 타게 될 경우 멈추거나 주행가능거리가 절반 이하로 떨어지면서 사실상 자동차의 기능을 온전히 수행할 수 없어서다. 문제는 보증기간이 끝났다면 약 3,000만원에 달하는 수리비가 드는데 온전히 소비자가 지불해야 하며 보상 대책이 없다는 것이었다. 수 천여대가 동일한 상황을 겪는데도 회사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서 질타를 받았다.
이에 테슬라 BMS 이슈는 국회 및 정부기관 차원에서도 문제 제기가 활성화됐고 상황이 심상치 않자 테슬라코리아는 지난달 30일 오후에 자료를 내고 배터리 안심 케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안정적인 배터리 재고 확보 및 정비효율 개선을 통해 배터리 정비 기간을 단축할 것이라는 게 핵심이다. 또 BMS 알람 대응 강화하고 BMS 전담 채널 신설도 약속했다. 서비스 입고 즉시 대차 또는 렌터카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러한 대책은 오히려 화만 키웠다는 지적이다. 원론적인 말이며 구체적인 원인과 제발 방지 대책은 자세히 공개하지 않은 것. 심지어 리콜의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기존 자비로 수리했던 테슬라 차에 대해서는 소급 적용도 되지 않는다. 종합적으로 볼 때 문제가 커지자 마지못해 대책을 정리한 수준의 내용이며 늦장 대응이라는 비판과 함께 테슬라코리아의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여론이 상당하다.
전문가들은 배터리 안심 케어 프로그램 내용에 대해 의심을 품는다. 이번 문제의 핵심으로 부각된 오류 코드 ‘BMS_a079’에 대한 언급은 없고 기존 차주들의 요구사항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심지어 오너들 사이에서는 서비스 일선에서도 배터리 안심 케어 프로그램을 제각각 해석한다며 볼멘소리가 들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참다 못한 소비자가 직접 행동에 나섰다. 국회 국민청원을 통해 수 만명이 ‘BMS 오류 결함 조사 및 리콜’을 요구하고 있으며 일부 차주들은 전광판을 단 트럭 시위에 나서고 있다. 커뮤니티에서는 테슬라 구입을 포기하거나 미루고 다른 전기차를 알아봐야 겠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이에 업계 한 전문가는 "수천만원에 달하는 소비제인 점을 감안할 때 차의 문제와 이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는 브랜드에 대한 실망은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며 "그동안 브랜드 신뢰를 넘어 브랜드 중독으로 번진 테슬라의 인기가 한풀 꺾일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기업의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