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용 타이어, 사계절 대비 제동거리 절반
-타이어 2개 대신 4개 모두 교체해야 안전
갑작스러운 한파와 눈 소식에 월동 준비를 서두르는 운전자들이 늘고 있다. 특히 기온이 자주 0℃ 이하로 떨어지는 겨울철에는 노면 결빙과 적설로 사고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계절에 맞는 타이어 선택과 관리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겨울철에는 고무의 경화로 인해 타이어 성능이 크게 떨어진다. 기온이 낮아지면 고무가 딱딱해져 접지력이 줄어드는 특성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영상 7도 이하의 환경에서도 고무 유연성을 유지하도록 설계된 겨울용 타이어가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실제 시험 결과에서도 드러난다. 한국타이어에 따르면 겨울용 타이어는 눈길 제동(시속 40㎞)에서 사계절용 대비 절반 수준의 제동거리를 기록했고, 빙판 제동에서도 더 짧은 제동 성능을 보였다.
겨울용 타이어의 성능 차이는 구조에서도 드러난다. 표면에는 미세한 홈(커프)이 촘촘히 새겨져 있어 눈과 얼음 위에서 마찰력을 확보하고, 넓은 직선형 홈(그루브)은 녹은 눈과 수분을 빠르게 배출해 수막 형성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또한 저온에서 경화되지 않는 컴파운드를 사용해 혹한기에도 일정한 접지력을 유지한다.
다만 겨울용 타이어 장착 시 ‘두 짝만 교체하는 방식’은 위험하다. 앞바퀴만 교체하면 뒤쪽 접지력이 상대적으로 약해져 코너에서 차량이 뒤를 돌리는 오버스티어가 발생할 수 있고 뒷바퀴만 교체하면 반대로 언더스티어 위험이 증가한다. 네 바퀴 모두 동일한 겨울용 타이어로 맞추는 게 필요한 이유다.
겨울철 안전운전 요령도 숙지해야 한다. 눈길·빙판길은 마찰계수가 일반 노면 대비 4~8배 낮아 급제동과 급가속은 사고 위험을 키우는 행위다. 오르막길에서는 가능한 한 저단 기어를 활용하고 내리막에서는 엔진브레이크를 사용해 미끄러짐을 방지해야 한다. 또한 트레드 깊이가 법적 기준인 1.6㎜ 이하로 닳은 타이어는 제동력 확보가 어려워 바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
타이어 공기압 관리도 중요하다. 겨울철에는 기온 변화로 공기압이 더 빠르게 떨어지는 만큼 출퇴근 거리나 주행 환경과 관계없이 정기적인 점검이 권장된다. 공기압을 일부러 낮추는 방식은 오히려 접지력을 떨어뜨려 제동거리를 더 길어지게 할 수 있어 피해야 한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