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 심장한 첫 걸음” 로터스, EUIPO에 ‘에스프리·일레븐’ 출원

입력 2025년11월26일 08시4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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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설적인 두 차종 다시 상표권 등록해
 -헤리티지 지키면서 미래 도약 준비 마쳐

 

 로터스자동차가 최근 유럽연합 지식재산권 사무소(EUIPO)에 에스프리(Esprit)와 일레븐(Eleven) 명칭을 신규 상표로 출원한 사실이 확인됐다. 두 제품은 각각 1976년과 1956년에 출시된 로터스의 대표적인 헤리티지 카다. 더욱이 내년에는 출시 50주년과 70주년을 맞는다. 이 같은 시점에 두 차명이 다시 등록 절차에 들어가면서 로터스가 내년을 기점으로 의미 있는 움직임을 준비하고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에스프리 S1>

 

 EUIPO 자료에 따르면 두 상표는 자동차(Class 12)를 포함해 다양한 제품군을 대상으로 새롭게 신청됐다. 단순한 명칭 보호를 위한 갱신이 아닌 정식 신규 출원이라는 점에서 로터스 내부에서 관련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먼저, 로터스 에스프리는 1975년 파리모터쇼에서 첫 공개한 뒤 1976년 정식 출시된 로터스의 대표 미드십 스포츠카다. 조르제토 주지아로가 설계한 특유의 웨지(Wedge) 디자인과 경량화 구조, 후기에 이르러서는 V8 트윈터보 엔진까지 탑재하며 로터스의 공학적 정체성을 대표했다. 영화 ‘007 나를 사랑한 스파이’에 등장하며 대중적 인지도도 크게 높였다.

 

 이와 함께 로터스 일레븐은 1956년에 등장한 경량 레이싱카다. 창립자 콜린 채프먼의 철학인 ‘단순화하고, 그 다음 가볍게 하라’를 가장 순수하게 구현한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공기역학 전문가 프랭크 코스틴이 설계한 유선형 차체와 약 450㎏에 불과한 초경량 구조를 기반으로 르망 24시 등 국제 레이스에서 강한 존재감을 남기기도 했다. 이후 엘란(Elan), 엘리스(Elise), 엑시지(Exige) 등 모델 명칭 첫 글자가 ‘E’로 시작되게 한 정체성 진한 제품이다.

 


<일레븐 시리즈 1>


 업계에서는 최근 로터스가 엘레트라와 에메야 등 전동화를 중심으로 라인업을 재편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상표 출원은 전동화 시대에 맞춘 헤리티지의 재해석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로터스는 800V 전기 플랫폼과 새로운 글로벌 생산 체계를 기반으로 고성능 EV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어 두 차명이 전기 스포츠카 또는 스페셜 프로젝트 형태로 부활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현재 로터스는 두 제품과 관련된 개발 또는 출시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또 이번 상표 출원과 관련한 구체적 설명도 내놓지 않았다. 다만, 두 상징적인 차명이 동시에 새롭게 등록 절차에 들어간 것은 “내년에 로터스가 분명한 변화의 신호를 준비하고 있다”라는 평가를 뒷받침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에스프리와 일레븐은 로터스 역사에서 가장 핵심적인 의미를 지닌 제품”이라며 “전동화 전환기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두 네임플레이트가 다시 등장했다는 것은 로터스가 헤리티지와 미래 전략을 연결하는 새로운 페이지를 준비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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