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수출 호황에 속속 드러나는 잡음

입력 2025년11월27일 09시1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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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3년간 18배 상승, 수출시장 함박웃음 
 -부족한 법 체계 노려 불법체류, 사기 등 문제 심각
 -수출 단지 주변 주차장 포화 상태, 우범지대 우려도

 

 국내 중고차 수출시장이 큰 폭으로 상승한 가운데 미비한 제도를 이용한 악용 사례 및 주차 포화 상태 등 여러가지 문제점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사진: 기사와 무관>
 

 27일 업계에 따르면 중고차 시장은 한마디로 호황이다. 최근 3년간 18배 이상 성장하며 새로운 수출 효자 산업으로 부상한 것. 특히, 지난해 기준 국내 중고차 거래량 약 192만대 중 33%에 해당하는 63만 대가 해외로 팔려나갔다. 전년 대비 57.5% 증가한 수치이며 시장 규모도 빠르게 확장 중이다.

 

 이처럼 해외에서 한국 중고차의 인기 이유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공급망 붕괴가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것으로 보인다. 독일이나 미국차 판매 및 수입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품질 좋은 중고 국산차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그 결과 우회 경로를 통해서 러시아 또는 우크라이나에 중고차가 들어가고 있으며 키르기스스탄이 중계무역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중고차 수출 인기가 높아지자 관련 산업인 부품 시장 역시 활기를 띄고 있다. 해외 바이어들이 단순히 자동차만 우리나라에서 구입해 가지 않기 때문이다. 현지로 돌아가서 다시 조립하거나 상품화 과정을 거치는데 이를 위해서 국내 부품도 함께 구입하고 있다.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지만 그만큼 여러 문제가 속속 수면위로 드러나고 있다. 영세 수입상이 국내 딜러와 직거래하며 거래 투명성이 낮아지고 있고 해외 바이어들이 직접 법인을 설립해 불법 체류 인력을 활용하는 등 비효율적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 더욱이 현행법상 중고차 수출업은 허가나 등록이 필요 없다 보니 이처럼 검증되지 않은 업체들의 중고차 매입과정에서 사기를 치는 경우도 많다. 높은 매입가를 제시하면서 차주에게 계약금만 내고 차를 받아간 뒤 결함을 찾았다며 잔금 상당액을 떼먹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물리적인 문제도 빼 놓을 수 없다. 바로 주차다. 폭증한 물량에 차를 세워놓을 만한 곳이 마땅치 않아서다. 더욱이 한 대당 월 10만 원 임대료 아끼겠다며 중고차를 무단 방치해놓고 있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승용차, 화물차는 물론 버스 같은 대형 차들도 번호판 없이 길가에 세워져 있으며 자칫 우범지대로 전락할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처럼 중고차 수출 시장의 급성장은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내는 동시에 그늘도 함께 키우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법적 사각지대 속에서 발생하는 여러 혼란은 더 이상 개인 간의 민원 수준에 머무를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대로 방치하면 수출 경쟁력이 훼손될 뿐 아니라 지역 주민 피해가 더 커질 수 있어 정부가 직접 관리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중고차 수출의 호황이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발전할지 아니면 관리 부재로 또 하나의 난제로 남을지는 지금의 선택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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