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서 시즌 최종전 제패
-에반스와 0.1초 접전 끝 우위 점해
-제조사·드라이버·코드라이버 3관왕 달성
토요타 가주 레이싱 월드 랠리 팀(TGR-WRT)의 세바스티앙 오지에가 시즌 마지막까지 이어진 접전 끝에 월드 랠리 챔피언십(WRC) 통산 9번째 드라이버 타이틀을 확정했다. 올해 신설된 최종전 랠리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코드라이버 뱅상 랑데와 함께 안정적인 레이스 운영을 펼친 결과다. 이로써 그는 프랑스의 전설 세바스티앙 로브와 역대 최다 우승 기록을 나란히 하게 됐다.
이번 대회는 모래 지형, 거친 암석, 고온 등 극한 조건이 겹친 스테이지로 구성됐다. 루스 서피스의 강한 로드 클리닝 효과로 오지에, 엘핀 에반스, 칼레 로반페라 등 상위 드라이버들은 선두 주행의 불리함 속에 타이어 마모와 펑크 위험을 안고 경기를 이어가야 했다.
포인트 3점 우위로 마지막 라운드를 시작한 에반스는 금요일 오전 타이어 교체로 1분 40초를 잃었다. 오지에 역시 오후 공기압 문제를 겪었지만 손실을 최소화하며 에반스보다 두 계단 앞선 순위로 마지막 날에 진입했다. 보너스 포인트 10점이 걸린 상황에서 실질적으로 1점 차 싸움이 된 셈이다.
토요일 첫 스테이지에서 두 사람의 차이는 0.1초에 불과했다. 그러나 33.28㎞ ‘아스판(Asfan)’ 스테이지에서 오지에는 에반스를 7.9초 앞서며 순위를 3위까지 끌어올렸고, 격차도 포지션 기준 네 칸으로 벌렸다. 에반스가 파워 스테이지에서 7.2초를 만회했지만, 오지에는 ‘슈퍼 새터데이’를 흔들림 없이 마치며 시즌 10번째 포디움(6승 포함)으로 타이틀을 확정했다.
오지에는 풀타임 활동 중단 4년 만에 다시 챔피언으로 복귀했으며, TGR-WRT와 세 번째 타이틀을 합작했다. 랑데에게는 생애 첫 종합 우승이다. TGR-WRT는 최근 7년 중 6차례 드라이버 챔피언을 배출했고 지난 5년 중 4번 제조사·드라이버·코드라이버 부문을 석권했다. 토요타는 올 시즌 중부 유럽 랠리에서 이미 제조사 타이틀을 확정했으며 이번 우승으로 통산 10번째 드라이버 타이틀을 기록해 란치아와 공동 1위에 올랐다.
준우승한 에반스·스콧 마틴 조는 올 시즌 14라운드 모두 톱6를 기록하며 꾸준함을 입증했다. 로반페라·요네 할투넨 조는 최종 라운드에서 역전 우승을 노렸으나 타이어 손상으로 흐름이 끊겼고, 마지막 날 5위까지 올라왔지만 재차 타이어 문제로 7위에 머물렀다. 로반페라는 시즌 종료와 함께 2026년 싱글 시터 레이싱에 도전한다.
팀 내에서는 사미 파야리가 랠리재팬에 이어 두 차례 스테이지 우승을 기록하며 4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카츠타 타카모토는 안정적인 주행을 이어갔으나 현대 드라이버 아드리앵 포르모와 경쟁하던 중 전복 사고로 5위로 완주했다.
WRC2에서는 올리버 솔베르그·엘리엇 에드먼슨 조가 GR 야리스 랠리2로 5연속 클래스를 제패하며 9번째 클래스 우승을 기록했다. 두 사람은 2026년부터 TGR-WRT의 랠리1 라인업으로 승격할 예정이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