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기아의 여정, 한국 산업 굵직한 서사”
 –"창업의 비전, 품질의 집념, 디자인 혁신으로 이어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기아의 80년을 단순한 기업의 역사를 넘어 한국 산업사의 중요한 장면이었다고 정의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5일 경기도 용인 기아 비전스퀘어에서 열린 기아 창립 80주년 기념 행사에서 "기아의 여정은 한 기업 역사가 아닌 한국 산업의 굵직한 서사"라며 "기아만의 혼과 도전 정신이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열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이번 행사 기념사에서 영국의 탐험가 어니스트 섀클턴을 언급하며 “섀클턴이 포기하지 않는 의지와 동료애를 보여줬듯 기아 역시 위기와 난관을 넘어서며 미래를 꿈꿔왔다”고 운을 뗐다. 이어 “현대차와 기아가 하나가 됨으로써 더 큰 미래를 향한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김철호 창업자의 비전을 기아 정신의 원류로 제시했다. 정 회장은 “김철호 창업자는 자전거를 만들던 때부터 비행기를 꿈꾸셨던 분”이라며 “모빌리티라는 개념이 자리 잡기 전부터 자전거, 오토바이, 삼륜차, 한국 최초의 종합 자동차 공장 설립까지 이어진 과감한 도전이 대한민국 모빌리티 산업의 근간을 닦았다”고 평가했다.

 현대차그룹 선대 회장들에 대한 언급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도로와 선박, 인프라를 일으켜 산업 생태계를 만든 정주영 회장과, 모빌리티의 비전을 꿈꾼 김철호 창업자가 동시대를 살며 미래를 개척한 것은 우리에게 큰 축복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몽구 명예회장에 대해 언급하며 “그룹 출범 당시 글로벌 톱5라는 비전을 제시했고 품질과 현장을 거듭 강조하며 ‘기아의 정체성을 존중해야 진정한 시너지가 난다’는 신념을 갖고 계셨다”고 회고했다. 또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검수 전 차량을 직접 운전하며 품질을 점검하던 모습이 지금도 강조되는 ‘현장의 원칙’으로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기아가 위기를 극복하는 데에는 이들만의 독특한 '혼'이 있었다고도 정의했다. 정 회장은 “기아인은 저력으로 위기를 이겨냈고, 정주영 회장이 기아 화성공장 새천년 기념비에 ‘기아 혼 만만세’를 새길 만큼 독자적이고 독보적인 정신을 갖고 있었다”고 했다. 그는 이 정신이 “오늘날 혁신 DNA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정 회장은 “조직문화 개선, 디자인 혁신, 지속 가능한 미래 모빌리티까지, 이 모든 변화의 중심에는 기아만의 혼이 있었다”며 “창업자가 만든 그 혼이 오늘의 기아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감사의 뜻도 전했다. “기아가 어려울 때 정책적 지원을 해준 정부, 기아를 위해 애써준 국민, 딜러, 협력사, 그리고 어려운 시기 기아를 믿어준 소비자에게 현대차그룹을 대표해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정 회장은 “기아의 80년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며 “후대가 자랑스러워 할 100년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