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같은 날 꺼낸 두 장의 카드
-첫 여성 사장 전면 배치, 자율주행 현장 점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같은 날 꺼낸 두 장의 카드가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첫 여성 사장 전면 배치와 자율주행 기술 현장 점검이 핵심이다. 이 두 결정은 ‘조직문화 혁신’과 ‘미래 기술 전환 가속’이라는 그룹의 전략적 메시지를 동시에 담고 있다.
<사진: 포티투닷(42dot) 아트리아 AI 시연영상>
현대차는 제조업 중심의 전통적 구조 속에서 여성 리더십이 발현되기 어려운 조직으로 인식돼 왔지만 2025년 정기 인사를 통해 이러한 ‘유리천장’을 정면 돌파했다. 정의선 회장이 높은 신임을 보여 온 진은숙 ICT담당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발령하며 현대차 창립 이래 최초의 여성 사장이 탄생한 것. 진 사장은 올해 3월 현대차 첫 여성 사내이사로 선임된 데 이어 이번 승진으로 그룹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ICT 전문가 출신의 진 사장은 2021년 12월 현대차에 합류한 이후 글로벌 원 앱 통합, 차세대 ERP 구축, 클라우드·데이터·플랫폼 기반의 IT 생태계 혁신을 주도해 왔다. 특히, NHN CTO와 NHN Soft·NHN EDU CEO를 겸직하며 클라우드, 보안, 협업 플랫폼 등 신사업과 기술 조직을 이끈 전문가다. 현대차의 소프트웨어 중심 모빌리티 전환(SDV) 전략에 실질적 추진 동력이 됐다는 평가다. 진 사장은 앞으로 그룹의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와 디지털 전환 전략 수립·실행을 총괄하며 ‘IT식 유연 문화’와 ‘자동차 제조 실행력’을 결합하는 조직 혁신을 이끌 예정이다.
<사진: ICT 담당 진은숙 사장>
같은 날 오전 정의선 회장은 포티투닷(42dot) 판교 본사를 직접 방문해 자율주행 및 SDV 전략의 중간 점검에 나섰다. 장재훈 부회장과 AVP본부 주요 임원이 동행한 이번 방문에서 정 회장은 아이오닉6 기반의 레벨2+ E2E 자율주행 시스템 ‘아트리아 AI’를 시승했다. 카메라 8대와 레이더 1대의 외부 입력을 딥러닝 NPU 하나로 통합 처리해 인지부터 제어까지 전 과정을 통합하는 구조다.
총 15km 구간을 약 30분간 주행한 시승 이후 정 회장은 주요 임원 회의에서 “안전성과 완성도를 최우선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그룹 차원의 전략적 지원을 지속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송창현 전 대표 사임 이후 첫 최고경영층의 현장 점검이다. 외부 우려 해소와 내부 기술 신뢰 재정비 행보로 해석된다.
이처럼 정의선 회장이 같은 날 꺼낸 ‘사람’과 ‘자율주행’이라는 두 전략은 각각의 영역을 넘어 서로 맞물리며 현대차그룹의 조직문화 혁신과 기술 전환을 동시에 가속하는 시너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2026~2030년 미래 산업 분야에 50조5000억원, 자율주행 상용화는 2027년 말, 고도화된 완전 자율주행 개발에도 전략 투자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