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은 수많은 변수 속에서 발빠르게 대응하며 어느때보다 치열했다. 관세 리스크에 대한 위기를 기회로 삼았고 미래차 시장에 대한 폭 넓은 기술 발전과 시장 확대를 구축했다. 또 중고차 수출이하는 새로운 산업이 부상했고 전기차 판매는 반등을 넘어 회복과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단순 판매량으로 평가하기 힘든 멀티 전략의 해로 기억된다. 올 한해 자동차 산업을 뜨겁게 달궜던 내용가운데 핵심으로 꼽히는 내용을 정리했다.
▲글로벌 통상 충격, 위기를 기회로
2025년 자동차 산업의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의 관세 강화 조치였다. 미국이 수입 자동차와 부품에 고율 관세를 적용하면서 한국산 제품도 영향을 받았다. 업계는 미국 현지 생산 확대, 멕시코 등 우회 공급망 강화, 전기차·하이브리드 중심의 상품 전략 재편으로 대응에 나섰다. 정부 역시 관세 충격 완화를 위해 2026년 친환경차 보조금 확대, 부품업체 금융 지원, 국내 투자 촉진 정책을 병행했다. 이번 조치는 한국 자동차 산업이 글로벌 공급망과 사업 구조를 재정비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미래차 기술의 지각 변동
2025년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은 단순한 생산·판매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배터리, 전장 부품, 자율주행, 고전압 전장 기술, 친환경차 부품 등 미래차 핵심 영역에 대한 투자가 본격화된 해였다. 전기차와 수소차 확대 흐름 속에서 완성차 업체와 부품 업계 간 협력 구조가 재편되며 산업 생태계 전반의 구조 전환이 진행되고 있다. 동시에 자동차 산업이 제조 중심에서 에너지·소프트웨어 기반 모빌리티 산업으로 이동하는 흐름도 뚜렷해졌다. 2025년은 한국 자동차 산업의 기술·구조적 전환이 본궤도에 오른 시점으로 평가된다.
▲전기차 판매 급증, 케즘은 끝났다.
2025년 국내 자동차 시장은 전기차 판매 증가를 중심으로 회복 흐름을 나타냈다. 여름을 기점으로 국내 자동차 판매는 11만961대로 전년 대비 5.2% 증가했다. 이 가운데 전기차 판매가 큰 폭으로 늘며 상반기 주춤했던 흐름이 반등했다. 신차 출시 확대, 가격 인하, OTA 기반 서비스 강화 등이 소비자 선택에 영향을 미쳤고 배터리 효율과 주행거리, 충전 성능 개선도 체감 경쟁력을 높였다. 중소형 전기 SUV와 세단을 중심으로 판매가 확대되며 전기차 시장이 대중화 단계에 진입했음을 보여줬다.
▲통 큰 결단, 현대차 그룹의 대규모 투자 발표
현대차그룹이 2025년 11월 향후 5년간 국내에 총 125.2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투자 대상은 전동화 신공장, 배터리 팩 생산, 자율주행·SDV 소프트웨어, AI·로봇 등 미래 모빌리티 전반에 걸쳐 있다. 정부와 협력하는 AI 인프라 구축과 충전 생태계 강화도 포함됐다. 울산 수소연료전지 공장, 기아 PBV 전용 공장, 안성 배터리 캠퍼스 등 구체적인 사업이 순차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같은 투자는 단순한 전기차 대응을 넘어 완성차 제조업의 사업 구조 전환을 의미하며, 국내 자동차 산업 전반의 경쟁력 재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새 산업의 등장, 중고차 수출 날았다
2025년 한국 중고차 수출은 빠르게 증가하며 신차 수출 둔화를 일부 상쇄했다. 러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지에서 한국 중고차 수요가 확대된 것이 주요 배경이다. 가격 대비 품질 경쟁력과 풍부한 편의·안전 사양이 해외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았다. 글로벌 공급망 변화와 관세 환경 속에서도 중고차 수출은 월간 최고치를 기록하며 새로운 수출 축으로 부상했다. 이는 한국 자동차 산업의 수출 구조가 다변화되는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한국 자동차 산업은 멀티 전략으로 향한다
2025년 한국 자동차 산업은 글로벌 수요 둔화, 통상 리스크, 경쟁 심화 등 복합적인 외부 변수에 직면했다. 이에 내수 시장 안정화와 전동화 확대, 수출 시장 다변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다각적 전략을 전개했다. 이러한 대응은 단기적 위기 관리 성격을 갖는 동시에 중장기 구조 전환의 출발점으로 해석된다. 올해는 불확실성 속에서 산업 체질을 조정한 해였으며, 향후 성장을 위한 기반을 다진 시기로 평가된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