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 ‘싯가’에서 ‘저가’로 전락, 테슬라의 끝없는 착시

입력 2026년01월29일 08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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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델3, 비교 기준을 흐리는 숫자의 착시

 -주력 구매 트림으로 비교하면 차이 없어

 

 숫자 하나가 시장을 흔들었다. 가격을 기습적으로 올리고 내렸던 테슬라가 이번에는 저가 전략을 앞세운 것. 4,199만원짜리 모델3가 등장했고 각종 보조금을 받으면 앞자리 숫자가 3으로 바뀐다는 기사들이 쏟아졌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라이벌 대중 브랜드 전기차의 위기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따라붙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이번 논란은 자동차의 문제가 아니라 ‘숫자를 소비하는 방식’의 문제다.

 



 

 자세히 살펴보면 모델3의 4,199만 원은 가장 기본형, 말 그대로 진입 가격이다. 편의 및 안전 품목이 많이 사라진 ‘시작점’일 뿐이다. 대중적인 흰색 컬러를 선택하려고 해도 100만원이 훌쩍 넘는 돈을 더 내야하고 해당 차종에 국내 지원 여부가 미정인 FSD를 장착하려고 하면 900만원을 더 줘야 한다. 통풍 및 2열 열선 시트 등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기능도 대부분 빠져 있다.

 

 그런데 이 숫자는 마치 모델3 전체의 대표 가격처럼 소비된다. 문제는 이 가격을 기준으로 모든 전기차를 재단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냉정하게 바라보고 같은 조건으로 맞추면 가격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 안전 및 편의 품목을 국산 전기차 수준으로 맞추면 모델3의 실구매가는 5,000만원대로 올라간다. 이때부터는 현대차 아이오닉 5, 아이오닉 6, 코나 일렉트릭 등과의 격 차는 ‘충격’이 아니라 충분한 ‘경쟁’의 영역이 된다. 심지어 크기와 공간, 지능형 회생제동, 헤드업디스플레이, 주행보조기능, V2L 등 편의 및 안전품목을 조목조목 따져보면 국산 전기차가 가성비 더 좋다는 평이 나온다.

 

 그럼에도 사람들에게 테슬라는 기본형도 덜 기본형처럼 보이게 만든다. 대형 디스플레이, OTA, 지원하지 않는 자율주행 이미지(FSD 서사) 등이다. 즉, 3,000만 원대에 소비자가 열광한 건 차가 아니라 프레임이라는 뜻이다. 내실을 보지 않고 단순하게 수입 전기차가 국산차보다 싸졌다 라는 프레임만 기억하는 구조다.

 

 반대로 국산 전기차는 숫자 너머의 강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단순 가격만 놓고 보면 불리해 보일 수 있지만 실제 사용 환경에선 이야기가 달라진다는 것. 전국 단위 서비스 네트워크, 부품 수급, AS 속도는 여전히 국산 브랜드의 절대적 강점이다. OTA나 디지털 경험도 큰 차이가 없으며 빠르게 따라잡고 있고 전비, 공간 효율, 주행 안정성은 이미 세계적 수준이다.

 

 테슬라 모델3가 시장에 던진 충격은 분명했다. 하지만 그것은 가격 경쟁력이 아니라 비교 기준을 흐리는 숫자의 힘에 가까웠다. 같은 조건, 같은 기준으로 놓고 보면 국산 전기차는 여전히 합리적인 선택지다. 오히려 과도한 ‘진입가 경쟁’ 대신 지속 가능한 사용 경험을 선택해 왔다는 점에서 국산 전기차의 전략은 더 현실적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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