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환경 규제는 풀었는데, 차값은 왜 더 오르나

입력 2026년02월13일 09시40분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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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美 신차 평균 거래가 5만 달러 육박
 -CAFE 완화·전기차 위축에도 '고공행진'..왜?
 -환경 규제 완화하면 가격 인하 효과 있단 약속은 어디에

 

 트럼프 행정부가 기업평균연비제도(CAFE) 기준을 2031년 50mpg에서 34.5mpg로 낮추겠다고 발표하면서 미국 자동차 업계는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유는 분명했다. 규제를 완화해 제조 비용을 낮추고, 그 혜택을 소비자 가격 인하로 돌리겠다는 설명이다. 전기차 판매가 둔화되는 상황에서 내연기관 중심으로 숨을 고르겠다는 전략적 판단도 읽힌다. 그런데 정작 시장에서 확인되는 숫자는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와 켈리블루북에 따르면 올해 1월 미국 신차 평균 실거래 가격(ATP)은 4만9,191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약 2% 상승한 수치로 1월 기준 역대 최고치다. 평균 권장소비자가격(MSRP) 역시 5만1,288달러로 10개월 연속 5만 달러를 웃돌고 있다. 규제는 완화되는데 가격은 오른다. 이 간극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규제는 완화됐는데, 가격은 오히려 올랐다. 행정부는 규제 완화로 차 한 대당 평균 2,400달러의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가격도 비슷한 폭으로 낮아져야 한다. 그러나 실제 거래 현장에서는 그런 흐름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할인은 줄었다. 1월 평균 인센티브는 거래가의 6.5% 수준으로 지난해 말보다 낮아졌다. 제조사들이 가격을 내리기보다 할인 폭을 줄이며 수익을 지키는 쪽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차종 구성도 평균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대형 픽업트럭과 럭셔리카는 평균 7만 달러를 웃도는 가격에도 여전히 많이 팔린다. 1월 한 달에만 15만 대가 넘는 대형 픽업이 판매됐다. 반면 2만 달러 이하의 ‘엔트리급’ 신차는 거의 사라졌다. 값싼 차가 줄고 비싼 차가 늘어나면 평균 가격은 당연히 오른다.

 

 전기차 시장도 비슷하다. 1월 전기차 판매는 약 6만6,000대로 전년보다 크게 줄었다. 보조금 축소와 세액공제 변화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판매가 줄었다고 해서 가격이 크게 내려가지는 않았다. 제조사들이 생산량과 트림 구성을 조정하며 가격 하락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자동차 가격은 연비 규제 하나로 결정되지 않는다. 원자재 가격, 인건비, 금리,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확대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분명한 점도 있다. 규제를 푼다고 곧바로 차값이 내려간다는 공식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격을 정하는 것은 정책이 아니라 결국 기업 전략과 시장 수요다. 

 

 여기서 얻을 교훈은 분명하다. 정책이 가격 인하를 ‘유도’할 수는 있지만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기업이다. 규제 완화라는 명분 아래 비용 부담을 덜어줬음에도 업계가 그 혜택을 소비자에게 돌리지 않고 있는게 지금 미국 자동차 시장의 현실이다. 시장의 선의에만 과도하게 기댔던 건 아닐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어쨌건 규제는 풀렸다. 그리고 전기차 판매는 줄었다. 그런데 차 값은 여전히 오르고 있다. 아이러니한 현상을 소비자가 냉철하게 바라보고 판단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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