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설원에 새겨진 안전의 흔적, 아우모비오 테스트 트랙을 가다

입력 2026년02월26일 09시35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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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한의 실험실 속 완벽한 제동 보여줘
 -성격과 방향 명확한 각 브레이크 기술

 

 한국에서 출발해 네 차례의 비행기를 갈아타는 약 24시간의 여정 끝에 스웨덴 북부의 소도시 아르비자우르에 도착했다. 영하 25도에 달하는 혹한과 끝없이 펼쳐진 설원은 글로벌 미디어를 맞이하기에 더없이 극한적인 환경이었고, 얼어붙은 호수 위에는 각종 테스트 차량이 정렬된 채 다양한 제동 성능 시험이 진행되고 있었다. 서로 다른 노면 조건에서 한계까지 밀어붙이는 테스트가 이어지며 브레이크 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었다. 혹독한 자연이 만들어낸 최적의 실험 무대이자 혁신 기술의 산실인 아우모비오 테스트 트랙에서 하루 종일 생생한 현장을 직접 경험했다.

 



 

 해당 주행 테스트는 이론 설명 이후 실습 중심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었다. 참가자들이 아우모비오의 브레이크 기술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 실제 극한 주행 환경에서 브레이크 시스템의 성능과 안정성을 체감할 수 있으며 기술 로드맵에 기반한 차세대 브레이크 솔루션의 차별성과 경쟁력을 직관적으로 전달받았다.

 

 테스트는 크게 눈길, 빙판 호수, 아스팔트 등 다양한 조건의 도로 환경에서 진행했다. 아우모비오의 최신 브레이크 기술이 탑재된 여러 세그먼트의 차 7대가 투입됐으며 내연기관과 전기차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통해 각 시스템별 제동 성능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맨 처음 경험한 건 원박스(one-box) 브레이크 바이 와이어 시스템인 MK C 시리즈였다. 아우모비오 브레이크 시스템 로드맵의 핵심 기반이다. 엔진브레이크가 걸렸을때의 자연스러운 반응은 물론 회생제동과 급제동 등 여러 조건에서 MK C 시리즈는 발군의 실력을 드러냈다. 이질감이 없고 운전자는 그저 부드럽고 매끄러운 제동 감각만 전달받을 뿐이다.

 

 이어서 AI 기반 파라미터 조정 기술(AIPA)이 들어간 브레이크 시스템을 경험했다. 실내에는 실시간으로 AI 분석을 통해 제동 포인트와 차의 움직임을 수치화하는 그래프가 표시돼 있었다. 이를 통해 운전을 하며 직접적으로 어떤 부분에 하중이 들어가고 개선점을 찾아야 하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

 

 수천 개에 달하는 제어 변수를 하나하나 조정하고 다시 운전하던 과정이 사라진 것이다. 심지어 AIPA에서는 인공지능과 시뮬레이션을 결합해 물리적 프로토타입 없이도 가성 환경에서 초기 안전 기준을 설정할 수 있다. 아우모비오 브레이크 시스템을 지탱하던 과거와 현재의 MK C 시리즈, 그리고 미래를 책임질 AIPA를 연이어 경험하면서 브랜드의 견고함과 희망을 엿볼 수 있었다.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본격적인 브레이크 라인업 테스트를 진행했다. 먼저, 세미 드라이 브레이크다. 프로트 엑슬에는 유압을, 리어 엑슬에는 전기 브레이크 방식의 혼합형 버전이다. 가장 인상깊었던 건 제동 응답에 따른 부드러운 감속이다. 초기에는 회생제동과 유사한 것 같으면서도 최종적으로 차를 멈춰 세울 때의 느낌은 유압 특유의 절도 있는 감각이 특징이다. 상당히 오묘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무척 만족스럽고 기분이 좋아진다. 유압 특유의 거친 감각, 전자식 엑추에이터가 주는 이질감 등 각각의 단점을 완벽히 지우고 장점만 골라 최적의 제동을 이끌어 내는 시스템이었다.

 

 곧바로 풀 드라이 방식의 브레이크가 탑재된 차로 옮겨탔다. 각 바퀴에 전자기계식 엑추에이터를 탑재해 중앙 집중형 전자식 브레이크 제어 유닛(EBCU) 없이도 운용이 가능한 게 핵심 포인트다. 그만큼 매우 빠르고 정밀한 응답성을 갖췄다.

 

 눈길은 물론 빙판길에서도 페달에 발을 옮기는 즉시 반응하며 네 바퀴에 완벽한 접지를 도와줬다. 이는 언덕길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특히, 한쪽 면이 빙판길로 되어있는 경사로 20%의 언덕에서 차를 멈춰세우고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를 채결한 뒤 다시 풀었을 때 꿀렁이는 감각이 전혀 없었다. 같은 조건 내리막길에서도 마찬가지다. 각 바퀴의 제어력이 월등히 올라갔고 반응까지 빠르며 유지 보수도 용이하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바라보는 시스템이 분명했다.

 





 

 이번에는 분산형 브레이크 시스템이다. 특히, 해당 기술은 실내에 임의적으로 프론트와 리어 엑슬을 별도로 묶고 풀 수 있게 마련했고 자세제어장치도 해제해 극한 환경을 연출했다. 그리고 이 속에서 분산형 브레이크 시스템이 얼마만큼 유기적으로 대처하는지 확인했다. 차는 고삐 풀린 말처럼 출력을 다스리지 못하고 매우 불안한 상황을 연출했는데 그 속에서도 전통적인 기계식 폴백과 브레이크-바이-와이어 기능을 적절히 상황에 맞게 분배해 차를 잡아주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어느 한 쪽의 방식이 효과를 보지 못할 때 곧바로 다른 방식으로 전환해 차를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한다. 완전 이중화된 유압 시스템이기 때문에 가능했고 브레이크의 중요성을 가장 잘 확인할 수 있는 테스트였다. 분산형 브레이크를 전부 활성화했더니 차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세상 편하고 안전한 눈길 주행을 이어 나갔다. NVH(소음·진동) 성능도 좋아서 여러모로 가장 놀랍고 유용했던 실험이었다.

 

 마지막은 드라이브-브레이크 유닛(DBU)다. 휠을 안쪽을 덮는 패키징이 후륜에 장착돼 있었으며 휠 내부에 고효율 모터와 브레이크를 함께 배치해 추진과 감속을 동시에 관리하는 구조다. DBU의 장점은 가속과 제동의 경계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서로가 줄 수 있는 물리적인 이질감이 거의 없다. 스무스한 반응은 크루즈 컨트롤, 나아가 자율주행 시대에도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더욱이 기계적 구성 요소를 줄일 수 있어 차 구조를 단순화하고, 차체 중앙에 더 많은 공간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에 전동화 플랫폼에도 안성맞춤으로 보인다.

 



 

 해가 기울며 점차 어둑해진 설원을 바라보며 하루 종일 이어진 브레이크 테스트의 궤적도 서서히 멈춰 섰다. 방식도, 구조도, 지향점도 서로 달랐지만 하나만큼은 분명했다. 아우모비오 브레이크는 어떤 기술이든 극한의 눈길과 빙판 위에서 운전자의 마지막 생명줄이 되어 차를 정확히, 그리고 확실하게 세워준다는 사실이다. 거칠게 미끄러지던 차가 단 한 번의 페달 조작으로 질서를 되찾는 순간마다 기술에 대한 신뢰가 쌓였고 그 신뢰는 곧 안도감으로 이어졌다.

 

 가속과 속도의 경쟁이 자동차 산업을 이끌어 왔다면 이곳에서는 그 모든 움직임을 끝맺는 기술이 얼마나 정교하고 중요한지 새삼 실감하게 됐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많은 알고리즘과 기계 장치가 유기적으로 작동해 단 한 번의 사고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구현하고 있었다.

 

 아르비자우르의 설원은 단순 테스트 장소를 넘어 미래 모빌리티 안전의 최전선이었다. 영하 25도의 침묵 속에서 확인한 아우모비오의 브레이크 기술은 속도보다 신뢰를 성능보다 생명을 먼저 생각하는 방향성을 또렷하게 보여줬다. 눈보라가 다시 트랙 위를 덮기 시작했지만 그 위에 남은 제동 자국들은 분명한 메시지를 남기고 있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차를 세울 수 있다는 확신 아우모비오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트랙 위에 남아있었다.
 

 스웨덴(아르비자우르) =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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