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별 공장 긴밀한 네트워크 시스템 구축
-시간과 비용 획기적으로 절감, 동일한 품질 유지
자동차 생산에 있어서 품질의 일관성은 매우 중요한 과제다. 더욱이 전동화로 접어드는 새로운 변화 앞에 글로벌 생산이 확대되고 소프트웨어와 전장 시스템의 비중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동일한 차종이라도 생산 거점에 따라 완성도의 편차가 발생할 가능성은 커졌다. BMW는 이 문제를 공장이 아닌 ‘네트워크’로 풀고 있다. 지난달 19일 글로벌 미디어를 대상으로 공개한 뮌헨공장에서는 BMW가 긴밀한 네트워크 시스템을 바탕으로 얼마만큼 일관되고 정교한 품질을 보장하는 지 확인할 수 있었다.
BMW가 노이어 클라쎄를 통해 구축하고 있는 핵심은 표준화된 생산 공정과 이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퀄리티 네트워크다. 독일 뮌헨을 중심으로 헝가리 데브레첸, 중국 선양, 멕시코 산루이스포토시에 이르는 4개의 주요 거점은 단순한 생산기지가 아니라 하나의 시스템처럼 움직인다. 각 공장은 지역을 초월해 연결되어 있으며 동일한 기준과 방식으로 차를 생산하고 검증한다. 이를 통해 단기간 내 여러 대륙에서 동일한 품질 수준의 노이어 클라쎄 모델을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
네트워크의 중심에는 32개의 검증팀과 약 350명의 전문 인력이 있다. 이들은 각 공장에 분산 배치되어 있지만 동일한 목표 아래 움직인다. 차의 전체 성능은 물론 도어 개폐 감각, 누설 여부, 전장 아키텍처, 커넥티비티, 인포테인먼트, 파워트레인, 주행 성능 등 전 영역을 세밀하게 점검한다. 모든 테스트는 특정 트림이나 사양에 국한되지 않는다. 오로지 엄격한 기준 아래 생산되는 모든 차와 파생 제품, 옵션 구성에 동일하게 적용될 뿐이다. 여기에 한 걸음 더 나아가 각 지역의 환경 조건을 반영한 시험까지 병행되면서 퀄리티 및 완성도는 더욱 깊어진다.
문제 해결 방식 역시 네트워크 중심으로 작동한다. 예를 들어 선행 개발 단계에서 특정 차에서 소음이 발생하면 관련 전문가들이 즉시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도출한다. 이후 해당 내용은 네트워크 전체에 공유되고 각 공장은 동일한 대응 방안을 즉각 적용한다. 소프트웨어 영역에서는 이 과정이 더욱 빠르게 이뤄진다.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없어지며 방대한 테스트 결과물은 데이터베이스에 축적되고 실시간으로 공유된다. 네트워크 내 모든 담당자는 이를 확인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한 공장에서 발생한 문제는 동시에 전 세계에서 해결되는 구조다.
이러한 접근은 전기차 시대에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전기차는 내연기관 대비 구조적으로 조용하기 때문에 작은 소음이나 진동에도 탑승자의 체감이 훨씬 민감하게 반응한다. BMW는 이미 i3와 i8를 통해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전기차에서의 NVH 특성을 지속적으로 연구해 왔다. 개개인이 어떤 차이를 느끼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오랜 기간 축적해왔고 이는 곧 체감 품질로 이어졌다. 정밀하게 관리하는 것이 핵심으로 떠오른 셈이다. 이처럼 뮌헨 공장은 글로벌 네트워크의 기준을 설정하고 새로운 생산 방식과 기술을 검증하는 일종의 컨트롤 타워다. BMW가 강조하는 생산의 혁신 역시 특정 공장에서만 구현되는 것이 아니라 네트워크 전체로 확장해 완성된다는 개념이다.
스마트 팩토리에 대한 접근 방식도 흥미롭다. BMW는 모든 공정을 무조건 자동화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보지 않는다. 금형이나 페인트 처럼 로봇이 효율적인 영역이 있는 반면, 어셈블리 공정에서는 여전히 사람이 더 높은 완성도를 만들어낼 수 있는 영역이 존재한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자동화의 수준이 아니라 공정별로 최적의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뮌헨 공장은 각 공정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해 이동 동선을 최소화하고 생산 효율을 높이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노이어 클라쎄의 핵심은 새로운 플랫폼이나 디자인에만 있지 않다. 든든한 배경에는 전 세계 어디에서 생산되더라도 동일한 품질을 구현할 수 있는 시스템 그리고 그 품질을 실시간으로 유지하고 개선하는 네트워크에 있다. BMW의 접근은 분명한 방향성을 보여주며 미래 청신호를 켜고 모두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독일(뮌헨) =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