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 “하나의 장르로 승화’”, BMW XM 레이블

입력 2026년04월14일 08시3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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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보적인 생김새로 무장한 M카
 -폭발과 정숙 사이, 감성 뛰어나

 

 무적(無敵), 명사로 매우 강하여 겨룰 만한 맞수가 없음을 의미한다. BMW XM 레이블을 시승하며 이 단어밖에 떠오르지 않았고 가장 완벽한 비유라고 생각했다. 이는 강력한 숫자와 존재감 넘치는 외모 때문만은 아니다. 운전자와 교감하는 느낌, 성능 퀄리티를 결정짓는 움직임, 차에서 내렸을 때 몰려오는 여운이 모두 어우러진 결과다. 대적할 만한 차가 떠오르지 않는, 말 그대로 무적같은 SUV다.

 



 

 외모에서부터 존재감이 상당하다. 출시된 지 시간이 제법 흘렀지만 여전히 신선하고 압도적이며 무시무시하다. 날카롭게 치켜 올린 주간주행등과 거대한 키드니 그릴만 봐도 알 수 있다. 여기에 히든 타입으로 마무리한 헤드램프는 빛이 들어오는 순간 더욱 명확한 인상을 심어준다. 범퍼 디자인도 최대한 큼직하고 날카롭게 표현했다.

 

 모든 구멍은 전부 뚫려 있으며 엄청난 양의 공기를 빨아들일 것만 같다. 높이가 상당한 보닛은 굴곡을 넣어 더욱 볼드한 느낌을 드러낸다. 특별함은 옆으로 향할수록 배가 된다. 캐릭터 라인 느낌을 내면서도 투톤 컬러로 마무리한 장식요소가 매우 독특하다. 여기에 두툼한 휠하우스와 사이드 스커트, 22인치 휠은 강인한 SUV 이미지를 강조한다. 멋스러운 도어 손잡이와 팬더에 붙은 XM 배지도 조화롭다.

 

 뒤는 신선함의 연속이다. 흔한 리어스포일러나 중앙에 브랜드 로고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신비로운 감각을 한껏 품으며 모두에게 호기심을 자극한다. 자세히 보면 유리창 양 끝에 BMW 배지가 각인돼 있으며 이는 헤리티지를 알맞게 오마주한 결과물이다. 여기에 상당히 입체적인 테일램프와 위아래로 나뉜 쿼드 배기 시스템은 단번에 도로 위를 압도한다.


 실내의 첫인상은 이제는 익숙한 모습이지만 자세히 보면 XM만을 위해서 조금은 독특한 포인트를 많이 사용했다. 대표적으로 대시보드 디자인이다. 조각품을 보는 것처럼 상당한 기교를 부렸고 터프한 느낌이 마음에 든다. 같은 패턴으로 천장을 감싼 것도 단단한 돌덩이를 보는 것처럼 튼튼하고 믿음직스럽다.

 

 송풍구 중앙에는 XM 레터링을 새겼고 M을 상징하는 전용 스티어링 휠과 변속레버, 빨간색 시동 버튼, 각종 마법 기능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M전용 그래픽으로 꾸민 인포테인먼트 구성요소도 훌륭하다. 계기판과 잘 어우러지며 일목요연하게 직관적으로 정보를 제공한다. 주행이 필요한 거의 모든 정보를 실시간으로 데이터 값으로 알려주기 때문에 최상의 합을 맞춰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다. 면적이 넓은 가죽 시트는 몸을 지지해 주는 능력이 뛰어나고 별도의 조명도 새겨 고급감을 챙겼다. 이와 함께 바워스앤윌킨스 서라운드 시스템은 차의 깊이감을 더하며 만족을 높인다.

 












 길이와 힐베이스가 상당한 대형 SUV에 속하기 때문에 2열공간은 차고 넘친다. 성인 세 명이 앉아도 거뜬하며 무릎과 머리 위 공간, 글라스 루프, 가운데 턱도 없어서 광활하다. 전용 송풍구와 독립식 공조 장치는 기본이고 허벅지 안쪽까지 깊게 두른 가죽 덕분에 안락함은 플래그십 세단과 견줘도 손색없다. 트렁크는 위아래 분리형이 아닌 한 번의 통으로 열리며 별도 바닥 공간도 제공하지는 않는다. 다만 워낙 공간 자체가 크기 때문에 수납 영역에 있어서는 전혀 부족할 게 없다.

 

 감상은 여기까지. 본격적으로 성능을 확인할 시간이다. 파워트레인은 최고출력 585마력을 발휘하는 M 트윈파워 터보 8기통 가솔린 엔진과 197마력 전기 모터가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M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합산 최고출력 748마력, 합산 최대토크 101.9㎏∙m에 이르는 폭발적인 성능을 발휘한다. 이는 기존 BMW XM 대비 최고출력이 무려 95마력, 최대토크도 20.3㎏∙m증가한 수치다. 또한,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3.8초로 기존 BMW XM 대비 0.5초 단축했다.

 

 첫인상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장점이 두드러진다. 육중한 차임에도 불구하고 사뿐하게 전진하며 고요하게 반응한다. 부드러운 핸들링과 만나 운전이 여유롭고 쉽다. 다소 생소한 느낌이지만 어색하거나 불편하지 않다. 오히려 반전 매력이라고 생각하니 더욱더 관심이 간다.

 

 이 상태에서 가속 페달에 조금만 힘을 주면 속도를 껑충 올리면서 엔진을 깨운다. 이때부터 우렁찬 사운드와 함께 감각이 한층 예민해진다. 속도가 올라가는 과정도 확실히 빨라졌고 은은한 사운드가 실내에 울려 퍼진다. 이 감정을 가지고 조금 더 스로틀을 열면 RPM을 껑충 튀기면서 본격적으로 내달린다.

 











 

 한 번에 훅하고 뻗어 나가는 느낌이 무섭다. 강력한 토크를 바탕으로 한계점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폭발적인 가속감이다. 이 모든 순간이 찰나에 이루어지며 고작 하이브리드에 로드 모드라는 점이 더 놀랍다. 

 

 본성을 깨우기 위해서는 스포츠에 두고 M모드를 활성화해 입맛에 맞게 세팅하면 된다. 차는 더욱더 난폭해지며 강력한 숫자를 온전히 드러낸다. 이때부터는 몸이 반응한다. 엄청난 중력과 물리력을 받으며 이성의 끈을 쉽게 놓을 수 있다. 대구경 로켓포가 발사되는 것처럼 압도적인 실력을 바탕으로 도로 위를 질주한다.

 

 잔잔한 음악 소리가 거의 안 들릴 정도로 배기 사운드가 강해졌고 변속 세팅에 따라서 천둥 치는 듯한 고동감이 흥분을 자극한다. 차의 예민도는 절정으로 향하기 때문에 집중있는 컨트롤이 필요하다. 전체적으로 SUV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냥 날것 그대로의 납작한 스포츠카를 모는 듯한 기분이다.

 

 이는 코너에서도 마찬가지다. 무게와 높이, 덩치를 생각하면 도저히 이런 결과물이 나올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물론 이론적인 생각 기준이다. 실제 차가 행동하는 건 공식이 성립되지 않는다. 바닥에 바짝 붙어서 누구보다 빠르고 정확하고 날카롭게 코너를 통과한다. 심지어 이 과정에서 조금의 방심도 허용하지 않는다.

 

 욕심을 부려 코너를 깊게 돌아도 단단한 강성이 흔들림을 잡고 안정적인 턴을 하게 도와준다. 엄청난 실력에 말없이 헛웃음만 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서스펜션과 댐핑 컨트롤은 딱딱한 편이다. 승차감보다는 스포티한 드라이빙에 초점을 맞췄다. 여기에 좌우롤을 억제하는 스테빌라이저의 역할도 절도 있다. 이처럼 섀시컨트롤 자체가 하드코어 주행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지금의 우수한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발휘하는 것이다. 진정한 M카이며 다양한 M 라인업 중에서도 단연 끝판왕이라고 불러도 이견을 달 사람이 없다.

 












 승차감 측면에서는 다른 BMW SUV 라인업과 비교했을 때 가장 단단한 측에 속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기본적인 차체 무게와 배터리가 누르는 무게 중심이 있기 때문에 일렉트릭 모드에서는 상당히 괜찮은 승차감을 

 

 여기에 차체에 29.5㎾h 용량의 고전압 배터리를 탑재한 덕분에 최대 60㎞(환경부 인증 기준)까지 전기모터만으로 주행할 수 있다. 순수전기 모드 최고속도는 시속 140㎞에 이른다. 조용하게 다녀야 하는 순간에는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주지 않고 젠틀한 신사가 된다는 뜻이다. 참고로 AC 완속 충전기 이용 시 최대 11㎾의 충전 전력 수용이 가능해 약 3시간 만에 배터리를 충전할 수도 있다. 이처럼 자유롭게 넘나드는 차의 성격은 XM의 가장 큰 매력이자 올라운드 플레이어로서의 자질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결국 XM 레이블은 단순히 강력한 SUV라는 한 줄 정의로는 담아낼 수 없는 존재다. 물리적인 한계를 정면으로 거스르며 감각의 영역까지 밀어붙인 결과물에 가깝다. 조용함과 폭발력, 안락함과 긴장감, 이질적인 요소들이 서로 충돌하지 않고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며 완전히 새로운 주행 경험을 만들어낸다. 운전자는 그 안에서 단순히 차를 조종하는 사람이 아니라 감각을 공유하는 하나의 일부가 된다.

 

 인상적인 건 주행을 마친 이후다. 차에서 내려도 몸에 남아 있는 진동과 긴장감, 그리고 설명하기 어려운 흥분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머릿속에서는 방금 전의 가속과 코너, 사운드가 반복 재생되고 자연스럽게 다시 시동을 걸고 싶어 진다. 이처럼 XM 레이블은 타는 순간보다 내린 이후가 더 길게 남는 차다.

 









 

 숫자로 보면 이미 충분히 압도적이고 기술적으로 따져도 흠잡을 구석이 없다. 하지만 이 차의 진짜 가치는 데이터 바깥에 있다. 감정을 건드리고, 본능을 깨우며, 운전자에게 강렬한 기억을 남긴다는 점에서다. 그래서 XM 레이블은 특정 카테고리 안에 가둘 수 있는 차가 아니다. XM 레이블은 하나의 장르다. 그리고 그 장르 안에서는 기준도 경쟁자도 의미가 없다. 말 그대로 무적이다.

 

 한편, XM 레이블의 국내 판매가는 2억7,7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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