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 지금 시대에 푸조 3008이 더 소중한 이유

입력 2026년05월14일 08시3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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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창적인 자세와 경쟁력 갖춘 포지션
 -푸조의 기술 노하우 아낌없이 들어있어

 

 요즘 대중 브랜드의 볼륨 SUV 시장을 보고 있으면 우수한 상품성에 대단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밋밋하고 재미없다는 생각이 든다. 차체는 점점 커지고 디스플레이는 더 화려해졌고 옵션표는 빼곡해졌다. 그런데 막상 도로 위를 달리는 차들을 보면 이상할 만큼 기억에 남는 차가 드물기 때문이다. 비슷한 비율, 비슷한 실루엣, 무난함을 최우선에 둔 디자인과 감성까지 소비자 취향을 최대한 거스르지 않으려다 보니 결국 모두가 서로를 닮아가는 시대가 됐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푸조 3008은 꽤 특별한 존재다. 누군가는 호불호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그만큼 자기 색이 분명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금처럼 ‘튀지 않는 것’이 미덕이 된 시장에서 자신만의 캐릭터를 올바른 방향으로 밀어붙이는 SUV는 오히려 더 희귀하다. 그리고 그 희소성이야말로 지금 시대에 3008이 소중한 이유다.

 

 처음 마주한 순간부터 분위기가 다르다. 사자의 송곳니를 형상화한 주간주행등과 날카로운 전면부, 조형미를 강조한 차체 면 처리, 그리고 프랑스 브랜드 특유의 감각적인 디테일은 단번에 시선을 끈다. 흔한 패밀리 SUV처럼 무난하게 정리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대신 디자인 자체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누가 봐도 푸조라는 걸 알 수 있다. 독보적이면서도 뛰어난 면품질이 무척 마음에 든다. 사실 이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 요즘 대중 브랜드 SUV 가운데 엠블럼을 가리면 구분하기 어려운 차가 얼마나 많은가.

 

 실내는 더 인상적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단순히 자동차에 탑승한다기보다 하나의 입체적인 오브제 안으로 들어가는 느낌에 가깝다. 여기에는 푸조 특유의 아이-콕핏이 한 몫 한다. 여전히 독창적이고 센스있는 구성으로 가득하다. 작은 스티어링 휠은 손에 쥐는 맛이 좋고 버튼의 구성도 크게 바꿔 더욱 직관성이 높아졌다.

 

 이와 함께 높게 배치한 계기반은 커브드 형태로 모던하고 입체적인 그래픽의 향연이 펼쳐진다. 층을 나눠 구성한 대시보드는 운전자를 중심으로 공간을 감싸는데 버튼 하나, 소재 하나 인상에 남는다. 사선으로 표현했고 다양한 감촉을 통해 평범함을 거부한다. 덕분에 운전석에 앉아 있으면 단순히 이동 수단을 모는 게 아니라 꽤 세련된 프렌치 감성의 기계를 다루고 있다는 만족감이 생긴다.

 











 

 SUV 본분은 온전히 수행한다. 수납과 공간 활용 영역에서는 부족함을 찾아보기 힘들다. 1열 센터콘솔은 물론 도어 패널 안쪽, 글러브 박스도 넉넉하고 2열은 무릎과 머리 위 공간 모두 여유롭다. 거대한 선루프를 통해 개방감도 챙겼다. 여기에 착좌감이 좋은 시트까지 어우러져 쾌적한 이동이 가능하다. 트렁크는 차 급을 고려하면 충분한 편이며 네모 반듯해 마음에 든다. 

 

 주행 감각은 3008의 존재 이유를 분명하게 만든다. 최근 SUV 시장은 편안함과 정숙성에 집중하면서 차들이 지나치게 무겁고 둔해지는 경우가 많다. 반면, 3008은 여전히 경쾌하다. 직렬 3기통 1.2L 가솔린 터보 엔진은 최고 143마력, 최대 23.5kg.m를 발휘한다. 여기에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까지 얹어 자연스러운 가감속을 유도한다.

 

 첫 인상은 진동, 떨림이 크게 줄었다는 점이다. 매끄러운 반응이 상당히 좋고 이는 중속을 넘어 고속으로 향하는 과정에서도 동일하게 경험할 수 있다. 가속 페달 반응은 군더더기가 없고 차체 움직임도 가볍다. 효율 중심의 파워트레인은 부담 없이 다룰 수 있으면서도 필요한 순간에는 충분한 힘을 낸다. 숫자 경쟁보다 실제 일상에서의 밸런스에 집중한 세팅이다.

 

 여기에 푸조가 오랫동안 잘해왔던 핸들링 감각은 여전히 빛난다. 작은 스티어링 휠이 전달하는 민첩한 반응, 코너에서 자연스럽게 자세를 잡아가는 차체가 인상적이다. 유연하면서도 정직하게 방향을 틀고 운전자의 의도를 읽고 만족스럽게 지원한다. 이 외에도 지나치게 물렁하지 않으면서 적당히 단단한 서스펜션은 운전자에게 꽤 깊은 신뢰감을 준다. SUV임에도 불구하고 운전하는 맛을 잃지 않았다. 단순히 높은 시야와 공간 활용성만 제공하는 차가 아니라 운전 자체를 즐겁게 만드는 SUV라는 점에서 차별화한다.

 











 

 안전 품목으로는 스톱 앤 고 기능이 포함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을 비롯해 운전자 주의 알람 시스템, 교통 표지 인식 시스템, 차선 이탈 경고 시스템, 전방 충돌 알람 시스템, 후방 주차 보조 시스템을 갖춰 더욱 안전한 주행을 지원한다. 요즘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기능을 아낌없이 넣어 경쟁력도 충분히 갖췄다.

 

 물론 요즘 시장 기준으로 보면 더 넓고 더 큰 디스플레이를 넣고 더 많은 옵션을 담은 경쟁차도 많다. 하지만 3008은 애초에 그런 방식으로 자신을 설명하는 차가 아니다. 대신 디자인과 감성, 운전 재미와 브랜드의 개성을 통해 존재 가치를 증명한다. 

 

 자동차가 점점 전자제품처럼 획일화돼 가는 시대, 개성과 감각, 그리고 운전의 재미를 끝까지 놓지 않는 SUV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래서 푸조 3008은 더욱 의미가 있다.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 수단 이상의 감성을 줄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라면 3008은 꽤 명쾌한 해답이 되어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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