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가 도전한 르망 24시...모터스포츠의 '월드컵'

입력 2026년06월17일 08시45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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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와 유서가 깊은 레이스
 -극한 환경에서 한계를 시험하다

 

 르망 24시간은 국제자동차연맹(이하 FIA)이 주관하는 '월드 인듀어런스 챔피언십(이하 WEC)' 시즌 중 가장 핵심이 되는 레이스다.

 



 

 WEC는 매년 전 세계 서킷에서 치러지는 여러 내구 레이스로 구성된 대회다. 1923년 창설돼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르망 24시간은 WEC를 이루는 레이스 중 하나지만 그 자체로도 독립적인 상징성과 위상을 자랑한다. 사실상 내구 레이스의 기원이라고 볼 수 있으며 많은 팀과 제조사들이 르망 24시간 우승을 WEC 시즌 우승 타이틀만큼이나 중요하게 생각한다.

 

 WEC는 시즌 동안 경기를 치르며 포인트를 쌓아 최종 우승을 가리는 구조다. 특히, 르망 24시간은 다른 레이스보다 훨씬 많은 50점의 챔피언십 포인트가 주어지기 때문에 시즌 우승을 노리는 팀에게는 놓칠 수 없는 결정적 전환점이 된다. WEC 시즌 전체를 참가하지 않는 팀이라도 엘리트 내구 대회 중 하나인 IMSA(북미 내구 레이스) 등 연계 대회 성적을 통해 출전권을 따내거나 초청권을 받아 르망 24시간에 참가하기도 할 만큼 그 권위를 자랑한다.

 

 르망 24시간 우승은 가장 많은 랩을 완주한 팀으로 결정된다.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차가 아닌 24시간이 지난 후 가장 많은 거리를 주행한 차가 우승한다. 경기가 열리는 라 사르트 서킷의 총 길이는 약 14㎞로 상설 트랙과 일반 도로가 혼합된 형태로 구성돼 있다. 이 때문에 노면 상태가 레이스 전용 서킷보다 고르지 못하고 일반 도로의 특성상 사고 발생 시에 대형 사고로 이어질 위험성이 크다. 하지만 경기가 열리는 기간만큼은 FIA의 최고 안전 기준에 맞춰 다량의 임시 안전 장벽과 탈출 구역 등을 설치해 만일의 상황에 대비한다.

 

 라 사르트 서킷을 대표하는 것은 6㎞의 직선 구간 '뮬산 스트레이트'다. 과거에는 완전한 직선 구간으로 400㎞/h의 속도를 가뿐히 넘기며 달렸지만 1990년부터 안전상의 이유로 두 개의 시케인이 추가됐다. 그럼에도 여전히 엔진 내구성을 테스트할 수 있는 곳으로 손꼽힌다. 르망 24시간 초창기에는 드라이버 관련 규정이 없어 1명이 전체 레이스를 운영하는 때도 있었으나 안전을 위해 수차례 규정 변경이 있었다. 

 



 

 현재는 기본적으로 차량 1대당 반드시 3명의 드라이버가 배정되어야 한다. 또 규정상 한 사람이 6시간의 주기 중 4시간 이상을 탈 수 없으며 총 누적 주행 시간이 14시간을 넘으면 안 된다. 드라이버 교대 시점과 전략은 팀 전술에 따라 달라지고 3인 1조이기 때문에 레이스를 하지 않는 드라이버는 체력 안배를 위해 취침이나 스트레칭, 간식 섭취 등의 휴식을 취한다.

 

 경기 우승을 위해서는 차의 속도도 중요하지만 종합적인 차 성능과 내구성도 필수 요소다. 차가 빠를수록 시간 내 많은 랩을 돌 수 있지만 24시간을 지속해서 주행해야 하므로 단순히 빠른 속도만으로는 벅차기 마련이다. 5,000㎞가 넘는 거리를 질주해야 하기에 24시간 내내 속도를 유지할 수 있는 드라이버들의 집중력과 체력, 그리고 차량의 내구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연료와 타이어 관리를 위한 '피트 스톱' 전략도 중요하다. 24시간 동안 연료 보충, 타이어 교체, 드라이버 교대 등을 위해 30회 이상 피트 포지션에 들어오는데 피트 스톱을 얼마나 신속하고 실수 없게 하느냐가 1초를 다투는 레이스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여기에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서킷의 변수까지도 고려해야 하는데 빈번하게 일어나는 사고에 어떻게 경기를 운영하느냐가 승패를 좌우하기도 한다. 르망 24시간은 최근 몇 년간 세이프티 카 규정으로 잘 달리던 차가 억울하게 손해를 보는 문제가 많았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24년부터 기존의 세이프티 카와 전 구간 시속 80km로 제한하는 '슬로우 존' 외에 '가상 세이프티 카' 시스템도 도입돼 경기의 안전을 확보할 뿐 만 아니라 경기 운영 전략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극한의 환경에 맞서는 차의 성능과 드라이버의 기량은 물론 치열한 전략이 오고 가고 예측할 수 없는 변수까지 결과에 작용하기에 르망 24시간은 가히 완주만으로도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 것이라 말할 수 있다.

 



 

 한편, WEC는 서로 다른 클래스의 경주차들이 하나의 트랙에서 동시에 달리는 '멀티 클래스 시스템'으로 운영 중이다. 르망 24시간에는 총 세 가지 클래스가 운영되고 있으며 클래스별로 차 규정과 참가 목적에 차이가 있다. 

 

 먼저, 르망 24시간의 우승을 놓고 경쟁하는 최상위 클래스인 '하이퍼카'가 있다. 하이퍼카에는 'LMH'와 'LMDh' 두 가지 유형의 차가 경쟁한다. LMH는 자동차 제조사가 출전 차의 거의 모든 부분을 자체적으로 설계하고 개발할 수 있도록 허용해 기술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다. 

 

 LMDh는 출전 차량의 샤시를 지정된 4개의 라이선스 제조사가 제공하는 것으로만 써야 하는 등 비용 효율성을 높였다. 두 유형의 차는 제작 방식과 세부 기술에서 차이가 있지만 같은 클래스에서 경쟁하는 만큼 기술적 차이는 주최 측의 '성능 균형 조정(BoP)'을 통해 유사한 랩타임을 기록하도록 조정한다.

 

 다음은 양산차에 기반한 다양한 고성능 스포츠카들이 출전하는 'LMGT3'가 있다. 흔히 아는 '슈퍼카'의 모습에 가장 가까운 차량들이 경쟁한다. LMGT3 클래스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드라이버 구성이다. 프로 드라이버만으로 팀을 꾸릴 수 없고 반드시 아마추어 드라이버를 1명 이상 포함해야 한다. 

 

 이 덕분에 다양한 수준의 드라이버들이 호흡을 맞추고 경쟁하는 특별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보통 WEC 경기에는 하이퍼카와 LMGT3, 두 클래스만 달리는데 르망 24시간에는 한 클래스가 더 추가된다. 바로 프로토타입 경주차 클래스인 'LMP2'다. LMP2 클래스는 하이퍼카 클래스와는 달리 자동차 제조사나 엔진 공급사와 직접적 연관이 없는 독립팀만 참가할 수 있다. 현재 WEC 정규 시즌에서는 제외됐지만 르망 24시간에서만큼은 전통을 이어가며 독립팀들의 치열한 격전지가 되고 있다. 
 

 프랑스(르망) =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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