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전기차 회사는 왜 하이브리드를 만들었을까

입력 2026년06월18일 08시00분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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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D DM-i, 전기차를 닮은 PHEV
 -40%대 열 효율에 급속 충전까지..18년 노하우 집약
 -하반기 국내 출시 계획..시장 반응은 ?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는 오랜 기간 전기차 시대로 넘어가기 위한 '과도기적 기술'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유는 명확하다. 충전도 해야 하고 주유도 해야 하는 애매한 존재여서다. 전기차보다는 주행거리가 짧고 일반적인 하이브리드 보다는 비싸다. 국내 시장에서 PHEV가 좀처럼 대중화 되지 못한 이유다. 

 

 BYD는 이 같은 PHEV의 편견을 깨려고 한다. 그 결과물이 'DM-i(Dual Mode Intelligent)'다. 기존 하이브리드 처럼 엔진을 중심으로 전기모터가 보조를 하는 방식이 아닌 전기 동력을 중심에 두고 엔진이 부족한 부분만 채우도록 설계한 방식이다. 기술의 지향점을 '일렉트릭 퍼스트' 라고 강조하는 이유다. 

 

 BYD는 지난 2008년 세계 최초의 PHEV를 양산한 이후 18년간 관련 기술을 발전시켜왔다. 현재까지 DM 기술이 탑재된 차의 글로벌 누적 판매는 800만대를 넘어섰고 이 차들이 달린 누적 주행거리는 300억㎞ 이상이다. 전기차 기업으로 알려진 BYD가 하이브리드에도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부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존 하이브리드와의 철학적 차이부터 살펴봐야 한다. 일반적인 하이브리드는 내연기관이 주행의 중심이다. 전기모터는 출발이나 저속 주행을 보조하고 이를 통해 '연료 소모' 자체를 줄이는 역할에 집중한다. DM-i는 반대다. 가능한 한 많은 시간을 전기모터로 달리고 엔진은 발전이나 보조 동력 공급에 집중한다.

 

 BYD 측에 따르면 실제로 DM-i는 전체 주행의 약 80% 이상을 전기모터 중심으로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도심에서는 순수 전기차와 크게 다르지 않은 정숙성과 즉각적인 응답성을 제공하고 장거리에서는 엔진이 발전기 역할을 수행하며 주행거리를 늘린다. 운전자는 전기차에 가까운 주행 감각을 경험하면서도 충전 인프라 부족이나 주행거리 불안에서는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핵심은 'EHS(Electric Hybrid System)'라는 새로운 구동 방식이다. 단순히 엔진과 모터를 결합한 시스템이 아니라 주행 상황에 따라 가장 효율적인 동력 전달 방식을 스스로 선택하는 통합 구동 시스템이다.

 


 

 EHS는 발전을 담당하는 P1 모터와 실제 차를 움직이는 P3 모터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일반적인 자동변속기 대신 전기모터와 엔진을 유기적으로 제어하면서 주행 상황에 맞춰 전기모터 단독, 직렬 하이브리드, 병렬 하이브리드, 직병렬 하이브리드, 엔진 직결 등 다섯 가지 구동 방식을 자유롭게 전환한다.

 

 배터리 잔량이 충분할 때는 순수 전기차처럼 모터만으로 달린다. 배터리가 일정 수준 이하로 내려가면 엔진은 바퀴를 직접 돌리지 않고 발전기를 구동해 전기를 생산하고 모터가 계속 차를 움직인다. 급가속이나 추월 상황에서는 엔진과 모터가 동시에 구동력을 발휘한다. 반대로 시속 70㎞ 이상의 정속 주행처럼 엔진 직결이 더 효율적인 구간에서는 클러치를 연결해 엔진이 직접 바퀴를 돌린다. 

 

 EHS 자체의 효율도 높다. 헤어핀 권선 기술을 적용한 전기모터는 최고 97.5% 효율을 달성했으며 효율이 90%를 넘는 영역이 전체 운전 영역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여기에 유냉(오일 쿨링) 방식을 적용해 출력 밀도도 기존 대비 32% 높였다. 최대 회전수는 1만5,000rpm으로 일반 전기차와 맞먹는 수준이다.

 


 

 엔진은 그저 '효율'에만 집중했다. DM-i에 탑재되는 '샤오윈(Xiaoyun)' 1.5ℓ 터보 엔진은 가장 효율적인 영역에서만 작동하도록 설계했다. 이를 위해 밀러 사이클을 적용하고 350바 고압 직분사 시스템, VGT 터보차저, 가변 밸브 타이밍(VVT), 벨트리스 드라이브 등을 조합했다. 실린더 내벽 저마찰 코팅과 피스톤 링 최적화를 통해 기계적 손실도 줄였다.

 

 그 결과 열효율은 40.12%에 이른다. 일반적인 가솔린 엔진이 35% 안팎, 디젤 엔진이 35~40%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세계 최고 수준의 효율이다. 엔진이 항상 가장 효율적인 영역에서만 작동하도록 제어하는 DM-i 시스템과 결합하면서 연료 소비를 최소화했다.

 

 PHEV의 약점도 손봤다. 국내에서 PHEV가 외면받은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는 충전이었다. 대부분 완속 충전에 의존했고 충전 속도가 느려 전기차의 장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그리고 DM-i는 이 부분도 개선했다. 18㎾ DC 급속충전을 지원해 배터리를 30%에서 80%까지 약 30분 만에 충전할 수 있다. 

 


 

 배터리는 BYD의 블레이드 배터리를 적용했다. 리튬인산철(LFP) 기반의 블레이드 배터리는 반복적인 충·방전이 많은 하이브리드 환경에 맞춰 별도로 최적화했다. 영하의 기온에서는 자체 개발한 펄스 셀프 히팅 기술로 배터리 온도를 빠르게 높이고 냉매 직접 냉각 기술을 통해 냉각 효율도 기존 액체 냉각 방식보다 약 20% 개선했다.

 

 여기에 최대 3.3㎾ 출력의 V2L 기능도 지원한다. 캠핑이나 야외 활동에서 각종 전자기기를 사용할 수 있으며 배터리 세이브 기능을 이용하면 목적지까지 배터리를 일정 수준 유지했다가 필요한 순간 V2L을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운전자가 원할 경우 맥스 EV 모드를 선택해 가능한 한 전기만으로 주행하는 것도 지원한다.

 

 DM-i는 PHEV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려는 기술이다. 기존 PHEV가 엔진과 전기모터의 역할을 절충하는 데 집중했다면 DM-i는 전기차를 중심으로 설계하고 엔진은 필요한 순간에만 활용하는 새로운 접근을 선택했다. 충전이 가능하면 전기차처럼, 장거리에서는 하이브리드처럼 움직이며 상황에 따라 가장 효율적인 구동 방식을 스스로 선택한다.

 

 지난해 국내 승용차 시장에 진출한 BYD는 올해 DM-i 기반 제품을 국내에 선보일 계획이다. 지금까지 국내 PHEV 시장은 선택지가 적고 존재감도 크지 않았다. 그러나 전기차에 가까운 주행 경험과 긴 주행거리, 급속충전, 검증된 전동화 시스템을 앞세운 DM-i가 새로운 선택지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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