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한 운전 즐거움을 완성하는 두뇌
-20배 높아진 연산 능력 갖춰
전기차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자동차 성능을 평가하는 기준이 점점 숫자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과 최고출력, 주행거리 등 계량화된 수치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다. 전기차 특유의 즉각적인 토크 덕분에 많은 차들이 빠른 가속 성능을 갖추게 됐지만 반대로 주행 감각은 점차 비슷해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BMW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다른 방향을 선택했다. 단순히 더 빠른 전기차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운전자가 직접 느끼는 감각과 반응, 그리고 브랜드 고유의 주행 철학을 유지하는 데 집중한 것이다. 새 전기 SAV iX3는 이러한 BMW의 고민과 기술력이 집약된 차다.
핵심은 노이어 클라세를 통해 처음 선보이는 새로운 전자·소프트웨어 아키텍처다. iX3에는 기존 대비 최대 20배 높아진 연산 능력을 갖춘 4개의 고성능 컴퓨터 ‘슈퍼브레인’이 들어있다. 각각 주행 역동성, 자율주행, 인포테인먼트, 차 기본 기능을 담당하며 중앙 집중형 구조를 이룬다.
과거 자동차가 수십 개의 제어장치가 각각 기능을 수행하는 분산형 구조였다면 iX3는 주요 기능을 고성능 컴퓨터가 통합 관리하는 방식이다. 덕분에 시스템 간 협업 속도가 크게 높아졌고 OTA를 통해 지속적으로 기능을 개선하고 진화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할 기술은 BMW가 ‘하트 오브 조이(Heart of Joy)’라 부르는 주행 제어 시스템이다. 이름 그대로 BMW 특유의 운전 재미를 담당하는 핵심 두뇌다. 하트 오브 조이는 토크 제어와 조향, 제동, 차체 안정화 기능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 관리한다. 개별 제어장치 간 복잡한 통신 과정을 줄이면서 데이터 처리 속도는 기존 대비 10배 빨라졌다. 이를 통해 노면 상태와 차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0.001초 단위로 반응할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이 시스템이 BMW가 자체 개발한 ‘BMW 다이내믹 퍼포먼스 컨트롤’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이다. 100년 넘게 축적해 온 모터스포츠와 양산차 개발 경험이 소프트웨어에 그대로 녹아 있다. 덕분에 운전자는 보다 정교하고 자연스러운 조향 감각을 경험할 수 있다. 또 긴급 상황에서도 차량이 보다 안정적으로 거동한다.
이는 일상적인 주행 환경에서도 체감된다. iX3는 일반적인 감속 상황의 약 98%를 회생제동만으로 처리한다. 특히, 정차 직전 발생하는 울컥거림을 최소화하는 ‘소프트 스톱’ 기능을 적용해 BMW 역사상 가장 부드러운 제동감을 구현했다.
BMW는 이를 새로운 운전 경험으로 설명했다. 운전자 보조 시스템과 차 제어 기술이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심바이오틱 드라이브’를 통해 운전자와 차가 자연스럽게 호흡하는 주행 감각을 추구했다는 것이다. 크루즈 컨트롤 사용 중 브레이크를 가볍게 조작해도 시스템이 즉시 해제되지 않는 등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 썼다.
한편, 보이지 않는 영역의 혁신도 놓치지 않았다. BMW는 새로운 구역별 배선 아키텍처를 적용해 차를 전면과 중앙, 후면, 지붕 등 4개 구역으로 나눠 데이터를 관리한다. 이를 통해 배선 길이를 약 600m 줄이고 와이어링 하니스 무게도 30% 경량화했다. 또 기존 차에 사용하던 약 150개의 퓨즈를 스마트 e퓨즈로 대체했다. 차 상태에 따라 전력을 실시간으로 배분하고 불필요한 소비 전력을 줄여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처럼 iX3는 BMW의 첨단 소프트웨어와 디지털 아키텍처를 활용해 브랜드가 오랫동안 강조해 온 순수한 운전 즐거움을 전동화 시대에 맞게 재해석했다. 수치 경쟁이 치열한 전기차 시장에서 BMW는 다시 한번 운전자의 감성과 경험에 주목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하트 오브 조이라는 새로운 슈퍼컴퓨터가 자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