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코리아 서비스코너 세종연기점, 입지는 떨어지지만..
-"고객은 결국 서비스를 기억합니다"..친절이 만든 신뢰
-"르노차 수리비 비싸지 않나요" 지적에는...
"여기 입지가 좋지는 않습니다, 일부러 찾아와야 하는 곳이에요."
지난 30일 만난 김준호 르노코리아 서비스코너 세종연기점 소장은 센터의 가장 큰 약점을 먼저 이야기했다.
세종시 연기면 외곽에 자리한 이곳은 길을 지나가다 우연히 들를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다. 내비게이션이나 포털 검색을 통해 목적지를 입력해야만 닿을 수 있는 곳이다. 행정중심복합도시라는 세종시의 특성상 도심 내에는 자동차 정비업 입지가 제한돼 자연스럽게 외곽으로 자리를 잡게 됐다.
그런데 이 작은 서비스센터는 지난해 르노코리아 '2025 네트워크 어워즈 최우수상'을 받았다. 전국 서비스 네트워크 가운데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곳이다. 높은 기술력과 함께 소비자 만족도(CS), 정비 프로세스, 환경 관리 등을 종합 평가해 선정하는 상이다.
비결은 의외로 단순했다. '후발주자'. 세종에는 르노코리아 서비스 네트워크가 세 곳이고 이날 방문한 세종연기점은 가장 늦게 문을 연 곳이다. 김 소장은 "기존 서비스센터와 똑같이 해서는 선택받기 어렵다고 생각했다"며 "처음부터 '고객 중심'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았다"라고 말했다.
친절은 이곳의 전략이었다. 맞이하는 방식부터 차량 설명, 정비 과정, 사후 안내까지 모든 과정에서 CS를 최우선으로 두었다. 입소문은 생각보다 빨리 퍼졌다. 김 소장은 "친절하지 않으면 고객이 일부러 여기까지 찾아올 이유가 없다"며 "지금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결국 고객 응대"라고 말했다. 르노코리아에 따르면 실제로도 세종연기점은 CS 부문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보통 서비스센터는 바쁘다. 입고차는 계속 들어오고 정비사는 시간을 쪼개 움직인다. 하지만 세종연기점은 조금 다르다. 평일 입고량은 약 20대, 주말은 30대 안팎이다. 시설 기준으로는 평일 60대, 주말에도 40~50대까지 처리할 수 있지만 일부러 무리하게 물량을 늘리지 않는다.
김 소장은 "여유가 있다"며 오히려 이것이 장점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여유는 차량을 더 오래 바라보는 시간으로 이어진다. 차를 리프트에 올려 놓고 차루를 직접 불러 문제 부위를 보여준다. 정비가 필요한 이유를 설명하고 앞으로 관리해야 할 부분도 함께 알려준다. 김 소장은 "대화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신뢰도 자연스럽게 생긴다"며 웃었다.
청결도 서비스의 일부다 센터를 둘러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정리된 작업장이다. 정비소 특유의 어수선한 분위기보다 깔끔한 바닥과 정돈된 공구가 먼저 보인다. 김 소장은 작업이 끝날 때마다 반드시 정리와 청소를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워크베이 한 곳당 에어컨 한 대 씩을 배치해 작업자의 쾌적성을 배려한 것도 돋보였다.
서비스센터에는 최신 그랑 콜레오스만 들어오는 것이 아니다. 10년, 20년 가까이 된 SM5도 여전히 입고된다. 문제는 부품. 순정 부품이 단종된 경우가 적지 않다. 김 소장은 이럴 때 재생 부품이나 중고 부품을 활용하는 방법을 찾는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어떻게든 수리할 방법을 찾아보려하고 견적만 확인하고 돌아가는 분도 적지 않지만 무조건 점검비를 청구하지 않는다"며 "충분히 설명하고 선택은 소비자에게 맡기면 비용도 줄일 수 있고 차도 계속 탈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르노 차가 부품값이 비싸고 정비가 어렵다는 인식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할까. 김 소장은 "사설 정비업체에서 접하는 사례가 적다 보니 생긴 이미지"라고 말했다. 실제로는 익숙해지면 특별히 어려운 구조는 아니라는 뜻이다.
엔진오일 교환 비용에 대한 오해도 적지 않다. 김 소장은 "국제 정세 영향으로 오일 가격이 예전보다 2만원 정도 인상됐지만 이전에는 공임을 포함해 10만7,000원 수준이었고 현재도 경쟁 브랜드와 비교하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가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일 공급이 어려웠던 시기도 있었지만 미리 재고를 확보해 정비에는 차질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오히려 최근 차들의 품질에는 자신감을 보였다. "그랑 콜레오스와 필랑트는 예전 2000년대 SM5를 보는 느낌"이라며 "출시된 지 2년 정도 됐지만 대부분 엔진오일 같은 소모품 교환으로 들어오고 고장 때문에 입고된 사례는 거의 보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르노코리아 역시 최근 디지털 서비스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전국 365개 서비스 네트워크와 146개 부품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부품 공급률은 93% 수준이다. 또한 마이 르노 앱을 통한 정비 예약과 점검 리포트 조회, 비대면 차량 점검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세종연기점에는 세종 시민만 오는 것이 아니다. 청주를 비롯한 인근 지역에서도 일부러 찾아오는 소비자들이 있다. 곧 주변에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생활권 개발도 예정돼 있다. 접근성은 앞으로 조금씩 좋아질 전망이다. 그러나 김준호 소장은 위치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말한다.
"결국 고객은 서비스를 기억합니다."
후발주자, 외곽, 접근성이 떨어지는 입지. 분명 약점이었다. 하지만 세종연기점은 그 약점을 '시간'으로 바꿨다. 더 오래 설명하고, 더 꼼꼼히 점검하고, 더 많이 대화했다. 그 결과는 전국 최우수 서비스센터라는 이름으로 돌아왔다. 자동차는 결국 기계지만, 서비스는 사람에게 남는다. 세종연기점은 그 가장 단순한 원칙을 가장 꾸준히 실천하고 있는 곳이었다.
세종=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