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자동차로 푼다'..토요타의 유쾌한 해법

입력 2026년07월09일 10시50분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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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통상 이슈, 자동차 문화와 모터스포츠로 풀어
 -미국 생산 캠리 커스텀 대결로 글로벌 전략 소개
 -아키오 회장, "모든 이해관계자가 승리자 돼야"

 

 토요타가 미국발 관세 문제라는 통상 이슈를 자동차를 주제로 유쾌하게 풀어내 이목을 끈다. 정치와 경제의 영역으로만 여겨졌던 관세 문제를 커스텀카와 모터스포츠, 팬 참여 이벤트로 설명하며 자동차 브랜드만이 보여줄 수 있는 새로운 소통 방식을 제시했다.

 


 

 이벤트는 지난 6월 일본 후지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슈퍼다이큐 후지 24시간 레이스'다. 토요타는 이곳에서 미국 생산 캠리를 활용한 '커스텀 대결'을 개최했다. 토요다 아키오 토요타자동차 회장(모리조)과 나카지마 히로키 토요타자동차 부사장(자이아노)이 각각 미국 생산 캠리를 개성 있게 꾸며 관람객 투표로 승부를 가리는 행사다.

 

 행사의 주인공은 미국 켄터키 공장에서 생산된 캠리 두 대였다. 모리조가 이끄는 팀 GR(가주 레이싱)은 대형 오버펜더와 전·후면 에어로파츠, 대형 리어윙 등을 적용해 서킷을 달리는 레이스카를 연상시키는 모습으로 꾸몄다. 여기에 앞쪽 3기통 엔진과 뒤쪽 4기통 엔진을 탑재한 '트윈 엔진, 7기통'이라는 재치 있는 설정까지 더했다.

 

 반면 자이아노가 이끄는 팀 TR(토요타 레이싱)은 정반대의 접근을 택했다. 길게 돌출된 프런트 스포일러와 깊은 림의 휠, 볼트로 고정한 오버펜더, 하늘을 향해 치솟은 '다케야리(たけやり, 죽창) 머플러' 등 1980년대 일본의 가이도 레이서(街道レーサー)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실내에는 샹들리에와 크리스털 장식, 대형 스피커를 설치하는 등 과장된 연출을 더해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겉으로는 유쾌한 이벤트였지만 실제로는 토요타가 글로벌 생산 체계와 미국 관세 문제를 설명하기 위해 마련한 무대였다. 행사에서 공개된 두 대의 캠리는 미국 켄터키 공장에서 생산된 차. 토요타는 현재 일본에서 팔고 있지 않은 캠리를 미국 생산분으로 다시 일본 시장에 들여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모리조는 이 자리에서 "메이드 인 재팬이 아니라 메이드 바이 토요타 인 아메리카"라며 생산지가 아니라 토요타의 품질과 기술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관세 문제에 대해서 그는 "관세 문제에서 가장 승자가 돼야 하는 것은 소비자"라며 "정부도, 제조사도 모두 승자가 되는 방법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이는 통상 문제를 정부 간 협상에만 맡기지 않고 기업의 상품 전략으로 해법을 제시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미국에서 생산한 차를 일본에 판매하면 미국의 생산과 수출을 늘리는 동시에 일본 소비자에게도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다는 논리다.

 




 

 행사 방식도 이례적이다. 토요타는 관세나 글로벌 공급망을 설명하는 프레젠테이션 대신 폭주족 스타일 커스텀카, 레이싱 콘셉트 차, 레슬링을 연상시키는 캐릭터 설정, 팬 투표 등을 결합했다. 행사장에는 미국 생산 일본차 전시 공간을 마련하고 미국산 픽업트럭과 SUV를 함께 소개하는 등 자연스럽게 미국 생산 토요타의 의미를 전달했다. 정치적 이슈를 정치 언어가 아닌 자동차 문화로 설명한 셈이다.

 

 이는 토요다 아키오 회장이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자동차는 즐거워야 한다'는 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기술이나 경영 전략조차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만들어야 한다는 그의 경영 철학이 관세 문제에도 그대로 적용된 것.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관세와 공급망 재편이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핵심 화두로 떠오른 상황에서 이를 정치적 논쟁이 아닌 자동차의 재미와 문화로 풀어낸 점이 토요타 답다"며 "단순한 마케팅을 넘어 사회적 이슈를 두고 새로운 방식의 소통을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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