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 자동차 정비사업자가 목소리를 높인 이유

입력 2026년08월18일 15시39분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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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기반 출장 정비, 공정한 잣대 적용돼야 

 

 엔진오일의 보충 또는 교환 및 세차, 에어클리너 및 필터류 교환, 배터리 및 전기배선이나 전구교환, 기타 전기장치의 점검이나 정비, 냉각장치 점검 및 정비, 타이어 점검 및 교환 등은 자동차 정비사업자의 고유 영역일까 아닐까?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 132조는 이런 행위를 고유 영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흔한 말로 자가 정비도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AI를 통해 생성한 가상 이미지>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비롯된다. 자가 정비일 경우 노상에서 오일을 교환하는데 안전 기준이 없다. 요즘은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오일 교환이 버젓이 행해지기도 한다. 이른바 출장 정비다. 

 

 이리저리 흩어진 작업 공구를 보면 지나가는 다른 차가 밟을까 우려되기도 한다. 작업자가 차 아래에 들어가 오일을 빼내고 용기로 옮길 때 바닥에 누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출장 정비는 자가 정비 항목을 근거로 최근 확산되는 중이다. 1인 가구와 노령자가 늘며 전문 정비점에 직접 찾아가는 것 자체가 불편한 탓이다.

 

 이 틈을 파고 든 것이 플랫폼 기반의 출장 정비다. 물론 이때 정비를 해주는 사람은 자격을 갖춰야 하지만 때로는 무자격자가 출동하기도 한다. 당연히 불법이지만 단속할 방법은 없다. 설령 단속해도 ‘본인이 운행하는 자가용’이라고 우기면(?) 그만이다. 

 

 게다가 형평성도 논란도 제기된다. 전문 정비사업자는 사업장 내에서만 정비 행위를 해야 한다. 같은 엔진 오일을 교환할 때도 작업장 밖을 벗어나면 처벌 대상이다. 그러나 출장 정비는 장소에 개의치 않는다. 돈 들여 버젓이 정비 사업장을 갖춘 사람이 오히려 차별받는 셈이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정비 이력 관리도 사각 지대로 남는다. 전문 정비업을 이용하면 작업 내용을 세세하게 입력, 국토부의 자동차 이력 관리에 활용하도록 제도화돼 있다. 하지만 출장 정비는 이력이 남지 않는다. 이 경우 중고차 거래 시 정보의 비대칭성, 즉 레몬 마켓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소비자 관점에서 출장 정비는 편리하다. 정비 이후 발생 가능한 문제를 우려하기도 하지만 찾아가지 않는 편리함은 출장 정비 수요를 늘린 촉매제다.

 

 그래서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 소비자, 플랫폼, 오프라인 사업장을 갖춘 전문 정비사업자 모두 상생하는 방안은 딱 하나, 공정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다. 자가 정비 항목을 손보고 출장 정비도 이력 관리 범주에 넣어야 한다. 

 

 동시에 전문 정비사업자도 플랫폼에 진출, 경쟁하면 된다. 이때 출장 정비가 갖춰야 할 안전 정비 기준은 세심하게 마련돼야 한다. 소비자가 믿을 만한 정비 사업자를 선택할 수 있도록 자격 점검 방법도 찾아내야 한다. 

 

 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은 이미 우리 일상에 깊이 들어와 있다. 하지만 단순 수요와 달리 자동차 정비는 ‘안전’이 최우선이고 사후 서비스도 소비자에게 중요 지표다. 그래서 이 모든 것을 담아내는 법적인 틀이 갖추어져야 한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지난 18일 국회에서 복기왕 의원실 주최로 ‘소비자가 안전한 자동차 정비제도’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플랫폼 등장으로 수많은 마찰을 빚었던 다른 사례와 달리 이번 토론회는 출장 정비와 전문 정비의 차별을 없애고 소비자 중심의 제도로 바꾸어야 한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출장과 전문 정비 범주를 어디까지 볼 것이냐에 대해선 여전히 의견이 분분했지만 주목할 점은 ‘공정 잣대’였다는 사실이다. 

 

 과거 ‘타다’와 ‘택시’ 갈등의 핵심 원인은 유상운송이라는 같은 본질을 두고 벌어진 차별이었다. 택시는 규제 대상, 타다는 규제에서 벗어난 유상운송이었기 때문이다. 이때 정부는 택시 규제 해소가 아닌 ‘타다’에 규제를 씌워 공정 잣대를 만들었다. 

 

 그래서 정비 자격 갈등은 과거 사례에서 벗어나 출장과 전문 정비 모두 ‘윈-윈’하는 제도로 설계돼야 한다. 미묘하고 복잡한 갈등이지만 해결 의지가 보이는 만큼 차별이 사라지기를 기대한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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