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이변과 추억'..이야깃거리 넘친 이탈리아 GP

입력 2026년09월08일 09시00분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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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토넬리, 엔진 교체 페널티 딛고 홈 그랑프리 첫 승
 -가슬리, 190번째 출전 만에 생애 첫 폴 포지션
 -베텔, 슈마허의 F2002 몰고 몬자 질주

 

 지난 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몬자 국립 자동차경주장에서 열린 2026 포뮬러 1(F1) 이탈리아 그랑프리가 이변과 추억을 동시에 남겼다. 

 


 

 이날 경기에서는 키미 안토넬리(메르세데스-AMG 페트로나스)가 19번째 그리드에서 출발해 우승하는 대역전극을 펼쳤다. 예선 주행에서는 피에르 가슬리(BWT 알핀)가 생애 첫 폴 포지션을 차지했다. 경기 전에는 세바스티안 베텔이 미하엘 슈마허의 페라리를 몰고 몬자를 달리며 팬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안토넬리의 이번 우승은 출발 위치부터 극적이었다. 안토넬리는 파워유닛 교체에 따른 페널티로 19번째 그리드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2랩 샤를 르클레르(스쿠데리아 페라리)의 사고로 적기가 발령됐을 당시 이미 12위까지 올라왔고 재출발 이후에도 빠르게 선두권으로 진입했다. 18랩에는 러셀(메르세데스-AMG 페트로나스)까지 추월하며 선두로 올라섰다.

 

 중반 이후에는 두 메르세데스 드라이버의 전략이 엇갈렸다. 버추얼 세이프티카(VSC) 상황에서 안토넬리가 새 미디엄 타이어를 선택한 반면 러셀은 사용한 하드 타이어로 주행을 이어갔다. 이후 다시 추격에 나선 안토넬리는 50랩 레스모2와 아스카리 시케인 사이에서 러셀을 추월하고 그대로 체커기를 받았다.

 



 

 결승에서 안토넬리가 주인공이었다면 예선에서는 가슬리가 이변의 중심에 섰다. 가슬리는 토요일 열린 예선에서 생애 첫 폴 포지션을 차지했다. F1 데뷔 후 9년, 190번째 그랑프리에서 처음으로 가장 앞쪽 그리드를 확보했다. 알핀에도 첫 폴 포지션이었다. 더욱이 가슬리는 2020년 몬자에서 자신의 첫 F1 우승을 차지한 바 있어 더욱 뜻깊었다. 

 

 가슬리는 결승에서도 출발 직후 첫 번째 시케인까지 선두를 지키며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알핀의 레이스 페이스는 메르세데스와 레드불 등을 막아내기에 부족했다. 가슬리는 점차 순위를 내줬고 최종 7위로 경기를 마쳤다. 그럼에도 올 시즌 선두권과 거리가 있었던 알핀이 순수 예선 페이스로 폴 포지션을 차지했다는 점에서 이번 주말 최대 이변 가운데 하나로 꼽힐 만했다.

 

 경기장 밖에서도 몬자의 역사성을 살린 장면이 이어졌다. 특히 네 차례 월드 챔피언 세바스티안 베텔이 미하엘 슈마허가 몰았던 페라리 F2002의 운전대를 잡았다. F2002는 슈마허가 2002년 압도적인 시즌을 보내는 데 함께했던 차다. 페라리는 올해 슈마허의 페라리 합류 30주년을 맞아 F310과 248 F1, F2002 등 그의 현역 시절 차들을 몬자에 불러 모았다. 
 


 

 특히 슈마허를 어린 시절의 우상이자 이후 가까운 친구로 여겼던 베텔에게는 의미가 남달랐다. 베텔은 결승을 앞두고 F2002를 타고 몬자를 돌았고 도넛 주행까지 선보이며 관중의 환호를 끌어냈다. 슈마허와 함께 독일 F1의 전성기를 상징했던 두 세대가 한 대의 차를 통해 다시 연결된 셈이다.

 

 페라리도 이번 그랑프리에서 슈마허를 적극적으로 기렸다. SF-26에는 슈마허가 페라리에 처음 합류했던 1996년 F310에서 영감을 얻은 특별 도장을 적용했다. 르클레르와 루이스 해밀턴의 슈트에도 슈마허를 상징하는 요소를 더했다. 

 

 다만 정작 페라리의 결승 성적은 홈 팬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르클레르와 해밀턴은 각각 3·4번 그리드에서 출발했지만 첫 랩부터 맞붙었다. 해밀턴은 이 과정에서 자갈밭으로 밀려나며 순위가 떨어졌고 르클레르는 2랩에서 차를 잃고 방호벽과 충돌해 리타이어했다. 해밀턴도 최종 6위에 머물렀다.

 

 

 다소 색다른 볼거리도 있었다. 디즈니·픽사의 애니메이션 '카' 개봉 20주년을 맞아 주인공 라이트닝 맥퀸이 실제 몬자  서킷에 등장했다. 라이트닝 맥퀸은 '카' 특별 도장을 적용한 세이프티카와 함께 결승에 앞서 기념 주행을 펼쳤다.

 

 올해 이탈리아 GP는 결과만큼 과정과 주변 이야기가 풍성했다. 가슬리의 깜짝 폴 포지션으로 시작해 베텔과 슈마허의 F2002가 과거를 소환했고 결승에서는 안토넬리가 19위에서 우승까지 올라서는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반면 가장 많은 홈 팬의 응원을 받은 페라리는 정작 포디움에 오르지 못했다.

 

 한편, 이번 결과로 안토넬리는 드라이버 챔피언십에서 2위 러셀과의 격차를 66점으로 벌렸다. F1은 오는 11~13일(현지시각) 마드리드 마드링 서킷에서 열리는 스페인 그랑프리로 시즌을 이어간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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