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더 블라스캄프 만트럭버스 회장 인터뷰
-"한국, 까다로운 소비자·운행환경 갖춘 아시아의 쇼케이스"
-"향후 25년 시장점유율 두 배 목표..차급 더 확대"
"한국은 소비자의 요구 수준이 높고 트럭을 매우 집약적으로 운행하는 시장입니다. 우리 제품이 제대로 시험받을 수 있는 곳이죠."
만트럭버스가 한국 진출 25주년을 맞아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단순히 판매량을 늘리는 시장을 넘어 제품과 서비스 경쟁력을 검증하고 아시아에서 브랜드의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쇼케이스'라는 평가다. 향후에는 대형트럭에서 중형으로 제품군을 넓히고 전기트럭까지 투입해 한국 사업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알렉산더 블라스캄프 만트럭버스 회장은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IAA 트랜스포테이션 2026'에서 인터뷰를 갖고 "한국은 소비자와 사업 측면뿐 아니라 아시아에서 우리의 입지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며 "앞으로 한국 시장점유율을 두 배로 높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다음은 블라스캄프 회장과의 일문일답.
-만이 한국에 진출한 지 25년이 됐다. 한국 시장을 어떻게 평가하나.
"지난 25년은 매우 보람 있는 시간이었다. 한국 소비자들은 요구 수준이 높고 트럭을 매우 집약적으로 운행한다. 사실상 24시간 내내 운행하는 경우도 있어 우리 트럭이 제대로 시험받을 수 있는 시장이다. 그럼에도 만 제품은 한국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현재 유럽 상용차 브랜드 가운데 두 번째 수준의 위치를 확보하고 있고 시장도 다시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대형트럭뿐 아니라 중형까지 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 전기트럭은 어떤 전략으로 접근할 계획인가.
"만은 글로벌 차원에서 전동화 전략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디젤트럭을 기반으로 전동화 제품을 개발하고 같은 생산라인에서 생산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시장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한국은 아직 대형 전기트럭을 위한 충전 인프라가 부족하다. 만이 직접 투자할 가능성도 있나.
"현재 만이 한국의 충전 인프라에 직접 투자할 계획은 없다. 대신 우리 정비 네트워크에서는 충전이 가능하도록 준비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전기트럭의 실제 운행 방식이다. 7개의 배터리를 탑재한 트랙터와 섀시는 최대 40t급에서 720㎞까지 주행할 수 있다. 하루 운행을 마치고 차고지로 돌아와 충전하는 방식도 충분히 가능하다. 차고지에는 1㎿급 충전 설비를 설치할 수도 있는데 밤 동안 충전하거나 필요할 때 추가로 전력을 공급하는 식이다. 모든 충전을 공공 충전소에 의존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의 전기트럭 전환 속도는 어떻게 전망하나.
"만은 12t급 중형트럭부터 16t 이상, 약 70t급까지 전동화 제품군을 갖추고 있다. 가까운 시일 안에 한국에서도 첫 전기트럭을 선보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
-트라톤그룹 안에서 만의 연구개발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나.
"트라톤그룹의 각 브랜드는 개발 프로젝트와 기본 부품을 공유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D30 엔진과 변속기다. 기본 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한 뒤 만 연구개발 부문에서 브랜드에 맞게 조정한다. 그룹이 가진 규모를 활용하면 각 브랜드가 모든 것을 따로 개발하는 것보다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혁신할 수 있다. 동시에 디젤엔진의 효율을 계속 높이고 전기 시스템과 안전기술, 자율주행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2030년까지 유로7에 대응해야 한다. 자율주행 역시 다음 10년 초반을 중요한 시점으로 보고 있다."
-장기적으로 배터리 전기트럭이 디젤을 대체하는 주류가 될 것으로 보나.
"어느 시점을 이야기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2060~2070년 정도를 본다면 전 세계 트럭의 절반가량이 전동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충전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져야 한다. 1~1.5㎿급 충전이 가능해지고 배터리 기술이 안정적으로 발전한다면 장거리 운송에서도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다. 전기 구동계는 물리적으로 에너지 손실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충전 인프라와 전력망, 전력 생산비용이다. 전기의 가격이 디젤보다 충분히 경쟁력을 갖춘다면 많은 운송사업자가 전기트럭으로 이동할 것이다."
-중국 업체들이 전기트럭을 앞세워 유럽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어떻게 평가하나.
"아시아와 중국에서 배터리 전기차뿐 아니라 수소와 디젤 등 다양한 분야의 경쟁자가 등장하고 있다. 나는 경쟁을 좋아한다. 경쟁은 우리를 더 좋은 회사로 만든다. 다만 중요한 것은 공정한 경쟁이다. 토지나 공장 등 기업이 투자해야 할 부분에서 특정한 지원을 받는다면 같은 조건에서 경쟁하고 있는 것인지 살펴봐야 한다. 세계무역기구의 규칙과도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 경쟁은 좋은 일이지만 반드시 공정해야 한다."
-한국 배터리 업체 등과 협력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나.
"지속적으로 공급업체 시장을 살펴보고 있고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도 환영한다. 만의 1세대 전기버스에는 LG의 배터리 셀이 적용된 적도 있다. 공급업체를 선택할 때는 품질과 공급 가능성, 비용을 모두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한다."
-만에게 한국이 중요한 이유가 있다면.
"한국은 소비자와 사업이라는 측면에서 중요하지만 아시아에서 우리의 입지를 보여줄 수 있는 시장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한국은 트럭 운행 조건이 매우 까다롭고 소비자의 요구 수준도 높다.그렇기 때문에 한국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은 의미가 크다. 동아시아에서 만의 제품과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매우 좋은 쇼케이스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25년 뒤 한국에서 만은 어떤 모습이길 바라나.
"한국에서 시장점유율을 두 배로 높일 수 있기를 바란다. 디젤트럭에서 쌓아온 전통을 유지하면서 배터리 전기트럭에서도 인정받는 브랜드가 되고 싶다. 대형과 중형트럭에 계속 투자할 것이고 경우에 따라 더 작은 차급도 검토할 수 있다. 장거리 운송과 건설, 유통 등 다양한 영역에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서비스 네트워크와 정비 역량도 강화하고 금융 서비스까지 결합해 소비자가 필요한 것을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하노버(독일)=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