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상용차 시장 20% 이상 위축에도 만 14% 성장
-에머리히 총괄 "한국은 아시아의 파워하우스"
만트럭버스가 침체된 한국 상용차 시장에서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다. 회사는 제품 판매뿐 아니라 서비스와 부품, 금융 등을 아우르는 '만 CORE 360' 전략이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하고 한국에서 검증한 사업 방식을 다른 아시아 시장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토마스 에머리히 만트럭버스 그룹 글로벌 세일즈 총괄은 15일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IAA트랜스포테이션 2026에서 인터뷰를 갖고 "한국 상용차 시장이 지난해 20% 이상 감소하며 역대 가장 낮은 수준에 가까워졌지만 만은 14% 성장했다"며 "시장보다 크게 앞서는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만이 성장의 배경으로 꼽은 것은 '360도 접근법'이다. 좋은 차를 공급하는 것만으로는 상용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제품과 정비, 부품 공급, 상담, 금융 등을 하나의 사업 체계로 묶는 전략이다.
에머리히 총괄은 "한국은 360도 접근법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보여주는 시장"이라며 "제품과 지원, 부품, 컨설팅을 함께 제공하는 방식이 한국에서 매우 성공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아무리 좋은 트럭을 갖고 있어도 서비스와 부품이 제대로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소용이 없다"며 "상용차 사업에서는 전체를 아우르는 접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 시장의 특수성도 이 같은 전략을 발전시킨 배경이다. 다른 주요 상용차 시장은 대형 운송업체가 전체 수요의 60~70%를 차지하고 개인 운송사업자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한국은 이와 반대되는 구조라는 게 만의 설명이다.
에머리히 총괄은 "한국은 개인 운송사업자가 시장의 중심을 이루는 거의 유일한 시장"이라며 "처음 한국 시장을 접했을 때 대형 플릿이 거의 없다는 점과 차의 사용 방식, 주행거리 등이 다른 시장과 매우 다르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말했다.
개인 운송사업자에게 트럭은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생업을 위한 자산이다. 고장이나 정비로 차가 멈추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곧바로 수입 감소로 이어진다. 이에 따라 구매가격뿐 아니라 정비 접근성과 부품 공급, 가동시간 등이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에머리히 총괄은 "상용차는 돈을 벌기 위해 구매하는 제품"이라며 "바퀴가 돌아가야 수입을 얻고 가족의 생계를 이어갈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가동시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더 저렴한 상용차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그 차가 하루 종일, 매일 운행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피터 안데르손 만트럭버스코리아 사장도 같은 이유에서 판매량이나 시장점유율 자체를 최우선 목표로 두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차를 판매한 뒤에도 운송사업자가 지속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먼저라는 얘기다.
안데르손 사장은 "한국 사업은 계획대로 좋은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고 시장점유율도 높아졌다"며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점유율을 쫓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필요한 서비스를 빠르게 제공해 차가 계속 운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럭이 계속 운행돼야 소비자도 돈을 벌 수 있다"며 "소비자가 만족하면 시장점유율과 판매량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만이 한국에서 가동시간 보장에 공을 들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회사 귀책으로 차가 일정 조건 이상 운행하지 못할 경우 보상하는 '만 업타임 프로그램'을 통해 서비스 지체 시 현금 보상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으ㄹ 운영 중이다.
안데르손 사장은 "트럭을 인도한다는 것은 소비자에게 하나의 약속을 하는 것"이라며 "만이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면 우리가 비용을 부담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까지 실제 보상이 발생한 사례는 없지만 우리는 이 약속을 100% 지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기트럭 시대에도 이 같은 사업 구조는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기트럭은 구매가격뿐 아니라 충전비와 정비비, 가동시간, 향후 중고차 가치까지 고려해야 실제 경제성을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데르손 사장은 "전기트럭에서도 중요한 것은 소비자가 차를 어떻게 운행할 것인지, TCO가 얼마인지, 서비스에 얼마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지다"라며 "가격은 여러 판단 기준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고 말했다.
만은 한국에서 확인한 사업 방식을 다른 아시아 시장에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에머리히 총괄은 특히 까다로운 한국 상용차 시장에서 소비자의 신뢰를 얻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상용차 소비자는 자신이 신뢰하는 사람과 브랜드에서 차를 산다"며 "신뢰 관계를 구축하면 소비자는 다시 돌아온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아시아의 파워하우스"라며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다면 다른 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 한국에서 구축한 모델을 다른 아시아 시장에도 그대로 적용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하노버(독일)=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