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커지는 에너지 안보 위기", ‘수소’로 대안 찾는다

입력 2026년09월28일 10시04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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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에너지 93.7% 해외 의존
 -지정학 리스크로 취약성 더욱 높아
 -대안으로 수소 주목 받아

 

 중동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로 에너지 위기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산업통상부는 지난 18일 석유 최고가격제를 또다시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1997년 유가 자유화 이후 29년 만에 도입된 제도로 이번이 3월 13일 시행 이후 열 번째 최고가격 결정이다.

 



 

 일시적 충격에 대응하기 위한 비상조치라는 명목과 달리 석유 최고가격제는 반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에너지 자급 기반이 취약한 구조에서 물가 안정을 위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24년 한국의 에너지 수입 의존도는 93.7%에 달했으며 30년 넘게 90%대의 높은 수준에 고착돼 있다.

 

 여기에 석유 최고가격제 연장으로 정부의 재정 부담은 크게 확대되고 있다. 정유업계 추산 누적 손실은 6월 중순에 이미 5조원 규모에 달해 정부가 당초 확보한 4조2000억원의 예비비를 훌쩍 넘어섰다. 정부와 정유사 간 이견으로 1차 손실 정산(3월 13일~6월 30일 발생분)조차 아직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중동 전쟁으로 인해 우리의 에너지 취약성이 통계 수치를 넘어 국민 세금 부담이라는 현실로 드러났다”며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지 않으면 향후 더 큰 위기 발생 시 국가 경제가 감당하기 어려운 충격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수소가 에너지 수급 불안 해소에 기여할 수 있으며 특히,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0%를 상회할 만큼 자립도가 낮은 한국에 유효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주목받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글로벌 하이드로젠 리뷰 2026' 보고서에 따르면 중동 전쟁에 따른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취약점을 지적하면서 수소의 에너지 안보 역할을 조명했다.

 

 글로벌 하이드로젠 리뷰는 IEA가 세계 각국의 수소 생산·수요 현황 등을 분석하고 정책 방향을 제언하는 글로벌 수소 분야 연례보고서로,올해는 지난 6월 발간됐다. IEA는 보고서에서 “수소가 화석연료 수입 의존도를 낮춤으로써 에너지 안보를 강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정 지역에 매장량이 집중된 석유·가스 등 화석연료와 달리 수소는 각국이 자국 내에서 직접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생에너지나 원자력 발전 전력으로 물을 전기분해하는 방식으로 만들 수도 있으며 음식물 폐기물·하수 슬러지·가축 분뇨 같은 유기성 폐기물도 수소 생산의 원료로 사용될 수 있다. 특히, IEA는 에너지의 70% 이상을 해외에서 조달하고 그중 특정 국가 수입 비중이 25%를 넘는 한국·독일·일본에 대해 재생에너지 기반 수소가 에너지 수입 일부를 대체하고 공급망 다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각국의 수소 정책이 선언적 단계를 넘어 정부 주도의 법·제도 정비와 재정 투입을 기반으로 실행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가 차원의 수소전략을 보유한 국가가 2021년 23개국에서 2026년 66개국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대표 국가별로 보면 중국은 과거 수소전기차 보급에 집중한 ‘수소 굴기 1.0’에 이어 수소 산업 전반을 대상으로 5개 도시군에 4년간 최대 80억위안을 지원하는 2차 시범사업에 착수했다.

 

 또 일본은 3조엔 규모의 재원을 투입해 저탄소수소와 화석연료의 가격 차액을 최장 15년간 보전하며 수소 공급망이 시장에 뿌리내리도록 하고 있다. 여기에 유럽연합은 유럽수소은행을 통해 재생수소 생산자에게 최장 10년간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올해 7월에는 4차 경매 초안을 발표하며 5억유로 규모의 공모를 예고하는 등 지원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이에 IEA는 “정책입안자들이 에너지 안보 강화에 있어 수소의 역할에 점점 더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수소가 당장 높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를 해결할 만능 열쇠는 아닐 수 있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국내 생산이 가능하고 공급망을 다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에너지 안보를 강화할 현실적인 선택지로 꼽힌다. 결국 반복되는 지정학적 위기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가격 안정 대책을 넘어 에너지 자립 기반을 넓혀야 하며, 수소가 그 대안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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