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부산 생산 폴스타4 3,124대 수출
-美 규제에 유럽으로 무게중심..3,116대 유럽행
-미·중 관계 변화는 변수..미국길 다시 열릴까
미국 시장 진출에 제동이 걸린 폴스타4가 유럽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다.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서 생산하는 폴스타4의 유럽 수출이 본격화하면서 월 수출량도 3,000대를 넘어섰다. 당초 북미 시장까지 염두에 뒀던 부산공장이 유럽 공급기지로 빠르게 역할을 전환하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2일 르노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9월 폴스타4 수출은 3,124대로 집계됐다. 8월 1,232대와 비교하면 153.6%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르노코리아 전체 수출 4,267대 가운데 73.2%를 폴스타4가 차지했다. 아르카나 648대, 그랑 콜레오스 422대, 필랑트 73대를 합친 물량보다도 두 배 이상 많다.
눈에 띄는 건 목적지다. 9월 수출한 폴스타4 가운데 3,116대가 유럽으로 향했다. 전체 물량의 99.7%에 해당한다. 사실상 부산에서 생산한 폴스타4 수출 물량 대부분이 유럽 시장으로 향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폴스타의 글로벌 전략 변화와 맞물려 있다. 당초 폴스타는 부산공장을 폴스타4의 한국 및 북미 공급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중국 생산 의존도를 낮추고 한국에서 생산한 차를 미국으로 수출함으로써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높은 관세 부담도 피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미국 정부의 커넥티드카 규제가 변수가 됐다.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은 지난 6월 폴스타에 커넥티드카 규정상 예외를 허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폴스타는 2027년형부터 미국에서 신차를 판매할 수 없게 됐다. 기존 재고 판매와 사후서비스는 이어갈 수 있지만 부산공장에서 생산한 신차를 미국으로 보내는 전략에는 사실상 제동이 걸렸다. 폴스타 역시 미국 사업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막힌 미국길 대신 선택한 곳이 유럽이다. 폴스타는 미국 정부의 결정 직후 유럽에 대한 전략적 집중도를 높이겠다고 공식화했다. 부산공장도 이 과정에서 새로운 역할을 맡게 됐다. 폴스타는 최근 상반기 실적 발표에서 "부산공장의 폴스타4 생산이 확대되고 있으며 첫 생산분의 선적도 시작됐다"고 밝혔다. 르노코리아의 지난달 수출 실적은 이 같은 생산 확대가 실제 물량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유럽으로서는 부산 생산이 갖는 이점도 있다. 유럽연합(EU)은 중국산 전기차에 추가 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폴스타 역시 중국 생산 기반을 활용해온 만큼 관세와 무역정책 변화가 가격과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해왔다. 폴스타는 이를 완화하기 위해 폴스타3는 미국, 폴스타4는 한국, 향후 폴스타7은 슬로바키아에서 생산하는 등 생산거점을 분산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시장이 완전히 닫힌 건 아니다. 지난 9월 미·중 정상회담에서는 양국이 300억달러 규모의 비민감 품목에 대한 관세를 낮추고 기존 무역 휴전을 연장하기로 했다. 중국과 연계된 커넥티드카의 미국 판매 제한을 법률로 명문화하려던 미 상원의 초당적 법안은 최근 처리가 중간선거 이후로 미뤄졌다.
물론 이를 곧바로 중국계 자동차에 대한 미국의 규제 완화 신호로 해석하기에는 이르다. 기존 커넥티드카 규정은 여전히 유효하고 미국 자동차 업계도 중국산 통신 부품을 공급망에서 배제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폴스타 역시 현재로서는 2027년형 이후 미국 신차 판매 중단을 전제로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
부산공장 입장에서는 당분간 유럽이 가장 현실적인 활로가 될 전망이다. 폴스타의 올해 상반기 세계 판매는 3만423대로 역대 상반기 최대치를 기록했고 미국을 제외한 판매도 전년보다 3.1% 증가했다. 특히 영국과 독일 등 유럽 주요 시장에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부산공장 생산 확대에 긍정적인 요소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미·중 관계 변화에 따라 미국의 규제 환경이 달라진다면 부산공장의 전략적 가치는 한층 커질 가능성도 있다"며 "부산이 유럽 수출기지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당초 계획했던 북미 공급까지 가능해질 경우 부산공장은 중국 생산을 보완하는 폴스타4의 핵심 글로벌 생산거점으로 역할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