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기관·하이브리드·전기차 동시 투자
-911 상위 슈퍼 스포츠카 및 신규 SUV 검토
-2030년까지 매년 브랜드 상징할 신차 공개
포르쉐가 스포츠카 본연의 가치에 집중하며 미래 제품 전략을 새롭게 정립한다. 전동화에 집중했던 기존 방향에서 벗어나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순수전기차를 아우르는 폭넓은 제품군을 구축하고 브랜드 정체성을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포르쉐AG는 7일(현지시간) 독일 바이작 개발센터에서 열린 '캐피털 마켓 데이 2026'을 통해 새로운 중장기 전략인 '스포츠바겐슈미데 35'를 발표했다. 이번 전략은 브랜드 및 고객, 제품 및 기술, 기업 운영, 실행 기반, 재무 목표 등 크게 다섯 가지 영역으로 구성된다. 이를 통해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스포츠카 제조사로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제품 전략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스포츠카 브랜드로서 정체성을 한층 강화한다는 점이다. 포르쉐는 앞으로 진출하는 모든 세그먼트에서 가장 스포티한 차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브랜드를 대표하는 911의 DNA를 전체 라인업에 더욱 적극적으로 반영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제품군의 구성부터 바꾼다. 현재 판매하는 다양한 제품과 파생형을 재정비하고 고부가가치 차종의 비중을 확대한다. 구체적으로 파생형 수를 약 20% 줄이는 대신 개별 파생형의 판매량은 중기적으로 약 30% 늘릴 계획이다. 선택지를 무작정 늘리기보다 핵심 차종의 경쟁력을 높여 상품성과 운영 효율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제품 포트폴리오의 무게중심도 상위 세그먼트로 이동한다. 포르쉐는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고 시장 변동에 강한 D·E 세그먼트의 제품군을 확대하고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해당 차종의 비중을 중기적으로 약 45% 높이는 목표를 제시했다. 기존 제품군을 강화하는 동시에 보다 높은 가격대의 차종을 추가해 브랜드의 고급화 전략을 구체화한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911보다 상위에 위치하는 새로운 슈퍼 스포츠카다. 포르쉐는 미드십 엔진 구조를 기반으로 하는 슈퍼 스포츠카 플랫폼 개발 계획을 공개했다. 이를 활용해 브랜드의 상징인 911을 넘어서는 새로운 제품군을 선보일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911 역시 보다 감성적이고 차별화된 파생형을 추가해 스포츠카로서 매력을 높일 계획이다. 여기에 카이엔보다 상위에 위치하는 D세그먼트 SUV의 출시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 고성능 스포츠카부터 럭셔리 SUV까지 제품군을 확대하면서 포르쉐만의 독보적인 위치를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구체적인 신차 출시 계획도 제시했다. 먼저 순수전기 스포츠카인 718 박스터와 카이맨을 통해 제품군을 확대한다. 두 차종은 2028년 첫 연간 전체 생산 실적을 바탕으로 판매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같은 해에는 새로운 SUV도 공개한다. 기존 순수전기 마칸과 병행 판매하는 B세그먼트 SUV로 내연기관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갖출 예정이다. 포르쉐는 해당 차종이 2028년 양산에 돌입한 이후 2029년부터 판매와 수익성에 본격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후에도 수익성이 높은 D·E 세그먼트를 중심으로 신차를 지속해서 선보인다. 2030년까지 매년 최소 한 대 이상의 브랜드를 상징하는 새로운 제품을 출시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기존 차종의 상품성 개선까지 더해 제품 경쟁력을 꾸준히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동력계 전략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포르쉐는 내연기관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순수전기차를 동시에 발전시키는 이른바 '3축 전략'을 유지하기로 했다. 특히, 브랜드 특성을 강조할 수 있는 내연기관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차세대 배터리 기술에 대한 투자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는 시장과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다양한 기술을 유연하게 활용하겠다는 접근이다. 전기차만을 미래의 유일한 해답으로 제시하기보다 동력계별 장점을 살려 스포츠카의 가치를 극대화하겠다는 뜻이다.
기술 개발의 효율성도 높인다. 아우디와 협력을 강화하고 PPE 및 PPC 플랫폼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개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면서도 포르쉐만의 차별화된 기술과 주행 특성은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브랜드 경험을 확대하는 전략도 병행한다. 포르쉐는 퍼포먼스와 익스클루시브, 헤리티지를 '홈 오브 스포츠카'라는 개념으로 통합한다. 존더분쉬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관련 사업 매출을 중기적으로 6배 늘릴 계획이다.
고성능 분야에서는 만타이 레이싱 지분을 67%까지 확대한다. 이를 통해 퍼포먼스 키트부터 서킷 주행 경험, 소량 생산 특별 제품까지 협력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포르쉐를 소유하고 경험하는 과정 자체의 가치를 높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포르쉐 AG 이사회 회장 마이클 라이터스 박사는 “스포츠바겐슈미데 35 전략을 통해 모든 모델 라인에 걸쳐 포르쉐 고유의 스포츠카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하고 특히, 수익성이 높은 세그먼트에서 선망성을 지닌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