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팔기보다 가치 높인다", 포르쉐의 새로운 수익 공식

입력 2026년10월08일 08시49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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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매량보다 수익성 중심으로 경영 체질 개선
 -손익분기점 20만대 미만으로 낮춰
 -장기 영업이익률 15%·현금흐름 마진 12% 목표

 

 포르쉐가 판매량 확대보다 자동차 한 대의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경영 전략을 재정비한다. 고부가가치 제품군을 확대하고 개발과 생산, 판매 전반의 비용 구조를 개선해 수익성을 회복하겠다는 계획이다.

 



 

 포르쉐는 7일(현지시간) 독일 바이작 개발센터에서 열린 '캐피털 마켓 데이 2026'에서 새로운 중장기 전략을 발표했다. 이번 전략은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함께 기업 운영 효율을 높이고 안정적인 현금 창출 능력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가장 중요한 원칙은 '판매량보다 가치'다. 포르쉐가 기존부터 강조해 온 방향이지만 이번에는 구체적인 수익성과 비용 절감 목표를 제시하며 실행 의지를 드러냈다. 자동차 판매량을 무리하게 늘리기보다 제품의 가격 경쟁력과 수익성을 높여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의미다.

 

 실제로 포르쉐는 고급화 전략을 통해 최상위 모델의 평균 판매가격을 중기적으로 약 20% 높일 계획이다. 단순한 가격 인상이 아니라 상품성과 희소성, 개인화 프로그램을 강화해 소비자가 지불하는 가격에 걸맞은 가치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맞춤 제작 프로그램인 존더분쉬 사업은 적극 확대한다. 포르쉐는 해당 사업의 매출을 중기적으로 6배 늘리고 자동차 한 대에서 발생하는 선택품목 매출도 확대할 예정이다. 같은 차종이라도 고객의 취향에 따라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면서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구조다.

 

 이러한 변화의 궁극적인 목표는 손익분기점 하향이다. 포르쉐는 연간 자동차 판매량이 20만대 미만인 상황에서도 손익분기점을 달성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는 상당히 의미 있는 변화다. 포르쉐의 2025년 글로벌 자동차 인도량은 27만9,449대였다. 앞으로는 이보다 훨씬 적은 판매량에서도 사업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고정비와 운영 구조를 바꾸겠다는 뜻이다. 특히, 중국 시장의 판매 부진과 글로벌 수요 변동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비용 절감 목표도 구체적이다. 먼저 향후 신차 개발 비용을 최대 20% 줄인다.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모듈형 개발 방식을 확대하는 동시에 제품군의 복잡성을 줄여 효율을 높일 계획이다. 내부 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계열사 간 협력도 확대한다.

 

 이를 위해 포르쉐 엔지니어링과 포르쉐 디지털을 '포르쉐 테크놀로지스'로 통합한다. 글로벌 개발 역량을 한데 모으고 중복 투자를 줄여 적은 비용으로 높은 개발 성과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생산 부문에서는 중기적으로 인건비를 최대 30% 절감한다. 생산 공정을 최적화하고 설계 단계부터 생산 효율을 고려하는 한편 하나의 생산라인에서 다양한 차종을 유연하게 생산하는 방식을 확대할 예정이다.

 

 판매 및 유통 비용도 20% 줄인다. 현재 5개로 구분된 판매 권역을 4개로 축소하고 판매 조직과 유통망의 운영 효율을 개선한다. 부품 조달 부문에서는 공용 부품 사용 비중을 높이고 그룹 및 협력사 간 시너지를 확대해 신차 프로젝트의 개별 재료비를 기존 계획보다 약 10% 낮춘다는 목표다.

 

 조직 구조 역시 대대적으로 바뀐다. 포르쉐는 중기적으로 관리직 직책 수를 40% 줄이고 직접 및 간접 부문의 전체 인력을 25% 감축할 계획이다. 장기적인 전략 목표는 30% 감축이다. 앞서 노사 간 합의한 미래 패키지에는 사회적 책임을 고려한 방식으로 9,000명 규모의 인력을 감축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동시에 핵심 인력에 대해서는 2035년까지 고용을 보장하기로 했다. 조직 규모를 줄이면서도 핵심 기술과 생산 역량을 유지하겠다는 접근이다.

 



 

 비핵심 사업 정리도 진행하고 있다. 포르쉐는 리막과 부가티 리막 지분 매각, MHP 컨설팅 자회사 매각 계약 체결, 셀포스 그룹의 개발 및 생산 활동 종료 계획 등을 통해 핵심 자동차 사업에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 사업 영역을 무조건 넓히기보다 수익성과 전략적 중요도가 높은 분야에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체질 개선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재무 목표도 제시했다. 포르쉐는 중기적으로 그룹 매출액 410억~450억유로를 달성하고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을 10~15%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자동차 사업의 순현금흐름 마진은 9~12%를 목표로 한다.

 

 장기적으로는 그룹 영업이익률 15%, 자동차 사업 순현금흐름 마진 12%를 달성한다는 구상이다. 자동차 판매에서 발생하는 수익뿐 아니라 실제 현금 창출 능력까지 개선해 재무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의미다.

 

 투자 규모도 조정한다. 포르쉐는 2026년을 투자 정점으로 보고 이후 중기적으로 연구개발 및 설비투자 지출을 크게 줄일 계획이다. 투자를 무조건 확대하기보다 핵심 사업에 집중하고 자본 효율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자동차 사업 매출액 대비 순유동성을 15~20% 수준으로 확보하고 연결 순이익의 50% 이상을 배당하는 정책도 제시했다. 수익성과 현금흐름 개선을 통해 미래 투자 여력을 확보하면서 주주환원도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목표 달성에는 변수가 존재한다. 포르쉐는 환율 부담과 중국 시장의 판매 부진, 규제 비용, 미국의 수입 관세 등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중기 영업이익률과 현금흐름 마진은 제시한 목표 범위의 하단에 가까울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목표 상단을 달성하려면 외부 경영 환경이 개선되거나 추가적인 수익성 강화 조치가 성공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요헨 브렉너 포르쉐 AG 재무 및 IT 담당 이사회 멤버는 수익성과 현금 창출 능력의 개선이 자동차 한 대당 가치 상승, 매력적인 제품 구성, 효율적인 비용 및 자본 구조를 기반으로 한다고 강조했다. 고급 스포츠카 브랜드로서 희소성과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시장 변동에도 흔들리지 않는 수익 구조를 만드는 것이 포르쉐가 제시한 새로운 경영 공식에 귀추가 주목된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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