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월 내수 43만6,301대..전년 比 5.4%↑
-3분기 글로벌 판매 84만6,764대..역대 3Q 최대
-인기많은 RV가 끌고, 전기차·PBV가 밀었다
내수 침체 국면에서도 기아의 '판매 펀더멘털'이 두드러지고 있다. 쏘렌토와 스포티지, 카니발 등 주력 RV가 판매를 이끄는 가운데 세단과 경차, 전기차, 목적기반모빌리티(PBV)까지 실적에 힘을 보태며 특정 차종이나 파워트레인에 치우치지 않는 판매 구조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의 올해 1~9월 국내 누적 판매량은 43만6,301대로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 신차 시장이 경기 불확실성과 전기차 보조금 소진, 신차 가격 인상 및 경쟁 심화 등 여러 변수에 노출된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이다.
9월 실적에서도 이 같은 특징이 나타났다. 기아는 국내에서 4만5,705대를 판매해 전년 동월 대비 6.7% 감소했다. 추석 연휴에 따른 영업일수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전체 판매량은 줄었지만 국내 완성차 5개사 가운데 감소 폭은 유일하게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KGM 48.8%, 르노코리아 45.3%, GM 한국사업장 40.9%, 현대차 25.7%).
판매의 중심에는 RV가 있다. 지난달 쏘렌토는 6,957대로 기아 차종 가운데 가장 많이 팔렸다. 스포티지 5,497대, 셀토스 5,422대, 카니발 5,286대가 뒤를 이었다. 주력 RV 4개 차종이 나란히 5,000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특정 차종에 의존도가 높지 않고 고른 판매를 나타낸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기아의 9월 RV 판매량은 2만9,403대로 전체 국내 판매의 64.3%.
전기차 판매도 눈에 띈다. 9월 기아 전기차 판매는 7,941대로 전년 동월 대비 12.6% 증가했다. EV5가 2,160대, PV5가 1,888대, EV3가 1,627대를 기록하는 등 비교적 최근에 출시한 제품들이 판매를 받쳤다. 하반기로 접어들며 전기차 보조금 소진이 본격화되는 상황에서도 성장세를 나타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승용 부문에서는 레이가 4,230대, K5가 2,916대, 모닝이 2,522대를 기록했다. 상용 부문에서는 봉고3가 2,347대, PV5가 1,888대 판매됐다. 경차부터 세단, 상용차와 PBV까지 판매 기반이 분산돼 있는 셈.
해외에서도 판매 체력은 확인된다. 기아는 9월 해외에서 23만5,457대를 판매해 전년 동월 대비 7.5% 성장했다. 특히 올해 3분기 글로벌 판매는 84만6,764대로 1962년 기아가자동차 판매를 시작한 이후 역대 3분기 최대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3분기 기록한 종전 최대치(78만5,137대)를 6만대 이상 넘어섰다.
자동차 업계에서 판매 펀더멘털은 단순히 판매량이 많은 것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하나의 인기 차종이 전체 실적을 끌어올릴 경우 해당 제품의 세대교체나 경쟁 신차 등장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서다. 지역과 차급, 동력원별로 판매 기반이 분산될수록 시장 변화에 대응할 여력도 커진다.
최근 기아의 실적이 인상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내에서는 쏘렌토와 카니발을 비롯한 RV가 중심을 잡고 레이와 K5 등이 이를 보완한다. 전기차에서는 EV3·EV5가 가세했고 PV5를 통해 기존 승용차 시장 밖의 수요도 공략하기 시작했다. 해외에서는 스포티지와 셀토스, K4 등이 판매를 담당한다.
주력 제품군 선택지를 계속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 하다. 기아는 지난 8월 스포티지와 쏘렌토, 카니발에 블랙 에디션을 추가했다. 더욱이 PV5에서는 차의 설계 특성을 활용해 7인승, WAV, 오픈베드, 샤시캡 등 사용 목적에 따라 구성을 세분화 하고 있다. 주력 제품의 상품성을 지속 강화해, 판매 기반을 단단히 다져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내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기아의 제품 믹스는 특정 파워트레인이나 차종의 수요가 줄어들더라도 다른 제품군에서 이를 일정 부분 보완할 수 있는 구조"라며 "RV를 중심으로 구축한 기존 판매 기반 위에 전기차와 PBV라는 새로운 축까지 더해지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 하다"라고 평가했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