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에서 테스트카 포착
-디자인과 성능 모두 품은 고성능 차
지커가 고성능 전기 왜건 '7GT'의 국내 출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출시 여부가 공식적으로 확정된 단계는 아니지만 국내 도로에서 실차 테스트 정황이 포착되면서 향후 제품군 확대 가능성에 관심이 모인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외곽에서 지커 7GT로 추정되는 시험차가 포착됐다. 별도의 위장막 없이 충전 중이던 차는 현재 유럽에서 판매 중인 7GT와 외관상 동일한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운전자는 지커의 테스트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국내 출시를 염두에 두고 차를 점검하고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다만 이를 7GT의 국내 출시 확정으로 해석하기에는 이르다. 자동차 회사가 신차 도입을 결정하기 전 국내 도로 및 충전 환경에서 실차를 운행하며 상품성과 호환성 등을 살펴보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판매까지 이어지지 않는 시험차도 있는 만큼 현 단계에서는 '출시 검토를 위한 테스트' 정도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그럼에도 7GT의 국내 등장 자체는 의미가 있다. 지커는 앞서 한국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7X를 첫 차로 확정하고 이후 009와 007 GT 등 추가 제품의 투입 여부는 시장 반응에 따라 결정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국내에서 실차가 움직이고 있다는 점은 적어도 7GT가 향후 한국 제품군 후보 가운데 하나라는 기존 계획과 맞닿아 있다.
실제로 지커코리아는 이달 초 7GT의 스탠다드와 롱레인지, 퍼포먼스 3개 트림의 국내 배출가스 및 소음 인증 절차를 마쳤다.이를 바탕으로 국내 기준 상온 복합 주행거리는 스탠다드가 460km, 롱레인지가 580km, 퍼포먼스가 479km다. 스탠다드는 75kWh 용량의 LFP 배터리를 얹었고 롱레인지는 100kWh급 CATL NCM 배터리를 탑재했다.
7GT는 지커의 고성능 전기 그랜드투어러다. 중국에서는 007 GT로 선보였으며 유럽에서는 차명을 간결하게 다듬은 7GT로 판매 중이다. 낮고 긴 차체와 뒤쪽까지 완만하게 이어지는 루프라인을 갖춰 전통적인 세단보다는 슈팅브레이크 또는 왜건에 가까운 실루엣을 보여준다.
국내에서는 포르쉐 타이칸 크로스 투리스모를 연상시키는 외관이 눈길을 끌 가능성이 높다. 낮은 보닛에서 시작해 길게 뻗어나가는 캐릭터와 뒤쪽으로 매끄럽게 떨어지는 루프, 넓은 차체와 짧은 오버행을 조합한 모습이 상당히 유사한 인상을 전달한다. 다만 7GT는 지커의 독자적인 디자인 언어를 적용했고 실용성과 장거리 주행 능력을 함께 강조한다는 점에서 방향성에는 차이가 있다.
크기도 상당하다. 유럽형 기준 길이 4,817㎜, 너비 1,910㎜, 높이 1,456㎜이며 휠베이스는 2,900㎜다. 일반적인 중형 세단보다 낮고 넓은 자세를 취하면서도 왜건 특유의 적재공간을 확보했다. 트렁크 용량은 456ℓ이며 앞쪽에도 별도의 수납공간을 마련했다.
동력계는 모든 제품에 800V 전기 아키텍처를 적용했으며 최고출력 310㎾(421마력)를 내고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5.3초가 걸린다. 이와 함께 충전 성능도 눈에 띈다. 최대 480㎾급 DC 급속충전을 지원하며 유럽 사양 기준 75㎾h 배터리는 10→80% 충전에 최단 13분, 100㎾h 배터리는 16분을 제시한다.
이처럼 7GT가 실제 국내에 들어온다면 지커 제품군의 성격을 넓히는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7X가 상대적으로 수요가 많은 중형 전기 SUV 시장을 겨냥한다면 7GT는 성능과 디자인, 희소성을 중시하는 소비자에게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SUV 일변도의 전기차 시장에서 낮은 차체와 스포츠 세단의 주행 감각, 왜건의 활용성을 동시에 앞세울 수 있다는 점도 차별화 요소다.
관건은 실제 출시 여부와 시점이다. 현재 지커코리아가 7GT의 국내 판매 계획을 공식 발표한 것은 아니며 가격과 세부 사양 역시 정해진 것이 없다. 국내에서 포착된 실차 역시 인증용인지 상품성 평가 및 환경 테스트 목적의 차인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국내 소비자 반응과 7X의 초기 성적에 따라 지커의 두 번째 카드가 예상보다 빠르게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